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을 알려면 싱클레어 퍼거슨
하나님의 뜻을 알려면
싱클레어 퍼거슨 / 정병길 옮김 / 성서유니온 선교회
Sinclair Ferguson
신앙생활을 하며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보다 더 뜨거운 감자는 없다. 특히 고난과 난관에 봉착하여 더 이상 진전(進展)이 불가능하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난해한 삶의 연결고리만을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무모해 보인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의 상당수가 연말연시가 되면 점집을 찾는다고 하지 않던가. 미래을 알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 탓에 하나님을 뜻을 구하는 예지와 예언이 난무한다. 환상을 보았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으며 예수 점쟁이라는 직업이 생길 정도다. 성경적 입장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수가 되었다.
이미 절판되어 아쉽다. 저자인 Sinclair Ferguson은 스코틀랜드 교회 목사로 Westminster 신학교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이 책은 1986년 성서유니온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나 현재는 절판되어 판매되지 않고 있다. 보수적 성경관을 견지한 퍼거슨 교수의 안목으로 바라본 하나님을 뜻을 구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책의 논지를 따라가 보자.
먼저, 하나님은 우리를 인도하신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여호와는 우리의 목자(시편23편)시다. 그는 우리를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 인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주님을 따라가려는 마음의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 준다. 주님께서 인도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표류할 것이고 목적 없는 끝없는 방황만 존재한다.
둘째, 무엇으로 인도하는가? 먼저는 성경이다. 계시된 성경은 말씀으로 우리를 인도하신다. ‘그 분의 뜻을 알려면 그 분의 말씀으로 돌아가야’(31쪽) 한다. 성경은 하나님을 계시하시고, 하나님께서 계시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알려면 하나님을 전인격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하나님을 아는 주효한 방법이 바로 성경이다.
“하나님의 성품과 인간을 대하시는 그 분의 방법을 알아감에 따라 우리의 이 지식, 즉 하나님의 뜻과 그 뜻을 이행해 가는 방법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을 점점 더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32쪽)
직접 명하시는 것이 있다. 무엇은 하라. 무엇은 하지 말라 등이다. 예를 들어 십계명의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 안식일을 금하지 말라. 도둑질을 하지 말라 등은 명백한 하나님의 금지명령이다. 또한 용서하라. 사랑하라. 이삭을 줍지 말라.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 등의 적극적 ‘하라’ 명령도 있다. 말씀은 하나님의 인격을 드러내고 속성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고 이해할 때 하나님의 뜻을 더욱 분명하게 알게 된다.
성경에서 도출한 원리도 중요하다. 시편1편에서 의인은 밤낮 여호와의 토라를 낭송(朗誦)한다. 토라는 단순한 명령체계가 아니다. 역사와 율법의 교훈, 출애굽의 의미와 가나안 전쟁의 의미를 파악하여 알아내는 것이다. 신앙 원리를 잘 파악할 때 일상생활에서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분명하게 이해하게 된다.
마음과 생활 방식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을 분간할 수 있다. 마음은 본성의 저의(底意)를 표방한다. 겉으론 선하행위도 저의가 악하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저자는 인생의 덧없음을 인지하고 자신을 죽음 앞에 직면시키라고 말한다. ‘인생이란 영원이 열리기 전에 존재하는 약간의 막간일 뿐이’(47쪽)기 때문에 자신의 한계를 인지할 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생활방식은 ‘사랑’이다. 사랑은 하나님께서 친히 모범을 보이신 것으로 독생자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었다. 예수는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친히 모욕(侮辱)과 고난(苦難)을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하셨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이것은 하나님의 뜻인가?’를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사랑으로 행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율법의 완성’(65쪽)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명과 결혼의 문제를 언급한다. 일과 결혼은 삶의 맥락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즉 일하는 것은 소명이며, 하나님의 뜻이다. 가장은 가족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 하나님의 뜻은 평범한 일상의 균형을 깨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삶의 맥락을 찬찬히 숙고(熟考)함으로 하나님을 깊이 알아 갈 수 있다.
20년 전 이 책을 읽었을 때 난감(難堪)함을 잊을 수 없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읽었지만 더욱 모호해진 느낌이었다. 이제야 왜 그랬는지를 알 것 같다. 신앙이 어린 시절, 하나님의 성품을 이해하기보다 내일 당장 어떤 회사에 서류를 넣는가에 초점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막막한 마음이었지만 아무리 기도해도 명확한 응답이 없었다. 결국 마음 가는 곳에 넣었고,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알게 되었다. 단박 하나님의 뜻을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우리의 이해 속으로 하나님을 빛을 주시기도 하지만 어둠 속에서 방황할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 때도 여전히 우리를 인도하고 계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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