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동서남북] 동쪽 2. 자연적 의미에서의 동쪽과 태양신들

[성경의 동서남북]  성경의 동쪽(2) 

2. 자연적 의미에서의 동쪽과 태양신들

 

동쪽은 해가 뜨는 곳이다. 성경 속에서 ‘해’ 또는 ‘빛’은 하나님과 말씀, 진리와 생명 등을 상징한다. 고대인들에게 동쪽은 지혜의 장소였다. 현인은 동방에 있으며, 동방 사람들은 지혜의 사람들이다.

 

지구는 서에서 동으로 자전(自轉)한다. 항성인 태양은 자전하는 지구에 관점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그러므로 동쪽은 ‘시작’의 의미와 ‘출발’ 또는 ‘기원’의 의미들을 갖는다. 태양이 떠오르지 않으면 지구는 생존할 수 없고, 태양이 주는 빛과 열에 의해 지구는 살아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동쪽은 단순히 방향의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닌 신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1) 태양계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태양계에 속한다. 태양처럼 하나의 작은 우주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을 항성(恒星)이라 한다. 북극성, 북두칠성, 견우성, 직녀성들이 항성이다. 항성은 계의 중심이며,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스스로 빛을 발한다. 밤에 보이는 별들은 ‘항성’들이다. 별이 셀 수 없듯, 우주 안에는 셀 수 없는 수많은 ‘계’들이 존재한다.

 

태앙은 자멸적(自滅的) 존재이다. 태양이 빛을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타야 한다. 과학자들은 태양은 핵융합 반응의 결과로서 빛을 내고 복사열을 내뿜어 태양계에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한다. 만약 태양이 떠오르지 않으면 불길한 징조로 보았다. 개기일식을 이해하지 못했던 고대 세계에서 태양이 사라지는 사건은 큰 사건이었다.

 

2) 태양신( Solar deity or Sun god)

 

자연을 섬겼던 고대시기에 태양은 신이다. 태양을 신으로 모시지 않은 나라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정도다. 다만 주신인지 아닌지의 문제일 뿐이다. 태양신은 대체로 남신(男神)이며, 달신은 여신(女神)이다. 여신이며 달신으로 가장 유명한 신은 헬라 신화에 등장하는 아르테미스(Artemis)이다. 태양신인 아폴론이 낮을 주관한다면, 여신인 아르테미스는 밤을 주관한다. 로마의 디아나 역시 달신이며, 아냐로 부르기도 한다. 디아나는 사냥의 신이며, 야생동물과 숲, 달을 관장한다. 모든 달의 신이 여성은 아니지만 대체로 여성신이 관장한다. 반대로 낮은 남성 신이며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의미를 함께 갖는다.

 

태양을 섬기는 나라로는 이집트, 로마, 일본, 등 수많은 나라가 있다. 몇개의 나라와 신화만 살펴보자.

 

(1) 헬라의 태양신, 아폴론(Απόλλων)

 

아폴론은 로마의 아폴로와 동일신이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남매지간이다. 올림푸스 12신의 두 번째 신이다. 월계수와 리라, 활과 화살, 백조, 돌고래가 상징물이다. 어머니는 레토이며, 아버지는 제우스다. 제우스의 본 부인인 헤라가 레토가 제우스 사이에 아들을 낳을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방해한다. 낳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레토는 아이를 낳게 된다.

 

(2) 이집트의 태양신, 라(Ra)

 

라(Ra)는 이집트의 주신이자 태양신이다. 고대이집트 제5왕조 때부터 주신으로 숭배받았다. 아침에는 케프리로, 저녁에는 아톰으로 불린다. 벽화 속에서 라는 매의 머리와 코브라가 태양을 둘러싼 왕관을 쓰고 있다. 태양의 도시로 불린 '헬리오폴리스'에서 가장 뜨겁게 숭배되었다. 후대에 호루스와 합해져 라-호라크티라고 불린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살아있는 신으로 추방받았고, 라는 파라오를 보호하과 왕권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라가 이집트에서 강력한 신으로 숭배 받은 것은 왕권 자체를 상징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태양신 라. 매의 머리를 하고 머리에 태양을 이고 있다.(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라)

 

라는 태양신인 동시에 지혜의 신이다. 이집트 벽화는 라를 종종 눈만으로 표시했는데 이것은 지혜를 상징한다. 라는 창조적 힘을 갖고 있다.

 

(2)일본의 태양신, 아마테라스 오오키카미(天照大御神)

 

그 어떤 나라보다 태양을 숭배하는 일본에서 태양신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다. 일본의 태양신은 여성으로 아마테라스 오오키카미이다. 한자로는 天照大御神로 표기한다. 아마테라스는 일본 고유의 토착신이며 최고의 신이다. '아마테라스'는 '하늘에서 빛난다'는 뜻이다. 일본의 창조신이자 황조신인 이자나기(イザナギ)의 왼쪽 눈에서 태어났다. 소설가인 최유경은 그의 소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열매출판사 2007)에서 일본의 태양신이 한국여성이라고 이야기 한다.

 

일본은 현대까지도 태양을 신으로 모신다. 일장기는 태양을 그린 것이다. 일본의 종교인 ‘남묘호렌게쿄’로 불리는 창가학회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중요한 경전으로 여기지만 이상하게 태양이 뜨는 동쪽을 향해 주문을 외운다.

 

이렇듯 동쪽은 만물을 통치하는 태양이 뜨는 곳이기 때문에 신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고대종교들은 태양이 뜨는 동쪽을 향해 소원을 빌거나 기도를 드린다.

 

(3) 잉카 문명의 태양신, 비라코차(Viracocha)

잉카는 태양의 나라다. 고산지대에 살았던 잉카인들은 태양은 그들의 생존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비라코차는 창조의 신이자 태양신의 신이다. 또한 폭풍의 신이다. 비라코차의 왕관은 태양이며, 번개를 손에 들고 있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비 즉 물이다.

 

 

 

태양에 대한 신격화는 다양한 형상이나 문양으로 고대와 현대의 형상속에서 발견된다. '5월의 태양' '감마디온' '삼족오' '쇠똥구리' '태양마차' 등도 태양을 상징한다. 심지어 큰 돌기둥인 오벨리스크도 태양신을 상징한다. sol de mayo로 불리는 오월의 태양은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페루-볼리비아에서 국기로 채택되어 삽입되어 있다. 오월의 태양은 잉카 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신 '인티'를 상징한다.

이로 볼 때 동쪽은 단순한 방향만을 말하지 않는다. 태양이 떠오르는 곳이며, 신이 살고 오는 곳이다. 또한 법과 질서가 생겨나는 기원과 창조적 능력이 있는 곳이다. 동쪽은 인간의 역사와 인식 속에서 가장 중요한 방향임에 틀림없다. 이제 성경 속에 나타난 다양한 동쪽의 의미들을 살펴보자.

성경의 동쪽

정현욱 저

성경을 즐겨 읽고, 성경 속에 묻힌 하나님의 사랑과 계시를 글로 풀어 내 기를 즐겨 한다. 대부분의 날을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여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글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어낼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서평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려 기독교 신문에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