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 4:1-12 우리의 소속(所屬)
요한일서 4:1-12 우리의 소속(所屬)
“하지만 이 역사를 통해서 말하고 있는 기번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 1737년 ~ 1794년) <로마 쇠망사>를 기록한 영국의 역사가이다. 그는 근대적 정신에서 미신을 혐오했으며, 특히 기독교의 마녀재판을 비판했다.
이다. 그는 그의 시대를 지배하던 정신의 화신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저작은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18세기 정신성의 기록이다.” [화이드 헤드 『관념의 모험』 중에서]
*화이트 헤드, 과정철학과 생철학의 시조격인 영국 철학자이다. 역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과정(변화)의 연속으로 규정한 철학자이다. 화이트 헤드가 포스트 모더니즘의 포문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니 계속하여 ‘너희 소속은 어디냐?’라는 질문을 저에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요한은 하나님께 속한 자와 어둠의 영에게 속한 자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세상의 말을 듣고(4절), 하나님께 속한 사람들은 우리의 말을 듣는다고 말합니다.(5절) 요한은 자신이 전하는 진리의 말씀의 출처가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임을 강조하고 싶어 합니다.
세상에 속한 사람은 세상의 음성, 즉 교훈을 따르며 세상의 운명에 속해 있습니다. 호기심과 관심, 삶의 방식과 운명까지 모두 하나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까요? 요한은 ‘사랑’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 사랑은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드러내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9-10절) 요한은 하나님의 사랑에 근거해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11절)하다고 말합니다.
마땅하다는 것은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삶의 방식과 존재방식이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행함으로 믿음을 드러내라는 야고보의 함성이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소속되어 있다면 삶 속에서 사랑을 드러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마치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누가복음 6:45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
화이트 헤드가 기번을 두고 ‘18세기의 정신성’이라고 표현한 것이 바로 그 말이 아닐까요. 그의 아무리 위대해도 그는 18세기의 산물이며, 그 시대의 관점에서 역사를 평가한 것이죠. 오늘은 문득 저의 생각, 언어, 삶의 방식을 반추(反芻)해 보니 과연 저는 어디에 속해있을까요? 그저 부끄럽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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