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 5:1-12 그리스도의 증언자(물과 피, 성령)
요한일서 5:1-12 그리스도의 증언자(물과 피, 성령)
[생명의 삶] 2021년 1월 8일 금요일
[본문읽기]
- 1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니 또한 낳으신 이를 사랑하는 자마다 그에게서 난 자를 사랑하느니라
- 2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들을 지킬 때에 이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를 사랑하는 줄을 아느니라
- 3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의 계명들을 지키는 것이라 그의 계명들은 무거운 것이 아니로다
- 4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 5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자가 아니면 세상을 이기는 자가 누구냐
- 6 이는 물과 피로 임하신 이시니 곧 예수 그리스도시라 물로만 아니요 물과 피로 임하셨고 증언하는 이는 성령이시니 성령은 진리니라
- 7 증언하는 이가 셋이니
- 8 성령과 물과 피라 또한 이 셋은 합하여 하나이니라
- 9 만일 우리가 사람들의 증언을 받을진대 하나님의 증거는 더욱 크도다 하나님의 증거는 이것이니 그의 아들에 대하여 증언하신 것이니라
- 10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자는 자기 안에 증거가 있고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자로 만드나니 이는 하나님께서 그 아들에 대하여 증언하신 증거를 믿지 아니하였음이라
- 11 또 증거는 이것이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것과 이 생명이 그의 아들 안에 있는 그것이니라
- 12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
[묵상]
저는 오늘 본문을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한 가지 주제는 하나님을 사랑함이 무엇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성령과 물과 피가 무엇인지 살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함이 무엇인가
요한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의 전제 또는 자격이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가장 먼저는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이고, 두 번째는 ‘그의 계명들을 지키는 것’(3절)이라고 말합니다. 두 가지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그리스도(Χριστός)’는 구약의 ‘메시야’를 헬라어로 번역한 것이며 뜻은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말합니다. 이 말이 중요한 이유는 당시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이야 말로 우리가 그토록 고대하고 기다렸던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다’라고 선언한 것이죠. 요한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왜 예수의 그리스도 되심이 중요할까요? 당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대인들, 특히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자들을 출교 시키기로 결의했습니다. 즉 사회적으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많은 희생이 따랐습니다.
- 요한복음 9:22 그 부모가 이렇게 말한 것은 이미 유대인들이 누구든지 예수를 그리스도로 시인하는 자는 출교하기로 결의하였으므로 그들을 무서워함이러라
죽은 나사로를 살리려 갈 때 마르다가 나와 예수님을 맞이하면서 이런 고백을 합니다.
- 요한복음 11:27 이르되 주여 그러하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요한은 요한복음을 마치면서 이 글의 목적이 예수가 하나님의 이심을 믿고, 그를 믿는 자들은 구원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요 20:31) 베드로는 다윗 왕이 하나님께로부터 계시를 받아 그리스도가 썩지 않고 부활할 것을 미리 보았다고 말합니다.(행 2:31) 베드로는 곧바로 ‘너희가 십자가에 못 막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행 2:36)
- 행 2:36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
고 선언합니다. 초대교회 당시에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혁명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들입니다.
요한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것이 곧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1절)라고 선언합니다. 2절에서는 이러한 고백이 결국 하나님을 사랑함과 그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심지어는 그러한 고백이 세상을 이길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4절) 요한이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며, 구약의 선지자들이 기대하고 예언했던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부활은 죄에 대한 죽음이 전제되며, 그것을 믿는 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으며, 또한 그와 함께 사는 것입니다. 믿음을 우리를 그리스도께 접착(接着)시킵니다.
요한일서 전반에서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것을 따르는 삶을 말합니다. 이 부분은 어제 묵상했던 요한일서 4:19-21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 증언자, 성령과 물과 피
요한일서의 가장 난해한 본문을 대할 차례입니다. 아직도 논란이 있지만 대체로 정리가 된 본문이기도 합니다. 6-8절에 기록된 물과 피와 성령은 대체 무엇을 말할까요? 성령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성령을 받은 자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게 된다는 뜻이니까요. 피 역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피는 곧 생명이며, 그리스도의 대속사역을 통해 속죄를 말합니다. 이 부분은 수요일 묵상본문인 요한일서 4:9-12로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구절입니다. 문제는 ‘물’입니다.
종개혁자 장 칼뱅은 피와 성령을 성만찬의 은유로 풀려고 시도했지만 ‘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신학자들을 역시 본문의 해석을 어려워합니다. 저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성경신학자들은 물의 문제를 세례요한의 물세례와 연관시켜 죄 사함의 문제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저 또한 그 해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구약에서 물은 몇 가지 상징을 갖습니다. 먼저는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생명의 시작이 물이라는 점입니다. 물과 생명의 연관성은 굳이 성경이 아니더라도 일반신화나 문학 속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상징입니다. 그러나 물이 생명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죽음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창세기 1장에서 셋째날 하나님은 뭍을 물 속에서 불러내십니다. 이 사건은 중요한 구속사적 의미를 갖습니다. 물 속에 마른 땅이 있다는 표현은 후에 출애굽 당시 홍해 사건과 여호수아의 요단강 사건을 통해 드러납니다. 즉 물 속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그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생명을 주기 위해서는 물속에서 건져내야 합니다. 마치 모세가 물에서 건짐을 받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의미에서 물은 곧 죽음을 뜻합니다. 이것이 세례의 의미입니다. 다음의 구절들을 유의하여 읽어 봅시다.
- 로마서 6:4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
- 골로새서 2:12 너희가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되고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
- [고전 10:1-4] 1 형제들아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2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3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4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
매우 독특하게 물은 죽음을 뜻하는데, ‘물속에 잠김’을 그리스도와 함께 세례 받음과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은 곧 죽음이며, 율법의 저주로부터의 벗어남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은 물의 의미를 그리스도와 함께함으로 받은 것이죠. 그렇다면 물과 피는 동일한 맥락 속에서 죄사함의 문제로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래서 세례요한의 물세례를 죄사함의 세례로 해석했던 것입니다.
- 눅 3:3 요한이 요단 강 부근 각처에 와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 행 2:38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 행 22:16 이제는 왜 주저하느냐 일어나 주의 이름을 불러 세례를 받고 너의 죄를 씻으라 하더라
물을 통해 죄사함의 전통은 초대교회 안에 세례식 의식을 통해 전수됩니다. 초대교회 상황을 설명한 히폴리투스(Hippolytus, 170? ~ 235,8,13)의 <사도전승>에 나타난 세례식 장면의 일부입니다.
[감독자는 그들에게 안수하면서 이렇게 기도할 것이다. “이들은 성령의 재생의 목욕을 통하여 죄사함을 얻기에 합당한 사람들이 되게 하신 주 하나님, 당신의 은총을 이들에게 내려 주시어 당신의 뜻에 따라 당신을 섬기게 하소서. 영광이 아버지 당신께와 성령과 함께 성자께 성 교회 안에서 이제와 영원토록 있을 지어다.”]
이제 중대한 결론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결국 요한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시며,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들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가 죄사함을 받으며, 그리스도가 사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을 따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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