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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예배 설교,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샤마임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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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여호수아 14:6-15

14:6 그 때에 유다 자손이 길갈에 있는 여호수아에게 나아오고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말하되 여호와께서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와 당신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사람 모세에게 이르신 일을 당신이 아시는 바라
14:7 내 나이 사십 세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를 보내어 이 땅을 정탐하게 하였으므로 내가 성실한 마음으로 그에게 보고하였고
14:8 나와 함께 올라갔던 내 형제들은 백성의 간담을 녹게 하였으나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으므로
14:9 그 날에 모세가 맹세하여 이르되 네가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은즉 네 발로 밟는 땅은 영원히 너와 네 자손의 기업이 되리라 하였나이다
14:10 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이 말씀을 모세에게 이르신 때로부터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방황한 이 사십오 년 동안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나를 생존하게 하셨나이다 오늘 내가 팔십오 세로되
14:11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내가 여전히 강건하니 내 힘이 그 때나 지금이나 같아서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으니
14:12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 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 하니
14:13 여호수아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을 위하여 축복하고 헤브론을 그에게 주어 기업을 삼게 하매
14:14 헤브론이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의 기업이 되어 오늘까지 이르렀으니 이는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음이라
14:15 헤브론의 옛 이름은 기럇 아르바라 아르바는 아낙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큰 사람이었더라 그리고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

 

 

이제 2020년도 모두 지나갔습니다. 따스했던 봄날의 기억도 과거가 되었고, 태양이 작열하던 여름도 흐릿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풍성한 열매로 잠깐의 행복을 선사한 가을도 추억이 되었습니다. 흘러가는 시간은 붙잡을 수 없고, 오는 시간 역시 막을 수 없습니다. 사람은 시간에 종속된 채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적 존재입니다. 그러나 흘러가는 역사 속에서 찬란한 빛을 발한 성경의 인물들이 있습니다. 공간의 한계와 시간의 한계를 결코 뛰어넘을 수 없었던 한낱 초라한 인간이 어떻게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며, 위대한 믿음의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선택에 있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선택, 때로는 어리석어 보이는 선택의 앞으로 전개될 삶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기도 합니다.

2020년을 마무리하고 2021년을 맞이하면서 성경에서 한 인물을 주목해 보고자 합니다. 그 사람의 이름으로 익히 들어서 잘 아는 갈렙입니다. 갈렙은 유다지파로서 모세가 가나안을 정탐하러 간 열두 정탐꾼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열 명의 정탐꾼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할 때 여호수아와 함께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이러한 갈렙의 출중한 믿음으로 인해 그는 출애굽 1세대임에도 광야에서 죽지 않고 가나안에 들어갔던 인물 중 한 명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은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 전쟁이 거의 마무리될 때 열두 지파의 수장들을 불러 가나안 땅을 지파별로 분배하는 이야기 중의 한 부분입니다. 가나안은 자신들이 원하는 땅을 마음대로 차지할 수 없고, 제비를 뽑아 갈 수 있습니다.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 그리고 므낫세 절반의 지파는 요단 동편에 미리 거주하기로 했고, 나머지 열 지파가 제비를 뽑아 땅을 분배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비를 뽑으려는 찰나 유다 지파의 갈렙이 찾아와 자신은 제비를 뽑지 않고 자신의 원하는 곳을 선택하겠다고 말합니다. 그 근거는 하나님께서 그것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 [민수기 14:20-24] 20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네 말대로 사하노라 21 그러나 진실로 내가 살아 있는 것과 여호와의 영광이 온 세계에 충만할 것을 두고 맹세하노니 22 내 영광과 애굽과 광야에서 행한 내 이적을 보고서도 이같이 열 번이나 나를 시험하고 내 목소리를 청종하지 아니한 그 사람들은 23 내가 그들의 조상들에게 맹세한 땅을 결단코 보지 못할 것이요 또 나를 멸시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그것을 보지 못하리라 24 그러나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따랐은즉 그가 갔던 땅으로 내가 그를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의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

이제 갈렙의 선택이 위대한지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갈렙은 누구인가?

우리가 먼저 살펴볼 것은 갈렙이 누구인가?입니다. 몇 가지 점에서 갈렙은 일반 이스라엘이 아니었습니다.  민 32:12과 수 14:6에서는 갈렙은 그나스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민수기 32:12 그러나 그나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여호와를 온전히 따랐느니라 하시고

여호수아 14:6 그 때에 유다 자손이 길갈에 있는 여호수아에게 나아오고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말하되 여호와께서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와 당신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사람 모세에게 이르신 일을 당신이 아시는 바라

아이러니 하게도 그나스는 창세기에서 그나스는 에돔의 한 족장으로 소개됩니다.(창 36:42) 그나스가 다른 곳에서는 그니스로 표기되는데, 그니스는 멸망당해야할 7족속 중의 한 족속으로나옵니다.(창 15:19) 

  • 창 15:19 곧 겐 족속과 그니스 족속과 갓몬 족속과


 갈렙의 원래 족속이 에돔 족속인지 가나안 족속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약간 모호한 감이 있습니다. 분명한 한 가지는 갈렙의 조상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었고, 이방인이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여리고 성에 있었던 라합과 나오미를 따라온 룻과 같은 이방인에 불과했던 갈렙이 어떻게 이스라엘 사람, 그것도 유다 지파의 대표로 등장하게 된 걸까요? 아마도 출애굽할 때 이스라엘과 함께 섞인 잡족의 무리에 있었을 수도 있고, 다른 어떤 경유를 통해서 이스라엘로 들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알 수 없습니다.

  •  출12:37-38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서 숙곳에 이르니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요 수많은 잡족과 양과 소와 심히 많은 가축이 그들과 함께 하였으며


또한 갈렙은 이름의 뜻이 ‘개’였습니다. 고대세계에서 개는 왕이 신하를 일컬을 때 쓰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미천한 존재일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즉 존중을 받아야할 사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갈렙의 아버지는 왜 하필 자신의 아들을 ‘개’로 지었는지 이 또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 부모들이 자녀들의 이름을 아무렇게 지을 때가 있었습니다. 소똥이 개똥이 막내, 끝녀 등등 아무 생각 없이 지었습니다. 갈렙은 결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거나 대우를 받은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2. 헤브론을 선택한 갈렙

이제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왜 갈렙은 헤브론 산지를 선택했을까요? 
아이러니. 헤브론은 아낙자손들의 거처였습니다. 12절을 유심히 읽어 보십시오. 갈렙이 선택한 헤브론에는 아낙 자손이 있고, 성읍들은 크고 견고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잘 알듯 열명의 정탐꾼이 가나안 들어가기를 포기한 이유는 바로 아낙 자손들 때문입니다. 다시 민수기 13장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 [민수기 13:31-33] 31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32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33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잘 보십시오. 그들의 두려움의 근원지 그것은 바로 네피림의 후손인 아낙 자손이었습니다. 모두가 절대 뽑히지 않기를 바랐고, 절대 그곳에 살고 싶지 않았던 곳, 그곳은 바로 헤브론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싫은 곳이 있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곳이 있습니다. 광야의 이스라엘을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했던 대상 그들은 바로 아낙자손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골리앗이 바로 아낙 자손들입니다. 신장은 거대하고, 전쟁에서는 백전백승의 용사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얼마나 두려웠던지 그들이 우리를 보고 ‘메뚜기와 같았다’라고 말합니다. 소위 메뚜기 컴플렉스가 바로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갈렙은 바로 모두가 싫어하고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 헤브론 산지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싫어하는 장소, 누구다 다 꺼리는 자리, 헤브론입니다.

 

3. 헤브론의 비밀

 

도대체 헤브론이 어떤 곳이기에 갈렙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 위험하고 험악한 헤브론을 달라고 한 것일까요? 헤브론에 대한 첫 번째 언급은 창세기 13:18에 등장합니다. 롯과 헤어진 후 아브라함이 거한 곳은 마므레 상수리 수풀이 있는 헤브론입니다.

  • 창세기 13:18 이에 아브람이 장막을 옮겨 헤브론에 있는 마므레 상수리 수풀에 이르러 거주하며 거기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았더라

 다시 창세기 23:2에 가면 사라가 죽어 매장된 곳이 바로 헤브론에 있는 막벨라 굴입니다.(창 23:19)

  • 창세기 23:19 그 후에 아브라함이 그 아내 사라를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 굴에 장사하였더라 (마므레는 곧 헤브론이라)
     

다시 창 35장으로 가면 야곱이 하란에서 돌아와 이삭을 찾아갔는데 그곳이 헤브론입니다. 창세기 35:27 야곱이 기럇아르바의 마므레로 가서 그의 아버지 이삭에게 이르렀으니 기럇아르바는 곧 아브라함과 이삭이 거류하던 헤브론이더라

정탐꾼으로 들어갔을 때 갈렙이 유심히 보았던 땅은 헤브론 지역이었습니다.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믿음의 족장들이 살았던 지역을 둘러봤을 것입니다. 갈렙의 마음은 헤브론에 있었습니다.

갈렙은 그 땅을 밟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왜 굳이 그 어려운 헤브론 산지를 달라고 했을까요? 목축업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기에 가장 부적합한 땅이 산지입니다. 아브라함과 롯이 헤어질 때 롯이 요단들을 향해 떠난 이유도 그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헤브론 산지에 남아있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때 부족하고, 열악하고,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좋은 환경보다 하나님을 선택했던 것처럼, 갈렙 역시 모든 불리함과 악조건을 무릅쓰고 가고자 했던 곳이 헤브론 산지였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믿음의 족장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선택하고, 이삭처럼 장막에 거하며, 야곱처럼 하나님을 섬기며 살고 싶었던 것입니다.


마무리

2021년이 되었습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린 큰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믿음의 선택을 하라는 것입니다. 믿음을 따라 살기로 작정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선택이 앞으로 우리의 삶과 교회의 미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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