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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과 기고글]/국민일보

서부 아프리카 통으로 읽기

by 하늘땅소망 2018. 10. 18.

서부 아프리카 통으로 읽기

장훈태 / 세움북스


서부 아프리카를 보는 대축적 지도


놀라운 책이다. 최근 들어 신화와 상징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기독교야말로 상징의 세계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선교학을 전공해서인지 선교라는 단어만으로 마음이 설렌다. 선교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접촉점이다. 접촉점은 종교 간의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찾는다. 동일한 신의 개념을 통해 궁극적으로 참 신이신 하나님을 소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는 문화와 역사, 상징과 신화를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선교는 어떤가? 지나친 서구적 관점에서 선교를 지향한 탓에 서구의 문화의 영향을 받은 곳이 아니면 반() 성경적 의미로 해석하고 공격한다. 이러한 제국주의적 선교정책은 복음이 아닌 서구적 문화를 알리는 것을 선교로 착각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는 반드시 선교지의 문화와 상징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그들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으로 대할 수 있으며, 구원받아야 할 잃어버린 영혼들로 사랑할 수 있다.


이 책은 서부 아프리카의 7공화국을 다룬다. 코트디부아르, 모리타니아 공화국, 가나 공화국, 토고 공화국, 베넹 공화국, 부르키나파소 공화국, 니제르 공화국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서부 아프리카를 방문하여 리서치하여 몇 곳에 기고한 글을 엮은 것이다. 일관성이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깊이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서부 아프리카의 나라와 문화적 특징을 잡아준다. 서부 아프리카는 대체로 불어권이며, 이슬람을 신앙한다. 사하라 북쪽 아프리카는 해가 지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마그레브라 부른다. 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프리카는 왜곡된 것이며, 자연은 풍성하며,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서부 아프리카는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지역인 동시에 삶의 질이 높은 곳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아프리카는 문제가 많은 곳이 아니다. 아프리카는 배고프고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곳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희망을 주는 땅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핵심은 무관심편견이다.”(p.25)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민족 분쟁의 이유가 ‘19세기 말에 유럽 국가들이 제멋대로 만들어 놓은 국경성 때문’(p.27)이다. 아프리카는 제국주의가 만든 악랄한 분할 정책과 간교한 부족 간의 대립 정책으로 인해 아직도 살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종에 대한 편협한 시각과 왜곡된 시선으로 인해 아프리카 선교는 관심 밖이었다. 또한 열강의 간섭과 통치로 인해 아프리카는 신음하고 있다. 저자는 아프리카가 서구 열강의 오랜 지배 아래서는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를 종족 사회가 믿는 민속신앙의 힘’(p.94)라고 예리하게 지적한다. 그들에게 통치자들의 종교는 단지 압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제야 말로 불어권 아프리카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과 바라봄이 요구’(p.49) 된다.


여러 곳에 기고한 글을 모은 것이기에 모든 공화국마다 동일한 방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체로 각 공화국의 특성과 역사적 배경, 그리고 선교적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2장에서 두에꾸에를 다루면서 정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을 소개한다. 그들이 행하는 피의 복수의 원인을 독단적 귀납 주의 혹은 집단주의’(p.60)에서 찾는다. 어떤 한 집단이 우세함을 힘을 가질 때 다른 집단이나 외부의 집단을 편견을 가지고 해석한다. 이들을 위해 프로이트와 마르쿠제(Herbert Marcuse)의 이론인 사회학적 차원인 과잉 억압과 수행 원칙이라는 개념이 도입될 필요를 역설한다. 즉 사회적 구조가 새로운 문명을 추구함을 새로운 인간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3장에서 야오우 마을의 샤머니즘을 다룰 때는 상당히 고무되었다. 진 쿠퍼는 상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상징체계는 인류가 공유하는 마음의 바탕이다. 이것을 부인하면 심각한 장애가 온다. 상징체계는 사유의 바탕이고, 완벽한 상징은, 가령 정신과 지성과 감정 같은, 인간의 모든 측면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종교의 의례는 나름의 상징적인 의미와 특질이 있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종교 의례는 공허하고 미신적인굿판이 되고 만다.”(진 쿠퍼 <그림으로 보는 세계 문화 상징 사전>(까치)에서 인용)


모든 나라와 사회는 상징체계를 가진다. 현대인에게도 상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힘이다. 상징이 없다면, 삶의 의미나 체계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가나의 아딘크라 상징은 치밀하고 논리적이다. 물론 그것은 그들의 종교 체계의 분석을 위한 분석적 틀’(p.229)이다. 상징은 일종의 관점과 해석의 틀이기 때문에 상징은 그 나라와 문화, 역사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와 다르지 않다.


책을 읽고 나면 이전에 가진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변해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물론 이슬람 문화와 역사, 이혼과 에이즈. 그리고 난민에 대한 기존의 사실들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필요하게 열악하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호랑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간다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을 정의하면, 서부 아프리카를 보는 지도이다. 그것도 세밀한 부분까지 보여주는 대 축적 지도인 셈이다. 아프리카 선교를 두고 기도하는 선교 지망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문장을 소개하고 마칠까 한다.


선교 사역자는 현지 문화에 대한 적절한 접촉을 위해 자문화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해야 하며, 지역사회와 지역 교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기독교는 문화 속에 있음을 인지하고 선교사 주변 문화의 관계를 깨우쳐 주면서 진리를 향한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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