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식물] 떨기나무(세네, heath, bush)
[성경의 식물] 떨기나무(세네, heath, bush)
1. 용어
떨기나무는 참으로 모호한 단어다. 다른 히브리어를 ‘떨기나무’라는 동일한 단어로 번역하기 때문이다. 로뎀나무, 아카시아 등도 떨기나무로 번역한다. 떨기나무는 '관목'을 말한다.[관목과 교목은 이곳에서 확인] 여기서는 히브리어 ‘세네’만을 다루기로 하자.
세네는 이집트 아카시아(egyptian acacia)로 불리며 개나리나무와 같은 관목이다. 가시가 있어 ‘가시 떨기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중근동 지역에서 흔하며 광야에서 잘 자란다. 산기슭이나 광야 등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흔한 나무이다. 모세가 부름을 받을 때 불타던 떨기나무가 세네다.
이집트 벽화에 그려진 이집트 아카시아
이집트 아카시아는 광야에서 물 없이도 수백년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숲을 이루지 않고 몇 십미터에서 몇 km 떨어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카시아(Robinia pseudoacacia) 나무는 학명에서 드러나듯 '가짜 아카시아'이며, 본명은 '아카시나무'이다. 아카시 나무는 가지에 가시가 있고, 5월 말경부터 하얀 꽃을 피운다. 꽃이 지면 콩과 비슷한 모양의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이집트 아카시아가 히브리어 세네인지 확정짓기는 상당히 곤란하다. 실제로 세네에 대한 학술보고가 없기 때문이다. 성경 번역상 세네는 관목인 떨기나무로 번역하고, 다른 단어도 역시 떨기나무로 번역하기 때문이다. 캐더린 수도원에 있는 떨기나무가 모세의 소명때 언급된 떨기나무라면 이집트 아카시아와는 상단히 다른 나무일 수 있다.
아래는 이집트 아카시아다. 가시가 크고 줄기에 촘촘하다. 꽃은 노란색이다.
2. 성경 속의 떨기나무
성경에서 모두 6번 사용되었다. 사용된 곳은 출 3:2(3번) 3:3, 3:4 신 33:16 이다.
모세를 부르시는 하나님
세네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 곳은 모세가 애굽에서 도망쳐 시나이 반도에 도망쳐 목자로 살아갈 때 나타난다. 사십 년을 애굽에서 왕자로 살아간 모세는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애굽 관리가 히브리인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관리를 때려 죽인다. 그런데 그것을 누군가 보고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동료이던 히브리인이었다. 아마도 모세의 이러한 행위는 히브리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 분명하다. 다음 날 히브리인들이 서로 싸우자 모세가 말렸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의 입에서 어제의 살인 이야기를 꺼냈고, 우리는 너를 우리의 재판관으로 삼지 않았다고 거절한다. 결국 모세는 애굽을 떠난다.
우리는 모세가 도망갔을 거라 생각한다. 어느 정도 일리있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히브리서 기자의 증언에 의하면 ‘포기’한 것이다. 망각한 권력을 지닌 양어머니의 아들로 살아가는 모세에게 애굽 관리 한 명의 살인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애굽을 떠나 시나이 반도로 도망간 이유는 히브리인들이 자신을 버린 것에 대한 일종의 회의나 배신감이 컸을 것이다. 그렇다. 모세는 아직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아니었다. 아무고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나이 반도로 도망쳐 들어가 결혼하고 이드로의 사위로 그의 양을 치며 사십 년을 살아간다. 사십 년이 끝났을 즈음 도망간 양을 찾으러 가다 떨기나무(세네)가 불타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런데 한 참이 지나도 사그러지지 않고 계속하여 불이 꺼지지 않은 것이다. 이상하게 생각한 모세는 호기심이 발동해 불타는 떨기나무로 다가간다. 그 때 음성이 여호와의 음성이 들린다. 그리고 모세를 부르신다.
“모세야 모세야”
“내가 여기 있나이다”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이렇게 모세는 소명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이곳에서 매우 독특한 표현이 등장한 모세를 부르시기 전에 모세가 불타는 떨기나무를 보러 올 때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출 3:4)라고 표현한다. 그렇다. 여호와께서 모세를 보고 계셨던 것이다. 불타는 떨기나무는 고난 받는 이스라에를 상징한다. 떨기나무는 쉽게 불에 타 사그러진다. 하지만 불이 붙었음에도 사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했던 것이다. 고난의 불 가운데 있지만 죽지 않는 이스라엘을 뜻하는 것이다.
모세가 보았다는 떨기나무와 같은 종류, 시나이 반도 캐더린 수도원에 있는 떨기나무이다.
[시나이 반도 남부에서만 자라는 매우 독특한 떨기나무이다. 다른 곳에서 기르기 위해 몇 번을 이식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가시떨기나무 가운데에 계시던 이의 은혜(신 33:16)
두 번째 언급은 모세가 마지막 생애를 마무리 하면서 지파들을 축복하는 기도문 속에 등당하는 요셉 지파를 향하여 ‘가시떨기나무 가운데에 계시던 이의 은혜’라고 표현한다. 요셉의 차남이 이었던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종종 요셉 지파로 묶여 불려진다. 이들은 후대에 남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갈라질 때 북쪽 지파의 리더지파가 된다. 그들이 창대하게 될 것은 선언하는 표현이다. ‘가시떨기나무 가운데에 계시던 이의 은혜’라는 표현은 아마도 모세 자신이 경험한 불타는 떨기나무 사건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떨기나무는 고독과 소외, 광야의 생활과 환란을 뜻한다. 그렇다면 떨기나무 가운데 계신다는 표현은 애굽에서 고통 받는 이스라엘과 함께 한다는 전통적 해석을 따르는 것이 가장 적법해 보인다. 이러한 전통적 해석에 근거해 요셉지파의 축복문을 해석해 본다면, 요셉지파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있다해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겠다는 선언이자 약속이다. 아마 요셉이 애굽에서 노예로 팔려가고 억울하게 옥에 갇히는 과정을 통해 고통을 겪었지만 하나님은 요셉과 함께 하심으로 형통했다. 그렇다! 문제는 여호와 하나님의 함께하심이다. 그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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