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마지막 경고 / 존 맥아더 / 조계광 / 생명의말씀사
예수님의 마지막 경고
존 맥아더 / 조계광 / 생명의말씀사
교회여 거룩하고 또 거룩하라.
성경에 갈급했던 시기, 난 존 맥아더 목사를 알게 되었다. 벌써 이십년이 훌쩍 지난 시간이 흘렀지만 하나님은 존 맥아더 목사의 책들에 매료되었던 그 시간들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그에게 ‘살아있는 청교도’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의 삶은 경건하고, 그의 신앙은 보수적이며, 그의 생각은 개혁적이다. 성경을 사랑하는 그의 설교는 한결같이 성경을 풀어내는 강해설교이다. ‘성경이 성경을 해석하게 하라’는 종교개혁가들의 성경해석원리를 충실히 따른다.
<현대교회를 향한 예수님이 마지막 경고>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된 이번 책은 제목만큼 심각하고, 진지하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를 소개하며 현대의 교회가 회개해야한다고 외친다. 머리말에서 도덕의 무능성을 지적하며, 교회의 소명을 일깨운다. 교회의 소명은 소극적인 측면은 ‘죄와 부패를 척결’(11쪽)하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세상으로 향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야 한다.’(10쪽) 저자는 현대교회가 세상에 대한 사랑보다는 내부적으로 거룩을 상실했다고 말한다.
1-2장은 서론의 역할을 하면서 교회가 거룩을 상실할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한다. 3장부터 9장까지는 계시록에 소개된 일곱 교회를 차례로 살핀다. 1662년 8월 24일, 영국은 대추방령을 통해 이천 여명에 달하는 비국교도들이 국교회로부터 영원히 추방당했다. 가톨릭에서 헨리8세에 의해 개혁된 교회로 돌아선 영국은 진정한 종교개혁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 개혁했고, 종교개혁가의 영향을 받은 청교도도르 비롯된 비국교도들을 탄압했다. 영국 국교회는 스스로 개혁하기보다 비국교도들을 탄압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영적으로 깊은 어둠에 빠진 영국은 결국 사회적으로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야 했다. 그 어둠은 찰스 웨슬리의 개혁 운동이 일어나기까지 이어진다.
교회의 부패는 이미 초대교회에서 시작되었다. 요한계시록이 기록된 1세기말에 교회는 풍전등화와 같았다. 그런데 핍박받는 교회를 향하여 주님은 ‘회개하라’(43쪽)고 명령하신다. 그렇다. 교회의 고난을 교회의 배교와 타락으로 한정짓는 것도 무리지만, 상관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나님은 교회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교회에 거룩을 요구하신다. 교회가 거룩을 상실할 때 존재의 의미를 잃는다.
“1세기의 교회들을 부패하게 만든 문제들은 오늘날의 교회들에게도 똑같은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동안 교회는 이런 함정들을 잘 피하지 못한다. 하나님은 자신의 의로운 기준을 낮추거나 완화하지 않으셨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은 항상 순결을 요구하신다. 이것이 요한계시록의 교회들에게 주어진 주님의 마지막 메시지였다. 그로부터 약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교회의 회개를 촉구하시고, 회개하지 않으면 혹독한 결과가 초래될 거시라고 경고하신다.”(47쪽)
1세기 말, 제국의 핍박 속에 있는 교회를 향하여 주님은 ‘더욱 거룩하라’ 명령하라 하신다. 주님은 요한의 환상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신다. 에베소교회는 처음 사랑을 버렸다. 주님에 대한 사랑이 식으면 ‘영적으로 무감각’해지며, ‘다른 것들을 사랑하게 된다.’(93쪽) 진리에 대한 지식은 있으나 사랑이 없으면 복음의 능력도, 존재의 능력도 상실한다. 사랑이 식었다면 회개해야 한다. 이것이 첫 번째 메시지다. 서머나 교회는 핍박받는 교회다. 주님은 그들을 향하여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계 2:10)고 말씀하신다.
세상과 타협하는 버가모교회, 세상에 안주하며 타락한 두아디라교회, 살아있으나 죽은 사데교회, 충성스러운 빌라델비아 교회, 미온적인 라오디게아교회들은 모두 이 시대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교회의 모습이다. 어쩌면 한 교회에 일곱 교회의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야 옳다. 다만 특정 성향을 강하게 드러날 뿐이다. 이 땅에 존재하는 비가시적 교회는 불완전한 교회다. 보편적교회가 불완전한 것이 아니라 교회로 살아가는 성도들이 불완전한 것이다. 하나님의 작정과 성도의 견인이 비록 영화에 이르게 하리라 확신하지만, 이 땅의 삶은 여전히 성화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저자는 10장에서 마무리하면서 교회가 새롭게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교회의 새롭게 됨은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벧전 1:16)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
“교회는 세상과의 타협을 배제하고, 죄를 일관되게 꾸짖으며, 건전한 신학과 개인적인 경건을 촉구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추구해야 한다.”(260쪽)
존 맥아더의 성경 강해는 허투르지 않다. 집요하고 치밀하다. 어떤 면에서는 주석을 읽듯 분석적이고, 어떤 면에서도 탁월한 설교를 듣든 듯한 감동이 전해진다. 이 책은 요한계시록 일곱교회를 설교하고 싶은 목회자들이라면 참고해도 좋을 유익한 책이다. 그러나 단 몇 가지 점에서 아쉽다. 먼저는 성령론에 빈약하다. 거룩은 자력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이 덧입혀 질 때 가능하지 않던가. 이 부분에서 존 맥아더의 거룩에 대한 외침은 성경해석에 지나친 몰입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두 번째는 교회의 거룩은 강조되나 교회의 세상을 향한 사회적 의무와 사랑의 헌신에 있어서는 여전히 빈약하다. 교회는 거룩해야 하지만, 또한 사랑해야 한다. 교회는 단지 하나님만을 사랑하는 것으로 한정지을 수 없다. 하나님이 사랑하여 당신의 아들을 버리기까지 사랑하신 그 세상에 대한 사랑을 교회는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저자는 세상과의 구별과 비타협적 진리에 대한 열정은 있으나, 세상을 사랑해야할 의무는 빈약해 보인다. 필자가 듣는 소문으로 존 맥아더 목사가 시무하는 그레이스 커뮤니티는 구제와 나눔을 적지 않게 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의 글에는 이러한 세상에 대한 의무가 축소되어 있고, 누락되어 있다. 이것이 적지 않는 아쉬움을 준다.
현대 교회를 향한 예수님의 마지막 경고 - 존 맥아더 지음, 조계광 옮김/생명의말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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