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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의 역설

샤마임 201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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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의 역설

 

철학과 논리학에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있다. 자기 모순적 말을 두고 한 말이다. 예를 들면

 

1.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2. 이 문장은 거짓이다.

 

1이 참이라면 2는 거짓이다. 2가 참이 되려면 1은 참말을 하고 있다가 되어야 한다. 결국 1.2문장은 서로 가지 모순에 빠져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거짓말쟁의 역설의 신약성경에 인용되어 있다. 바울이 디도에게 쓴 편지의 일부이다.

 

디도서 12절 그레데인 중의 어떤 선지자가 말하되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며 악한 짐승이며 배만 위하는 게으름뱅이라 하니 13 이 증거가 참되도다 그러므로 네가 저희를 엄히 꾸짖으라 이는 저희로 하여금 믿음을 온전케 하고

 

이 말의 출처는 기원적 6세기 철학자인 에피메니데스(Epimenides)가 한 말이다. 에피메니데스 자신도 크레타 사람이다. 그는 말하기를 ‘모든 크레타 섬 사람들은 거짓말쟁이다’라고 했다. 바울은 아마 에피메니데스의 문장을 인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바울의 말도 거짓말쟁의 역설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자 살펴보자.

 

화자는 그레데(크레타)인다. 그가 말하기를 그레데인은 거짓말쟁이다. 만약 이 문장이 참이라면 자신도 거짓말쟁이다. 그가 하는 말은 거짓이 된다. 결국 거짓말쟁이의 역설에 빠지게 된다. 바울은 이 말을 참으로 받았다. 바울은 논리를 따지기 위해 말하지 않는다. 화자는 그레데인으로 자기 민족을 볼 때 정직하지 못함을 불평한 것이다. 바울은 논리가 아닌 삶의 정황 속에서 해석한 것이다.

 

신약에서 언급되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나 논쟁을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류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 꼬리를 붙잡고 논리적으로 따진다. 그러나 삶의 정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비인격적인 존재들이다. 바울은 그들을 향하여 교회를 어지럽게 하고 악한 무리로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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