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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5대제사 1. 번제(Burnt Offering)

샤마임 202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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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5대 제사] 1. 번제(Burnt Offering)

 

1. 번제란 무엇인가?

번제는 레위기 1장에 기록되어 있다. 번제는 ‘전체를 태워 모두 바치는 수직적 헌신의 제사’이다. 번제가 기록된 레위기 1장의 구조를 잠깐 살펴보자.

 

  • 1-2절 서론
  • 3-9절 소의 번제
  • 10-13절 양과 염소의 번제
  • 14-17절 새의 번제

 

1-2절에 해당하는 서론은 후에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곧바로 번제로 넘어가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2절에 번역된 ‘예물’은 히브리어 고르반 막 7:11에서 언급된 것으로 ‘하나님께 드려짐’으로 받는다.이다. 

 

2. 용어해설

 

번제(Burnt Offering)는 ‘불태우는 제사’이다. 모든 제사는 불, 즉 화제를 기본으로 한다. 번제의 히브리어 단어 ‘올라’는 ‘올라가다’ ‘높이다’는 뜻인 ‘아라’에서 온 단어다. 희생제물을 불로 태워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인듯하다.

 

3. 드리는 방법

 

1.2 드리는 방법

 

소를 드릴 경우, 먼저 ‘흠 없는 수컷’(3절)이어야 한다. 양과 염소인 경우에도 동일하게 흠 없고, 수컷이어야 한다. 새로 드릴 경우는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이어야 한다. 암수 구분은 없다. 회막 문에서 드려야 한다. 먼저 제사자(제사장이 아님)는 자신의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한다. 그(제사자)는 숫송아지를 잡는다. 그 때 흐르는 피를 아론의 제사장들은 피를 받아 회막 문 앞 제단 사방에 뿌린다. 그는 번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뜬다.(6절) 내장과 정강이는 물로 씻는다.

 

새로 드릴 경우 가축과 다르게 제단 위로 바로 가져간다. 제단에서 목을 비틀어 불사른다. 흐르는 피는 곧바로 제단 곁에 흘린다.(15절) 그러나 먼저 모이주머니와 더러운 것들은 제거하여 제단 동쪽 재 버리는 곳에 던진다. 몸을 찢지만 완전히 찢지 않는다는 점도 특이하다.

 

제물을 잡는 곳이 이곳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5절에서는 단지 ‘여호와 앞’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11절에서는 ‘제단 북쪽 여호와 앞’이라고 방향을 정해 두었다. '여호와 앞'은 장소를 뜻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하나님께 온전한 마음으로 드린다는 영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번제의 의미

 

우리는 가장 먼저 언급되는 번제를 통해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번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드리며, 대가를 지불하하는 헌신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1.3.1 전부를 드리는 제사

 

첫 번째 교훈은 번제는 ‘모든 것’을 드려야 한다는 점이다. 제물이 준비되면 제사장들은 각을 뜬 제물의 머리와 기름을 제단 불 위에 놓여진 나무 위에 올려놓는다. 제사장을 불로 ‘전부’(9절) 태워 드려야 한다. 전부를 드린다는 의미에서 ‘전번제’로 부르기도 하는 이 제사는 제사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를 알려 준다.

 

제물은 제사자를 상징한다. 그는 안수함으로 자신을 제물과 대입된다. 죄를 지어 드리는 제사가 아니기 때문에 전가로 확정할 수 없으나, 제물과 제사자는 다른 존재가 아닌 것이다. 자신이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진다는 마음으로 제사를 드려야 한다. 현대의 예배도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희생의 죽음을 대신하셨다는 마음과 부활하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1.3.2 대가를 지불하는 제사

 

두 번째 교훈은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소’로 번역된 히브리어 ‘베헤마’는 들짐승인 ‘하야’와 반대되는 집에서 기르는 가축을 말한다. 대체로 소로 번역되지만 양과 염소와 같은 더 작은 가축도 포함한다. 구약 시대에 소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 가축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사장이나 족장들이 드릴 때는 소를 드린다. 가축이 귀했던 시대에 소를 제물로 드린다는 것은 큰 희생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사냥을 통해 공짜까지라고 할 수는 없으나 약간의 노력으로 드릴 수 있는 들짐승이 아니다. 소는 가축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재산이자 가족과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소는 자신이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하나님께 다린다는 의미다. 또한 흠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은 일반 소가 아닌 최고의 소를 드려야 한다는 말이다.

 

제사(예배)는 실용적 측면에서 가장 무의미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사는 사치스러운 것이다. 예배드림은 자신의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적을 하나님께 헌신하는 상징적 행위이다. 번제가 비록 사랑과 헌신을 목적으로 하지만 속죄가 전제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4절) 고든 웬함은 Milgrom의 말을 인용하여 ‘속죄제는 성막의 다양한 부분을 죄로 말미암아 일어난 부정에서 정결하게 하는 것과 관련 있지만 번제는 더 일반적인 의미에서 죄를 속죄하는 제사’라고 말한다. 즉 번제는 부지중에 지었을 죄에 대한 제사인 것이다.(민 15:24, 욥 1:5)

 

1.3.3 감사와 헌신

 

김경열은 번제가 가치 있는 이유를 ‘가장 기본적인 감사와 헌신의 제사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자원하여 드리는 감사와 충성의 표시로서 드리는 제사인 것이다. 그렇기에 종종 죄와 상관없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해 드리는 화목제와 동반되기도 한다. 번제가 모든 제물을 불살라 드리는 전적 헌식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 화목제의 경우는 사람들을 초대함 함께 음식(제물)을 먹으며 기쁨을 나눈다.(출 18:9-10)

 

1.3.4 흠 없는 수컷

 

가장 중요한 의미는 하나님에 드려지는 제물은 ‘흠 없는 제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컷이 대표성을 상징한다면, 흠 없음은 제물의 가치를 의미하다. 아무리 크고 멋있어 보여도 흠이 있다면 열납 되지 않는다. 22장에서 자원제물이나 서원제물이 번제로 드려질 경우, 조금의 흠도 허락되지 않는다. 측 최고의 제물을 드려야 한다. 제물에 흠이 없다는 말에는 몇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후대로 넘어가면 제물을 돈으로 구입해 드리지만, 당시는 집에서 기른 가축이어야 했다. 흠이 없기 위해서는 가축 중에서 아무거나 드리면 안 된다. 자신이 좋은 것과 하나님께서 바라는 것은 다르다. 흠 없는 제물을 드리기 위해서는 제물로 드릴 가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겉으론 흠 없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을 수 있다. 준비되지 않는 제사는 위험할 수 있다.

 

번제를 드릴 때는 수컷을 드려야 한다. 이 또한 다른 제사와 차이를 보인다. 속죄제의 경우, 족장은 숫염소를 가지고 와야 하지만 일반 백성은 암염소를 드려도 된다.(레 4:22-31) 새를 드리는 경우는 특별히 예외가 적용된다. 새는 극빈자들을 위한 제물이며, ‘흠이 없어야 한다’는 조항이 붙지 않는다. 존 E. 하틀리는 ‘가난한 자가 번제물을 구하는 데 있어서 선택의 폭을 더 넓혀 주었을 것’이다.

 

1.3.4 매일 드려지는 제사

 

레위기 존 E. 하틀리는 번제가 매일 드려지고, 절기 때마다 드려졌음을 상기킨다. 대하 16:40에 의하면 다윗의 지시한 것이 율법에 나타난 대로인지 아니면 다윗이 정한 것인지 약간 모호하다. 하지만 아침과 저녁에 번제를 드리는 행위는 그 이후 계속되었을 것이다. 김경열은 번제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a. 상번제

 

상번제란 항상 드리는 번제를 의미한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제사장이 일 년생 숫양을 드리곤 했는데(만 28:3-4) 아마 이스라엘 백성들도 아침에는 처소에서, 저녁에는 각자의 일터에서 마음으로나마 번제에 동참했을 것이다.

 

b. 안식일과 절기

 

상번제 외에 안식일에는 소제와 전제와 더불어 일년 생 숫양 두 마리를 함께 드렸다.(민 28:9) 절기마다 번제에 요구되는 짐승과 그 숫자가 달랐다.(민 28-29장 외)

 

c. 기타

 

경우에 따라 속죄제를 드릴 때 번제가 요구되기도 했다. 일례로 레위기 12장에서 산모가 아이를 낳으면 부정해졌는데 이때 그녀는 일정 기간의 자연 정화 과정을 거친 뒤 성전에서 속죄제와 더불어 번제를 마쳐야 했다.

 

1.4 영적인 교훈

 

번제의 의미를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는 번제는 직접적인 죄로 인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지중에 지었을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대하 29:7-8)가 임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고든 웬함은 ‘사람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불쾌감이 처벌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악한 본성을 지닌 인간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죄를 지을 수 있다. 자신이 인지하든 하지 못하든 죄는 언제든지 타락한 인간의 심성 속에 존재한다. 속죄제가 계명을 위반한 경우에 드리고, 속건제가 물질적 보상에 대한 것이다. 그렇다면 번제는 무엇인가? 번제는 인간의 근본적 죄성에 대한 하나님 앞에 드려지는 겸손의 마음이다. 번제는 속죄의 의미를 전제하지 직접적이지 않다. 즉 자신을 되돌아보며 혹시 모르고 지었을 부지중의 죄에 대해 하나님께 자신의 허물을 고백하는 것이다.

 

고든 웬함은 더 나아가 번제가 ‘구원에 대한 감사제로, 자원제로, 또는 서원이 이루어질 때 서원제로 드려지는 것이 매우 적절’하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는 감사로 드리는 제사이다.(시 50:23, 겔 46:2) 고든 웬함은 안수를 기도와 연관지어 하나님과의 친밀함과 정성어린 예배로 확장시킨다. 번제에서 제사자는 하나님에 대한 깊은 사랑과 헌신에 대한 결심을 갖는다. 자신의 죄인됨을 부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의 삶을 인도할 것을 간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번제는 속죄의 의미는 전제하는 동시에 감사와 찬양의 제사이다.

 

1.5 신약으로 나아가기

신약에서 번제라는 단어는 오직 두 곳에서 사용된다.(막 12:33, 히 10:6-8) 나머지 부분은 구약의 본문을 인용하거나 의역한 것이다. 나머지는 함축적 의미에서 번제가 언급된다. 마가는 예수님의 죽음을 ‘자기 목숨을 위한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막 10:45)이라고 강조한다. 바울 역시 번제를 암시하는 말을 한다.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엡 5:2)

 

번제의 핵심은 자신의 죄성에 대한 깊은 숙고이다. 번제가 죄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이 아니지만 자신의 악한 본성으로 인해 지었을 수도 있는 죄를 겸손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주님은 세족식을 거행하면서 목욕을 한 자는 발만 씻으면 된다고 하셨다. 매일드리는 상번제는 매일의 회개와 같은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게 살기를 노력하는 것이며, 매일 주어지는 시간들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다.

 

 

[주 참조도서]

  • 김경열 <레위기의 신학과 해석> 새물결플러스고든 웬함 <레위기> 부흥과개혁사
  • 존 E. 하틀리, <WBC 레위기> 솔로몬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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