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Lewis 기독교적 숙고
C. S. Lewis
기독교적 숙고(Christian Reflections)
17일간의 모험을 끝냈다. 루이스의 작은 산을 하나 넘은 셈이다. 엄밀하게 말하게 정복은 아니고 정탐수준이라 해야 옳다. 그의 정확한 의도와 목적을 간파하지 못한 곳이 적지 않다. 때론 무슨 말을 하는 지 혼돈스러울 때도 있었다. 차라리 신학적 문제라면 감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문학과 철학과 정치와 사상을 아우르는 그의 학문적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 편으로 아쉬움이 남는 책이기도 하다.
편집자인 월터 후퍼에 의하면 기독교적 숙고(Christian Reflections)는 한 권의 책이나 시리즈의 강연을 모은 것이 아니다. 약간 길지만 그대로 인용해 보자.
"그는 철저한 초자연주의자로서 창조, 타락, 성육신, 부활, 재림을 믿었고, 종말관 관련해 죽음, 심판, 천국, 지옥이 있음을 믿었다. 그는 상당히 다채롭게 '순전한' 기독교를 변호했는데, 변호가 필요한 부분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게 접근했다. 그는 가장 취약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옹호했고, 청중에 맞게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다소 이질적인 글들을 모아 놓은 이 기독교의 '숙고'에서 그러한 사실이 잘 나타난다고 나는 생각한다. 연대순으로 배열하고자 루이스 생애의 마지막 이십여 년에 걸쳐 기록된 거슫링다. 정기 간행물에 기고한 글들도 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출판되는 글들도 있는데, 후자의 글들은 옥스퍼드 대학, 게임브리지 대학과 관련된 여러 학회에서 발표된 것들이다."(326-327쪽)
초기 기독교 변증이 <고통의 의미>라면 이 후 의미있는 체계를 갖춘 것이 <순전한 기독교>다. 마지막 여러 곳에서 강의하고 기독교를 변증한 내용이 <기독교적 숙고>인 셈이다. 기독교적 숙고는 말 그대로 필요성, 즉흥성을 가지고 있다. 다소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믿는 기독교를 변증했다는 점에서 변증서의 변모를 보인다.
모두 14번의 강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루는 주제는 일반적인 주제로부터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까지 골고루 담고 있다. 기독교와 문학, 기독교와 문화, 종교의 실체, 윤리, 허무, 주관주의, 신화, 교회음악, 역사주의, 시편에 나오는 저주 기도, 종교의 언어, 청원 기도, 성경비평, 마지막으로 관점까지 철저히 기독교와 일반 학문과 경계를 다룬다.
필자의 추측에 의하면 루이스는 파스칼의 팡세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았는가 싶다. 동물과 천사의 경계선에 서 있는 인간은 천사가 되기도하고 동물보다 못한 존재로 추락하기를 거듭한다. 루이스는 인간 안에 내재된 영적 갈망과 동물적 욕망의 간극을 정확하게 짚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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