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동서남북] 성경의 남쪽
[성경의 동서남북] 성경의 남쪽
성경의 남쪽(South)을 시작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남쪽, 동쪽과 서쪽, 북쪽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성경의 의미들을 알 수 있다. 성경의 방향은 하나님의 오심과 일하시는 방식들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또한 한 방향을 획일적으로 복이나 저주의 개념으로 고정시켜서도 안 된다. 동쪽은 저주 받은 곳인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이 시작되는 곳이다. 서쪽도 비를 내리는 서풍이 오는 곳이지만 혼돈과 망각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문맥과 성경의 맥락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성경이 말하는 남쪽의 의미들을 찾아가 보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사계절이 뚜렷하다. 특히 겨울은 상당히 춥기 때문에 남쪽에 대한 환상이 있다. 남쪽은 따뜻하고, 풍요롭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면이 없지 않으나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네겝 또는 네게브로 불리는 사막
이스라엘의 지도로 다시 돌아가 보자. 이스라엘의 남쪽은 에돔을 시작으로 네게브로 이어지며, 시나이 반도와 애굽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이스라엘의 동쪽과 남쪽은 대부분 광야이며, 메마르고 황량하다. 하지만 사막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대체로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한 땅이다. 성경은 남쪽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1. 용어의 정의와 용례
남쪽의 히브리어는 ‘테만’과 ‘야민’, 그리고 ‘네겝’이 있다. 테만은 말 그대로 남쪽이란 뜻이다. 야민은 오른쪽이란 뜻인데, 히브리인들의 정서상 동쪽을 앞으로 보기 때문에 남쪽은 오른쪽이 되는 것이다.
테만( )
욥 9:9 북두성과 삼성과 묘성과 남방( )의 밀실을 만드셨으며
테만은 뜻이 모호하지 않고 분명하다. 남쪽을 뜻한다. 출 26:18, 민 2:10, 수 12:3 등에서 사용되었으면 약 28번 정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수 12:3 또 동방 아라바 긴네롯 바다까지이며 또 동방 아라바의 바다 곧 염해의 벧여시못으로 통한 길까지와 남쪽으로 비스가 산기슭까지이며
야민( )
야민은 오른쪽으로 동쪽을 바라보는 히브리인들에게 남쪽을 의미한다.
네겝( ) 또는 네게브
네겝은 ‘남쪽’이란 뜻을 가지고 있지만 고유명사로 네겝광야를 말한다. 네겝은 유다 지파의 남방에서 시작되어 남쪽의 광활한 사막이다.
2. 자연과 신화 속의 남쪽
남쪽은 풍요의 장소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들에게 남쪽은 행복과 복이 오는 방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쪽과 북쪽을 단단한 벽으로 막거나 작은 문으로 출입구 정도의 공간만을 허락하는 반면 동쪽과 남쪽은 문이 크거나 개방적이다. 어떤 곳은 아예 문을 만들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동쪽과 남쪽을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북반구 사람들에게 남쪽은 해가 이동하는 곳이다. 지구의 자전 운동으로 인해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남쪽에서 이동한 다음 서쪽으로 저문다. 위도가 올라갈수록 태양은 남향이 되고, 적도 가까이 갈수록 동쪽과 서쪽으로 이동해 간다.
도교의 사신 중의 하나인 주작(朱雀)은 남쪽의 수호신이다. 주작은 두 날개를 활짝 펼친 봉황이다. 오행 중에서 불의 속성을 지녔음, 여름을 관장한다. 고구려 벽화에 주작이 종종 등장한다. 경복궁의 남쪽 문인 광화문 천장에도 그려져 있다.(위키백과)
주작의 주(朱)는 ‘붉다’는 뜻이다. 주작은 태양을 말하며, 조류이다. 아마도 태양이 하늘에 있었기 때문에 주작을 신으로 삼은 듯하다. 태양은 모든 기운의 시작이며, 힘을 상징한다. 주작은 농업의 신인 염제 신농(神農)과도 연관이 깊다.
사진 위키백과, 신농의 모습
북방민족이 말을 타고 유랑하며 목축을 일삼았다면 남방민족들은 대체로 한 곳에 머물며 농사를 지었다. 이러한 성향은 고구려나 발해가 말을 탔고, 백제나 신라가 농업에 종사했던 것과도 연관이 깊다. 서방에서도 이러한 성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온이 차가운 곳에서 목축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것이었다. 반면 남방지역은 힘들게 굳이 목축을 할 필요 없이 농사만으로도 충분히 생존이 가능했다. 염제신농이 치수(治水)의 신이기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메르의 신인 엔릴은 하늘의 신이다. 적지 않는 학자들은 우가릿 신화에 등장하는 바알의 원형으로 본다. 그는 하늘과 땅의 신인 동시에 농사를 가르치는 신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도끼를 선물하여 나무를 베고 농사를 짓도록 만들었다. 성경에서 바알은 하늘의 신이자 비를 내리는 신이다. 그는 북쪽의 산인 갈멜산에 거주한다. 하지만 땅에 내려와 사람들의 농사를 돕는다. 주원준은 마르둑 신화를 언급하며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신들이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고 말한다.
[그림은 마르둑]
“마르둑이 굳이 엔릴이 아닌 에아의 아들의 된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전통적인 남북 갈등이다. 바람의 신 엔릴은 주로 북부에서, 지하수의 신 에아는 남부에서 섬겼다. 이렇게 된 궁극적인 이유는 남북의 자연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물(=지하수)이 범람하여 살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는 남부와 달리 북부는 건조하기 때문에 비바람이 불어 비가 내려야만 물을 얻는 지역이 많았다. 마르둑이 엔릴이 아니라 에아의 맏아들이 된 까닭은 바빌론 역시 남부에 속한 도시였기 때문이다.”
수메르 신화에 정보가 적은 이들은 주원주의 말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간략하게 설며하면, 북부지방은 수량이 적기 때문에 비바람이 몰아쳐야 물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비바람을 일으키는 신이 주신이 될 것이다. 이에 비해 남부지방과 하류는 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비바람이 필요 없게 된다. 비바람을 일으키는 엔릴이 바알이 원형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나안은 강이 없고 비가 내려와 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수의 신이 아니라 비바람의 신, 즉 바알을 주신으로 섬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가릿 신화에 등장하는 바알신의 모습이다. 구름을 타고 다니며, 번개를 손에 쥐고 있다. 바알은 비를 내리게 하고, 농사가 잘되도록 기후를 조절한다. 가나안의 신화는 곧 북방의 신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신화적 배경은 남부, 즉 이집트에 살았던 이스라엘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시내산의 하나님의 현현과 바알신화를 비교해 보자. 너무나 닮아있다. 그래서 그들은 바알신화에서 나오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성경 속에서 남쪽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찾아가 보자.
더 자세한 내용은 성경의 남쪽에서 참고 바랍니다.
성경의 남쪽
정현욱 저
성경이 말하는 ‘남쪽’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본 책이다. 자연과 신화 속에 나타난 남쪽의 의미, 성경이 말하는 남쪽을 간략하게 다루었다. 철학과 과학, 그리고 신학이 어우러진 멋진 책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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