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을 구하는 기도 / 헨리 나우웬 / 이지혜 옮김 / 포이에마
https://pixabay.com/ko/photos/%EC%86%90-%EC%82%AC%EB%9E%8C%EC%9D%98-%EA%B3%A0%EB%8C%80-%EC%9D%B8%EA%B0%84-%EB%82%98%EC%9D%B4-4051469/
신학적으로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헨리 나우웬의 전반적인 성향과 깊은 영성은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나우웬의 글은 담백하고 단순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깊은 맛을 냅니다.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만들어낸 진리에 대한 갈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헨리 나우원의 마음을 담은 일흔 두 편의 기도문이 있습니다. 2014년 이지혜에 의해 한글로 옮겨져 포이에마에서 펴냈습니다. 책의 제목을 <긍휼을 구하는 기도>라고 정했습니다. 원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느낌이 살짝 다릅니다. 'A Cry for Mercy' 인데 긍휼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 A Cry' 그러니까 울부짖음입니다. 기도는 정의이지만 부르짖음은 간절함을 잘 드러낸 표현입니다.
긍휼을 구하는 기도
헨리 나우웬 / 이지혜 옮김 / 포이에마
2월 18일
앉은뱅이를 고치기 전에 먼저 죄를 용서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기도하오니, 이 6개월의 피정 기간에 주님의 용서는 더 많이 깨닫게 하시고,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줄이게 하소서.
주님이 내주하사 치유하시는 저의 마음 깊은 곳, 순결한 그곳에서 주님을 알아보게 하소서.
저를 가르치시고 인도하길 원하시는 주님을 저의 온 존재로 경험하게 하소서.
주님은 저의 죄에도 불구하고 저를 미워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부드럽게 어루만지시는 사랑의 주님이심을 저로 하여 알게 하소서.
주님을 온전히 섬기지 못하게 하는 수많은 두려움과 의혹과 의심을 거두어주시고, 측량할 수 없는 주님의 긍휼을 확신하며 벌거벗고 연약한 모습으로 주님의 임재 앞에 설 수 있는 용기와 자유를 주소서.
제가 얼마나 반항이 심하고 빛 대신 어둠을 택하길 좋아하는지 잘 압니다. 하지만 주께서 저를 끊임없이 빛 가운데로 부르고 계시는 것도 압니다.
그 빛 가운데서 저의 죄뿐 아니라 주님의 자비로운 얼굴을 봅니다. 이 공동체에 거하는 매일 매시간 함께 하셔서 저로 하여금 이곳 형제들에게 진정한 희망의 표지가 되게 하소서.
제가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제가 그럴 만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주님이 제 안에서 행하시는 일 때문입니다.
오, 주님. 저를 이곳으로 불러주시고 인생길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다시금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영원까지 영광과 찬양을 받으소서. 아멘.
2월 19일
오, 주님. 마음을 주님께 향하기가 왜 이리도 어려울까요? 온전히 주님과만 함께하는 이 시간에도 하고 싶은 사소한 일과 다른 이들에 대한 생각이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왜 저의 마음은 이리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 방황하고, 허탄한 길로 이끄는 것들을 갈망할까요? 주님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주님의 사랑과 돌보심, 긍휼과 은혜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저의 모습을 봅니다.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면 모든 필요를 채워주신다는 사실을 내심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는 걸까요?
저의 주의를 흩뜨리는 것들, 피로와 짜증, 불신에서 비롯된 방황을 받아주소서. 제가 저를 아는 것보다 주님이 저를 더 깊이, 온전히 아십니다. 주님은 제가 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크신 사랑으로 저를 사랑하십니다. 혼란과 슬픔에 빠진 저를 돌아보아 주소서. 이 모든 환란 속에서 주님의 임재를 느끼게 해주소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주님께 저를 보여드리는 것뿐이지만, 주님이 저를 거절하실 것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님이 저에게 사랑을 베풀고 싶어 하신다는 사실을 압니다. 주님은 제가 절망 속에서 주님의 얼굴을 피해 숨거나 주님에게서 도망치고, 주님이 무자비한 폭군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는 것도 압니다.
저의 곤한 육신과 혼란스러운 마음과 불의한 영혼을 거두어 주시고 고요한 쉼을 주소서. 너무 과한바람일까요? 그 점은 염려하지 않으렵니다. 주님이 알려주시겠지요. 오소서, 주 예수여, 오소서. 아멘.
2월 20일 화요일
오, 주님 오늘은 극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두려움이 저를 완전히 장악한 것만 같았습니다. 평화도 안식도 없고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 신경쇠약에 걸릴까 봐 두렵고, 인생을 잘못살까 봐 두렵고, 거절과 정죄가 두렵고, 주님이 두려웠습니다. 오, 주님. 두려움을 극복하는 게 왜 이리도 어려울까요? 주님의 사랑이 제 안에 있는 두려움을 몰아내도록 내어맡기는 것이 왜 이렇게도 어려울까요? 몸을 움직여 일하는 동안에는 잠시나마 극식한 두려움이 조금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저로 하여금 두려움에 떠는 세상의 모든 사람과 연대감을 느끼게 하시는 주님의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독한 겨울날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 예상치 못한 게릴라의 공격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 교소도와 정신병원과 병원에 있는 사람. 오, 주님. 이 세상에는 두려움이 넘칩니다. 저의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로 바꿔주소서. 저의 기도를 통해 다른 이의 마음을 가볍게 하소서. 그러면 저의 어두움이 다른 사람의 빛이 되고, 저의 내면의 고통이 다른 사람의 치유하는 샘이 될 수 있습니다.
오, 주님! 주님도 두려움을 아셨고 깊이 번뇌하기도 하셨습니다. 그 두려움이 땀과 눈물로 나타났습니다. 오, 주님. 저의 두려움이 주님의 두려움의 일부가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를 어두움 대신 빛으로 인도하시고, 주님의 십자가가 주는 소망을 새롭게 깨닫게 하소서. 아멘.
'기도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버이주일 대표기도문 (0) | 2020.05.09 |
---|---|
보여주는 기도 마태복음 26:38 겟세마네의 기도 (0) | 2020.04.11 |
골방의 기도 마태복음 6:6 (0) | 2020.04.11 |
코로나19, 국민을 위한 기도, 코로나19 감염 사태를 겪으며 드리는 기도 (0) | 2020.04.01 |
신년 특별 새벽 기도회 기도문 (0) | 2020.01.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