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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팡......세255

봄은 정직하다. 봄은 정직하다. 봄이 좋다. 따스한 햇볕이 뼛속까지 파고든다. 향긋한 풀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겨우내 움츠린 등이 조금씩 펴진다. 하늘을 향해 한껏 담은 봄기운을 내 뿜어 본다. 이제 비도 그치고 햇살이 대지를 데운다. 동장군의 눈치를 보던 새싹들이 봄처녀의 등장에 미소를 짓는다. 대지 속에 숨어있다 부끄러운 듯 얼굴을 내민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반갑다고 인사한다. 봄은 이렇게 정직하다. 이젠 가스비도 덜 나올 테지. 창문을 열어도 돈 걱정 안 해도 된다. 찌든 마음 훌훌 날려 버릴 테다. 거실에 두었던 고구마와 무가 봄이 왔다고 알린다. 하늘을 향해 팔을 뻗는다. 거실이 답답하다고 밖으로 나가자고 아우성이다.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로 옮기니 훨씬 예뻐 보인다. 정직하게 자랐다. 나날이 변해가는 온.. 일상이야기/팡......세 2014. 3. 5.
커피 가마솥에 끓이세요 커피 가마솥에 끓이세요 초딩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님이 어느 날 우리를 부르더니 하얀 잔에 든 까만 물을 마시라고 하신다. 달달했다. 뭐지? 까만 물을 쫄쫄 마시고 있는 동생과 나에게 아버님은 커피병을 보여 주면서 '커피'라고 말씀 하신다. 커피! 그렇다. 커피였다. 텔레비전 연속극에서 보던 그 커피였다. 돈 많은 여인이 커피숍에 들어가 약간 건방을 떨면서 마시는 그 커피. 아니면 깔끔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부부가 식사후 마시는 그 커피다. 우린 그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종종 보았다. 부르지아의 대명사요, 신문물의 상징인 커피가 우리 집에 행차하신 것이다. 어떻게 해서 아버님이 커피를 입수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누군가 선물로 주신 것으로 기억한다. 중요한 건 그게 우리 집에 있다.. 일상이야기/팡......세 2014. 1. 17.
[일상의 묵상] 자체 발광도 통하지 않았다. 일상의 묵상 2014년 1월 1일자체 발광도 통하지 않았다. 어제부터 이상했다.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다. 왜 이럴까? 경험에 의하면 이럴 때 사무실 전체 전원을 끄고 다시 켜면 된다. 유동아이피를 사용하는 경우 대부분 이렇게 하면 다시 세팅되어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기를 너댓번, 안 된다. 새해 첫날이 아닌가. 저녁에 설교도 해야 하고 읽을 책도 많고, 내일 방송 파일도 준비해야 한다. 마음이 조급한데 도무지 인터넷은 연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험이 통하지 않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나의 경험이 진리라고 생각해 버리는 순간 소통이 불가능하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노트북에 문제가 있는가 싶어 꼈다 켜기를 서너 번. 역시 안 된다. 무엇이 문제일까. 시간은 자꾸 흐르고 마음은 조급해 .. 일상이야기/팡......세 2014. 1. 1.
사도신경 라틴CREDO in Deum Patrem 라틴어 주기도문 라틴어로 된 주기도문이다. 주기도문은 헬라어로 최초 기록되었을 것이다. 3세기 이후 라틴 교부들이 생기면서 점점 라틴어가 활성화되었고, 서방교회는 라틴어를 주언어로 채택한다. CREDO in Deum Patrem omnipotentem, Creatorem caeli et terrae. Et in Iesum Christum, Filium eius unicum, Dominum nostrum, qui conceptus est de Spiritu Sancto, natus ex Maria Virgine, passus sub Pontio Pilato, crucifixus, mortuus, et sepultus, descendit ad inferos, tertia die resurrexit a mor.. 일상이야기/팡......세 2013. 12. 25.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 붉은 색에 대한 지나친 경계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극단적 반공주의 자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콤플렉스를 네이버 인터넷 사전에서 검색하면 아래와 같다. 현실적인 행동이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감정적 관념. 융은 언어 연상 시험을 통하여 특정 단어에 대한 피검자의 반응 시간 지연, 연상 불능, 부자연스러운 연상 내용 따위가 이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였다. ‘강박 관념’, ‘열등감’, ‘욕구 불만’으로 순화.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 현상은 특별히 우리나라에 강하게 나타난다.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현상으로 볼 수도 있으나, 소련과 미국이 조선의 독립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레닌의 붉은 혁명으로 사회주의 국가로 변신한 소련은 중국과 더.. 일상이야기/팡......세 2013. 12. 22.
똘이장군, 그들은 정말 늑대였을까? 똘이장군북한군 그들은 정말 늑대였을까? 아직도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겨울이 방학이 시작될 즈음 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선물을 준답시고 영화를 상영해 주었다. 워낙 시골인지라 영화를 본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깡촌에 살았던 덕에 중학생이 되어서야 흑백 테리비가 동네에 들어왔다. 기껏해야 한 컷 한 컷 보여주며 성우가 대신 말하는 슬라이더가 전부였던 시대에 똘이장군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북한군이 모두 늑대였다는 것이다. 난 정말 북한사람들은 사람이 아닌 늑대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똘이장군의 의도는 분명하다. 멸공방첩이다. 북을 적으로 간주하고, 쳐부숴야할 '악의 축'이었다. 특히 늑대로 표현된 북한군은 혐오스럽고 우리를 괴롭히는 악당 중의 악당.. 일상이야기/팡......세 2013. 12. 12.
성장하는 사람의 특징 성장하는 사람의 특징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성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 있다.성장하는 사람과 성장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뭘까? 먼저, 성장하지 않는 이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현실이 너무 어려워 미래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틈만 나면 놀고 자려고만 한다. 이들이 생각하는 성장은 학교나 세미나에 가서 배우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기회는 쉽지 않으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성장하는 사람의 특징은 배움을 제한하지 않는다. 공적 학업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디서든 무엇이든지 배우고자 하고 체계화 시킨다. 미미해 보이고 사소한 일상의 축적이 성장의 토대가 된다. 배웠던 것에 멈추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가려 하며, 언제나 배우려는 의지를 늦추지.. 일상이야기/팡......세 2013. 11. 22.
거짓말쟁이의 역설 거짓말쟁이의 역설 철학과 논리학에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있다. 자기 모순적 말을 두고 한 말이다. 예를 들면 1.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2. 이 문장은 거짓이다. 1이 참이라면 2는 거짓이다. 2가 참이 되려면 1은 참말을 하고 있다가 되어야 한다. 결국 1.2문장은 서로 가지 모순에 빠져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거짓말쟁의 역설의 신약성경에 인용되어 있다. 바울이 디도에게 쓴 편지의 일부이다. 디도서 12절 그레데인 중의 어떤 선지자가 말하되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며 악한 짐승이며 배만 위하는 게으름뱅이라 하니 13 이 증거가 참되도다 그러므로 네가 저희를 엄히 꾸짖으라 이는 저희로 하여금 믿음을 온전케 하고 이 말의 출처는 기원적 6세기 철학자인 에피메니데스(Epim.. 일상이야기/팡......세 2013. 10. 11.
일상의 묵상, 단 한 번의 기회 단 한 번의 기회 단 한 번의 만남, 단 한 권의 책, 단 한 번의 기회. 단 한 번으로 인생 역정을 이루고, 운명을 바꾼 이야기들이 솔솔치 않다. 로또 광고도 그렇거니와 길거리에서 캐스팅되어 탑스타가 되었다는 이야기 등은 평범하고 지루한 삶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은 귀가 솔깃해진다. 나도 그런 기회가 왔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다. 너무 평범해 하루키의 신간 색채없은 회색인 처럼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대박을 꿈꾼다. 한 방으로 만루 홈런을 치고 싶은 게다. 그러나 알고 있는가. 한 방에 인생을 뒤바꿔 버린 그들. 그 한 방을 치기 위해 수도 없이 잠을 설치고 피와 땀을 흘려야 함을. 한 번을 위해 수 십년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마치 매미가 일주일을 울기 위해 땅 속에서 7년을 넘게 침묵한.. 일상이야기/팡......세 2013. 9. 25.
조지 버나드 쇼 묘비명 조지 버나드 쇼 묘비명 george bernard shaw 버나드 쇼가 죽으면서 자신의 묘비명을 이렇게 적어 달라고 했단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영어 원문을 보면,"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영어의 전문가가 아닌 나에게 위의 본문은 해석이 쉽지 않다. 약간 의역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묘비명이다. 인생을 되돌아보며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충고해 준다. 누군가에게 강제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보게 한다. 넛지효과다. 그에게 얽힌 일화 중 하나이다.밤새 집필 작업을 마치고 새벽녘에 잠이 든 버나드 쇼. 그의 방에 부인이 들어왔다. 원고를 읽고나서 하는 소리쳤다... 일상이야기/팡......세 2013.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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