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8:21-30 너희가 인자를 든 후에

요한복음 8:21-30 너희가 인자를 든 후에

 

[본문]

• 8:21 다시 이르시되 내가 가리니 너희가 나를 찾다가 너희 죄 가운데서 죽겠고 내가 가는 곳에는 너희가 오지 못하리라
• 8:22 유대인들이 이르되 그가 말하기를 내가 가는 곳에는 너희가 오지 못하리라 하니 그가 자결하려는가
• 8:23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아래에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으며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였고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느니라
• 8:24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기를 너희가 너희 죄 가운데서 죽으리라 하였노라 너희가 만일 내가 그인 줄 믿지 아니하면 너희 죄 가운데서 죽으리라
• 8:25 그들이 말하되 네가 누구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처음부터 너희에게 말하여 온 자니라
• 8:26 내가 너희에게 대하여 말하고 판단할 것이 많으나 나를 보내신 이가 참되시매 내가 그에게 들은 그것을 세상에 말하노라 하시되
• 8:27 그들은 아버지를 가리켜 말씀하신 줄을 깨닫지 못하더라
• 8:28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인자를 든 후에 내가 그인 줄을 알고 또 내가 스스로 아무 것도 하지 아니하고 오직 아버지께서 가르치신 대로 이런 것을 말하는 줄도 알리라
• 8:29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 나는 항상 그가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셨느니라
• 8:30 이 말씀을 하시매 많은 사람이 믿더라

 

[묵상]

그가 자결하려는가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에게 '나를 찾다가 너희 죄 가운데 죽'을 것이라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가 자결하려는가'라는 엉뚱한 답을 합니다. 이 부분은 조금 고민해 봐야 합니다. 먼저 유대인들은 원죄의 개념이 없습니다. 원죄의 개념은 루터에 의해 생겨 나기 시작했고, 관념과 개념적인 성향이 매우 강합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원죄를 인정하지 않느냐? 단지 종교 지도자들이 만든 신학적 이론인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 구절만 인용합니다.

• 시 51:5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

즉 인간은 죄를 가지고 태어났고 그것이 본성입니다. 그럼에도 유대인들은 왜 원죄의  개념을 받지 않았을까요? 복잡한 문제입니다. 몇 가지 생각하면 일단 율법 때문입니다. 율법은 자체적으로 구원에 이르는 모든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죄를 지으면 제사를 통해서 죄를 사함 받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성전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성적의 속죄는 성전이 사라지면 영영 속죄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신약의 저자들, 특히 요한복음과 히브리서는 성전 되신 예수님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유대인과 원죄론
유대인의 원죄론은 후에 좀더 깊이 다루겠습니다. 이 주제는 바울의 새 관점 신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더 관심 있는 분들은 초대교회 이단인 에비온파에 대해 연구해 보십시오. 아래는 간략하게 에비온파를 정리한 것이니 참고 바랍니다.

• 에비오나이트, 에비온파(Ebionites)의 역사와 교리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속죄 사역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엉뚱한 대답을 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은 그들의 죄 가운데 죽을 것입니다.

 

네가 누구냐

예수님은 다시 그들에게 '나는 위에서 났으며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였다 말합니다. 예수님은 여기서 인간의 본질적 정체성과 예수님의 근본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십니다. 유대인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은지 '네가 누구냐'라고 묻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너희에게 말하여 온 자니라"(25절)

주님의 이 고백은 놀라운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여 유대인들에게 신적 모독으로 들립니다. 즉 '나는 하나님이다'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은 창조되지 않는 시작을 말하며, 그 시작은 하나님이심을 증언합니다.(요 1:1-2) 하지만 지금 유대인들은 땅에서 나왔고, 땅에 뿌리내린 자들입니다. 그들은 하늘의 언어를 알 수 없고, 영적 세계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마치 니고데모가 거듭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거듭나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Τὴν ἀρχὴν)

일반적으로 '처음부터'는 요한복음 1:1에서 처럼 엔 아르켄(Ἐν ἀρχῇ)을 사용한다. 하지만 텐 아르켄(Τὴν ἀρχὴν)을 사용하며 '부터'의 개념보다는 '시작'이란 의미를 강조한다. 그러니까 '나는 처음부터 너희들에게 계속하여 말해 왔다'라는 뉘앙스입니다.  직역하면 Τὴν은 대격(목적)으로 '처음을 말한 자다'라는 의미입니다. 한국말로는 이상하게 보이는 이 표현은 내가 모든 존재의 근원이다는 말입니다. 창조는 창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운행과 통치, 보존이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연속성의 개념인 것이죠. 이러한 표현은 유대인들로 하여금 '내가 하나님이다'라는 의미로 들려지게 합니다.

 

너희가 인자를 든 후에 내가 그인 줄을 알고

인자를 든 후는 분명 광야의 놋뱀 사건을 암시한 요한복음 3:14을 말합니다. 십자가 사건을 통해 예수님께서 세상의 죄를 대속하실 것임을 '들린다'라는 표현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 요 3: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하지만 요한복음 안에서 '들린다'는 십자가 나무에서의 '들림'과 죽은 자들 사이에서 일어남(들림), 그리고 세상에서 천국으로의 승천(들림)을 포괄적으로 이르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죽음과 승천을 동시에 암시하는 구절은 요한복음 12:35입니다.

• 요 12:34 이에 무리가 대답하되 우리는 율법에서 그리스도가 영원히 계신다 함을 들었거늘 너는 어찌하여 인자가 들려야 하리라 하느냐 이 인자는 누구냐

예수님께서 들려야 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12:32)기 위해서입니다. 주님은 하늘에 계셨기 때문에 하늘로 가셔서 믿는 자들의 차소를 예비한 다음 그곳으로 우리를 이끄실 것입니다.

• 요 14:2-3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땅에 속한 사람과 하늘에 속한 사람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을 살아가면서 하늘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늘의 세계를 이해하고, 하늘의 언어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매일성경 묵상 요한복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