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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5대제사 2. 소제(Grain Offering)

샤마임 2019.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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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5대제사 ]

2. 소제(Grain Offering)


2.1 용어

 

소제는 2장과 6-7장에 걸쳐 기록되어 있다. 2장을 중심으로 소제를 살펴보자.

 

2장의 구조

 

1-3절 굽지 않는 소제물

4-10절 구운 소제물

11-16절 소제물에 대한 각종 규례

 

소제는 민하이다. 민하는 분배하다’ ‘수여하다라는 마나에서 유래했다. 듯은 헌물’ ‘선물’ ‘조공의 뜻을 가진다. 곡물로 드리는 피 없는 제사이다. 일종의 감사제이며, 다른 제사와 함께 드려진다.


*민하()


소제로 번역된 민하는 구약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이다. 대체로 선물이나 예물로 번역된다. 그러나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식민국이 지배국에게 받쳐야 하는 곡물(조공)이나(왕상 5:1) 마음을 사기 위해 드리는 대가성 선물을 뜻한다. 제의적 의미에서 민하는 대부분 곡물 제물이지만, 종종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왕상이나 스가랴 본문에는 곡물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제물(민하)이 드려지고 있다. 그러나 레위기 2장에서는 포괄적인 의미가 아닌 곡물 제사로서 좁은 의미의 민하로 사용되고 있다.

 

2.2 드리는 방법

 

레위기 2장에 나타난 소제 드리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고운 가루로 드리는 예

. 고운 가루를 준비한다.

. 가루에 기름을 붓고 유향을 첨가한다.

. 제사장에게 가져 간다.

. 제사장은 고운 가루 한 움쿰과 기름과 유향을 가져다가 제단 위에서 불사른다.

 

-전병, 철판 등에 굽는 경우

.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무교병을 만든다.

. 무교병에 기름을 바른다.

. 제사장에게 가져간다.

. 제사장은 그것을 제단 위에서 불사른다.

 

소제는 세 가지 방법으로 드려진다. 화덕에 굽거나(4), 철판에 부치거나(5), 냄비로 튀긴다.(7) 1-2절에서는 반죽하지 않고 고운 가루를 그대로 드리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기름과 유향이 섞인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반죽한 것으로 추측된다. 14절에 의하며 추수기 때의 소제는 볶은 것을 찧어 만들어 드린다.

 

소제에 들어갈 수 있는 기름, 유향, 소금이 들어간다. 소금은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재료이다. 그러나 단맛을 내는 꿀과 부풀리게 하는 누룩은 절대 넣어서는 안 된다.


2.3 소제의 의미

 

소제는 피 없는 유일한 제사이다. 또한 번제와 다르게 제물의 일부만을 제사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제사장들의 몫으로 돌려진다.(3,10) 고든 웬함은 제사장에게 돌려진 남은 제물은 성소 안에서 그것을 먹었다고 주장한다. 피 없는 제사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 보자. 피가 없다는 말은 죄를 속하는 속죄의 기능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소제는 모호한 제사이다. 김경열은 번제 및 화목제와 더불어 곡식으로 드리는 감사의 제사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른 판단이다.

 

1) 최고의 것을 드려야 한다.

 

민하로 드려지는 첫 번째 곡물은 고운가루이다. 고운가루는 히브리어 쏠레토인데, 일반 밀가루가 아니다. 외피가 섞이지 않는 지극히 고운 가루이다. 외피가 섞이고 대충 갈아 만든 카마흐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민하의 재료인 고운가루는 사치품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소제로 드려지는 고운가루는 외피를 제거하는 과정을 겪어야하고, 세심하게 곡물을 갈아 최고 상태의 가루로 만들어야 한다.

 

소제를 일반 제사와 다르게 소제의 경우는 집에서부터 준비가 이루어진다. 준비 과정은 단순하지만 꼼꼼함이 필요하다. 소제를 드릴 사람(네페쉬)은 먼저 곡식을 선별해야한다. 체 등을 통해 곡물에 섞인 풀 등을 제거한다. 그 다음, 곡식을 빻아 가루로 만든다. 가루는 다시 체를 통해 외피를 제거하는 과정을 되풀이 한다. 이러한 과정은 제사자가 준비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할 것을 교훈한다

 

소제는 매우 다양하게 사용된다. 레위기 5장에서처럼 속죄의 의미도 있지만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제사로도 사용된다. 민수기 5:11-31에서는 간음을 의심하는 남편이 제사장 앞에서 의심의 제사로 소제를 드린다. 아내가 간음했다는 의심은 있지만 증거가 없을 때 남편은 제사장에게 아내를 데리고 간다. 제사장은 아내에게 저주를 선포하고 쓴 물을 마시게 한다. 이 과정에서 보릿가루를 소제의 제물로 바쳐진다. 의심의 소제에서도 속죄의 소제처럼 기름과 향이 사용되지 않는다. 기존의 소제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속죄와 의심의 소제도 여전히 선물이나 공물로서의 민하가 갖는 특징을 전제한다. 소제를 드림으로 관계를 바로 잡으려는 것이다.

 

기름과 향은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27:9) 최근에 향을 통해 치유하는 아로마 테라피가 유행했지만, 실은 향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행위는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방법이다. 기름은 구약에서도 조차 종종 성령으로 환치(換置)되어 사용된다.(삼상 10:1;16:13 ) 속죄나 의심의 소제에서 기름과 유향이 빠진 것은 그들의 제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선물의 개념이 아니라 죄와 결부되기 때문이다.


3) 소금 언약

 

소제에서 주의해야할 것은 소금이다. 모든 소제에는 반드시 소금이 들어간다. 하나님은 소제에 소금 치는 것을 언약의 소금’(2:13)으로 명명하고 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른 곳에서도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민수기 18:19에 의하면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지는 거제를 언급하면서 소금 언약을 사용한다.

 

18:19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거제로 드리는 모든 성물은 내가 영구한 몫의 음식으로 너와 네 자녀에게 주노니 이는 여호와 앞에 너와 네 후손에게 영원한 소금 언약이니라

 

민수기 18:19에서는 소금 사용과 상관없이 소금 언약으로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소금 언약은 단순히 소금을 치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고 소금이 갖는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갖는 언약으로 보아야 옳다. 이러한 추측은 다윗 언약과 긴밀하게 연결된 대하 13:5 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대하 13:5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께서 소금 언약으로 이스라엘 나라를 영원히 다윗과 그의 자손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알 것 아니냐

 

소금 언약으로라는 표현은 소금의 갖는 상징적 의미를 말하는 것이다. 소금에 대한 은유는 신약으로 넘어가서 다시 나타나며,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 소금은 기본적으로 맛을 내고 부패를 방지한다. 그러나 좀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대 헬라인과 아랍인들은 언약을 맺으며 소금을 먹었다고 한다. 자신들의 언약이 변치 않아야 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서 소금은 영원불변을 상징한다. 과학이 발달한 현재는 얼마든지 소금을 파괴시킬 수 있지만 고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잘게 부수어도 여전히 소금이고, 강한 불로 태워도 소금은 변하지 않는다. 최근에 뜨거운 불에 소금을 7번 이상 태워 나온 죽염이 고가에 팔리는 것을 보아도 소금은 쉽게 파괴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구약에 나타난 두 번의 소금 언약이란 구절에서도 소제와 상관없이 영원성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금 언약은 하나님과 백성들과의 불변하는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 분명하다. 소제물에 소금을 치므로 언약 안에 머물러 있는 한 절대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소금을 통해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고, 하나님의 약속을 확인하게 된다. 고든 웬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장 개연적인 견해는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13)이 소금의 상징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소금이 언약을 상징했다고 주장한다. 헬라인과 아랍인은 언약을 맺은 후에 함께 소금을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약 성경에서 소금이 언약과 관련된 본문은 두 군데이고, 두 경우 모두 소금 언약은 영원한 언약을 의미한다. 소금은 고대에 불이나 시간은 물론, 다른 어떤 수단으로도 파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제물에 소금을 치는 것은 예배자가 하나님과 영원한 언약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이것은 하나님이 절대로 예배자를 버리시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였고, 예배자가 언약의 법을 지지하고 지켜야 할 영속적 의무를 가진다는 의미였다.”


*꿀과 누룩을 제하라.

소제에서 꿀과 누룩은 절대 넣을 수 없다. 그러나 후에 요제에서는 누룩이 허용된다.(23:17) 꿀과 누룩에 대한 논의는 한창 진행 중이며 그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한 파악이 불가능하다. 성급한 사람들은 꿀과 누룩이 죄를 상징하기 때문에 넣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성경적 근거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신약에서 예수님의 말씀과 바울의 언급으로 구약의 제사를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 왜냐하면 다른 제사 때에는 누룩을 넣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요제를 행할 때 넣는 누룩은 죄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동일하게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사이기 때문에 그러한 해석은 심각한 오류를 갖게 된다.


2.5 신약으로 나아가기

 

소제는 하나님께 드리는 선물이다. 또한 감사와 기쁨의 표시이다. 번제를 통해 죄를 용서 받았다면, 소제는 자신이 수고하여 얻은 수입의 일부를 드리는 나눔이기도 하다. 기쁨의 나눔을 통해 하나님께 감사를 표시한다. 소제는 단독적으로 드릴 수도 있지만 대부분 번제 이후 더하여 드리는 것이다.

 

소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 언약이다. 소금은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존재방식으로 자주 해석된다. 그러나 그 근본적인 것은 언약 안에 머물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영원히보호하신다는 의미를 갖는다. 결국 이스라엘의 멸망은 그들이 소금의 언약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이것이 구약의 한계이다. 신약에서는 한 번 택하신 백성들은 절대 버리지 않으신다. 택정과 구속의 과정을 통해 양자 삼아 영원히 성도들을 이끄신다. 제사자에게 있던 주도권이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넘어간다. 그의 속죄사역으로 인해 영원히 구원 받게 된다.

 

소제는 율법의 근본정신을 일깨운다. 율법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하나님과 이웃 사랑의 길이다. 소제를 드림으로 일부를 생존이 불가능한 제사장들이 살아갈 수 있다. 하나님은 주의 일을 할 때 충성만을 강요하지 않으신다. 장치적으로 그들을 돌보신다. 현대의 사역자들이 구약의 제사장들은 아니다. 하지만 원리적으로는 정확하게 일치한다. 전임 사역자들은 생존의 터전이 없기 때문에 교회 공동체가 그들에게 보수를 주어는 것이 맞다. 바울은 분명히 영적인 것을 주었으니 육적인 것을 섬김을 받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소제의 제물은 곡물이다. 그들의 양식의 일부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자신의 생명과 활동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을 상징한다. 소제는 삶의 일부는 나누는 행위다. 자신이 평상시에 먹는 것들이며, 평상시에 거주하는 집에서 제사를 준비한다. 바울은 로마교회에 너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12:1)고 권면한다. 소제는 삶을 공유하는 것이며, 생명의 떡을 드림으로 생명을 나누는 것이다. 예수님은 친히 자신을 하늘에서 온 생명의 떡이라고 소개하신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살을 먹고 마심으로 살아간다.

 

이러한 나눔은 삶을 풍성하게하고, 약자를 도우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물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사역을 기념하는 것이다.


[구약의 5대제사] 출간되었습니다. 



소개

레위기는 결코 쉬운 성경이 아니다. 제사 자체가 낯설고 특이하다. 또한 구약 전반을 연구하면 레위기에 나타난 제사들이 특징들이 섞여 있거나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경우 한 번 제사 지낼 때 번제와 화목제, 화목제와 속죄제를 함께 드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 제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구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레위기의 제사법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각 제사의 용어, 드리는 방법, 제사가 갖는 의의와 신약적 연관성들을 찾는 작업을 한다. 다양하게 흩어진 제사법과 복합적으로 표현된 제사들을 구분하여 각 제사의 특징들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려는 것에 있다. 구약은 신약의 모형이요 그림자이다. 제사법에 대한 이해는 신약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살피려는 목적에 있다. 본서를 통해 구약의 5대 제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신약의 신학적 주제들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목차

표지
목차
들어가면서
1. 번제(Burnt Offering)
2. 소제(Grain Offering)
3. 화목제(Fellowship Offering)
4. 속죄제(Sin Offering)
5. 속건제(Guilt Offering)
나가면서
참조도서 및 논문
판권페이지





구약의 5대제사

구약의 5대제사

정현욱 저

레위기는 결코 쉬운 성경이 아니다. 제사 자체가 낯설고 특이하다. 또한 구약 전반을 연구하면 레위기에 나타난 제사들이 특징들이 섞여 있거나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경우 한 번 제사 지낼 때 번제와 화목제, 화목제와 속죄제를 함께 드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 제사가 어떤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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