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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일반서적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by 하늘땅소망 2017. 2. 27.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앨런 바너드 / 김우영 옮김 / 한길사



인류학은 좋아하지만 즐겨 읽는 주제는 아니다. 몇 권의 인류학 서적을 접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정식적인 인류학 책은 처음이다.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펼쳐들었지만 겉으로 보이는 작은 사이즈와 다르게 촘촘하게 박힌 문자의 씨알들이 부담스러웠다. 마치 지도도 없이, 경험도 없이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듯한 두려움이 엄습했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읽어 나갔다. 특히 머리말과 1장 인류학의 전망과 마지막 11장을 주의하여 읽었다. 워낙 인류학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그런지 진도가 조금씩 나갈수록 읽는 재미도 더해갔고, 인류학 역사와 이론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낯선 전문 용어들이 인류학에 낯선 필자에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는 유익했다. 먼저 33쪽에 제시한 통시적 시각, 공시적 시각, 상호작용론적 시각의 도표를 염두에 두었다.

-통시적 시작

진화주의

전파주의

마르크스주의(일부 측면)

문화영역 접근법(일부 측면)

-공시적 시각

상대주의(‘문화와 인성포함)

구조주의

구조기능주의

인지적 접근법

문화영역 접근법(대부분의 측면)

기능주의(일부 측면)

해석 주의(일부 측면)

-상호작용론적 시각

거래 행위론

과정 주의

여성주의

후기구조주의

기능주의(일부 측면)

해석 주의(일부 측면)

마르크스 주의(일부 측면)

이렇게 나누고 나니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조금씩 명료하게 다가온다. 통시적 시각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화해온 과정을 살핀다. 공시적 시각은 동일한 시각에서 다양성을 살핀다. 상호작용론적 시각은 개인이 다른 개인들과의 경쟁에서 이득을 추구해나가는 메커니즘 또는 개인이 그가 처한 사회적 상황을 규정하는 방식’(33)에 주력한다. 저자는 인류학의 역사를 광범위하게 통시적 시각에서 공시적 시각으로, 공시적 시각에서 상호작용론적 시각으로 이행되어 왔다.’(32)고 말한다. 그러니까 통시적 시각, 공시적 시각, 상호작용론적 시각이 따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시간의 흐름은 통시적에서 공시적으로, 공시적에서 상호작용론적 시각으로 축이 옮긴 것이다. 35쪽에서 사회와 문화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긴 하지만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 아무래도 가치는 낮아 보인다.

인류학의 기원은 고대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인간의 진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19세기 중반 무렵’(41)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인류학은 결국 진화론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시간의 흐름을 따라 민족 이동에 따른 진화의 산물인 셈이다. 존 로크와 홉스가 인간의 본성은 성선설과 성악설로 구분하는 것과 그것을 사회 발달의 요소로 보는 것이 흥미롭다. 인간 본성에 대한 집착은 결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자연인을 건강하고 행복하며 자유로’(51)운 존재로 본 루소의 경우 자연법을 중시하고, 문명사회를 불평등을 심화하는 방식으로 발달’(52) 했다고 보게 된다. 법을 중시한 홉스의 경우는 그 반대다. 흡사 중국의 사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연을 중시한 장자는 법과 통체를 악으로 보았고, 인간을 악하다 본 본 순자를 비롯한 법치주의자들은 법으로 최대한 통제해야 한다고 보았다. 인간 본성에 대한 미미한 차이는 정책을 수립할 때는 극단적 방향으로 흘러간다.

필자는 5장 기능주의와 구조기능주의를 유심히 보았다. 인류학에 생소하기에 두 사이를 명징하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저자의 설명은 이렇다.

"기능주의 개인의 행위, 사회제도가 개인에게 부과하는 제약, 그리고 개인의 욕구와 문화적·사회적 틀을 통해 그 욕구의 충족 간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각이다. 구조기능주의는 개인의 행위와 욕구보다는 사회질서 내에서 개인이 점하는 위치, 또는 사회질서의 구성 그 자체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119)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기능주의는 개인에 욕구에 관심을 두고, 구조기능주의는 개인의 위치에 주목한다. 필자의 소견으로 기능주의는 협소해 보인다. 이에 비해 구조기능주의는 뒤르켐의 사회학에 대한 주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필자도 뒤르켐의 자살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자살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사회 등의 주변 환경 등이 조밀하게 연결되어있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개인의 자살은 먼저 관계의 죽음이 있어야 하고, 사회적 타살이 저질러진 이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구조기능주의는 현대사회를 분석하는 중요한 틀이다.

9후기구조주의, 여성주의, 이단에서는 해체주의 성향이 드러났는데 저자는 이들의 공통점을 형식적 틀을 고집하는 기능주의와 구조주의에서 벗어난 문화와 사회적 행위의 관계를 좀 더 유연하게, 그리고 복합적으로 이해하려 한다’(249)고 정의한다. 인류학이 공시적 시각도 중요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따라 관찰하는 통시적 시각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류학도 시대의 사조(思潮)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다.

걱정으로 시작된 책 읽기가 즐거움으로 마무리되었다. 덕분에 생소한 인류학에 한눈에 들어와 잡는 행운도 누렸다. 앞으로 이 책을 참고삼아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국내도서
저자 : 앨런바너드(Alan Barnard) / 김우영역
출판 : 한길사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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