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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이카로스(Icarus)의 날개

샤마임 202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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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Icarus)의 날개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을 위하여 미궁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후에 왕의 총애를 잃고 탑 속에 갇히게 된다. 도망칠 궁리를 하지만 바다에 둘러싸인 섬에서 탈출할 방법은 묘연(杳然)했다.


왕은 그 섬에서 오가는 모든 배를 엄중히 감시하여 단 한 척도 검열을 받지 않고는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했다. 출항(出港)도 입항(入港)도 불가능한 것이다. 다이달로스는 방법을 궁리하다 문득 하늘을 보았다. 비록 미노스가 육지와 바다를 지배할지 모르지만 공중은 지배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늘을 통해 도망가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자신과 자신의 아들 이카로스(Icarus)를 위하여 날개를 만든다. 조그만 깃털 모았다. 처음엔 보잘것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깃털이 모이고 점점 커졌다. 작은 깃털들을 잇대어 큰 날개로 만들었다. 큰 깃털은 실로 잡고 작은 깃털은 밀랍으로 붙였다. 손재주가 좋았던 다이달로스는 새의 날개와 같은 모양으로 날개를 만들었다. 아들 이카로스는 곁에 서서 바라보았다. 아버지와 함께 새의 깃털을 주우러 가기도 하고, 작업을 하다 깃털이 날아가면 그것을 다시 아버지께 갔다 드렸다.


드디어 날개가 완성되었다. 다이달로스는 날개를 장착하여 직접 날갯짓을 해보니 몸이 공중에 떠올랐다. 다이달로스는 곧장 아들을 불러 아들에게도 날개를 달아 주었다. 그리고 날갯짓을 통해 하늘을 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는 날기 전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들 이카로스야. 하늘을 날 때는 적당한 높이를 유지해야 한단다. 너무 낮게 날면 바다의 습기 때문에 날개가 무거워지고, 너무 높이 날면 태양의 열에 밀랍이 녹아 날개가 부서지고 만단다. 그리고 내 뒤만 따라오너라. 그럼 안전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이카로스의 날개를 달아주는 다이달로스


아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던 다이달로스의 손이 떨렸다. 얼굴은 눈물에 젖었다. 왠지 모를 불길함이 다이달로스를 덮쳤다. 마지막일지도 몰라 아들의 얼굴을 키스를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 그는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떠올랐다. 아들에게 따라오라며 아들을 불렀다. 이카로스도 아버지 다이달로스를 따라 날아올랐다.


땅에서 사람들이 하늘을 나는 두 사람을 보았다. 사람의 형상에 날개가 달린. 그들은 신이라고 생각했다. 사모스와 델로스의 섬 사이를 지나 육지를 향해 나아갔다. 그러나 얼마 후 이카로스는 하늘을 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들떠 아버지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버린다. 그는 하늘로 하늘로 올라갔다. 뜨거운 태양이 날개를 붙이고 있던 밀랍을 녹이기 시작했다. 얼마 후 날개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이카로스는 미친 듯이 날갯짓을 했지만 검푸른 바다로 떨어지고 말았다. 떨어지면서 아버지에게 살려달라고 부르짖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추락하는 이카로스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이카로스가 자신을 따라오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애타게 불렀다.


“이카로스! 이카로스! 내 아들 이카로스야 어디 있느냐?”
얼마 지나지 않아 이카로스의 날개가 바다에 떠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자신의 기술을 한탄하면서 아들의 시체를 수습한다. 그리고 아들이 떨어진 그곳을 아들을 기념하여 이카로스 해로 불렀다. 다이달로스는 무사히 시칠리아에 도착하여 그곳에 아폴론 신전을 건립하고 자신의 날개를 신의 헌납 물로 그곳에 걸에 놓는다.

 

이카로스를 위한 탄식, 허버트 제임스 드레이퍼

이카로스 신화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걸까?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땅을 딛고 살아가는 인간의 갈망일까? 아니면 신경의 경지에 이른 다이달로스의 기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것일까? 현대인들 두 극단의 해석을 취한다. 나 또한 그 해석에서 멀지 않을 것이다. 신이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표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달로스의 높은 경지의 기술을 통해 이카로스는 하늘을 날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그 기술을 통제할 능력이 없으면 비운의 주인공이 되고 만다는 것이 이 신화의 핵심이다. 이 신화를 읽다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이 생각나는 건 우연일까? 나도 모르겠다. 다만 아들을 사랑했던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울부짖음이 자꾸 귀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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