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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에서 미끄러질 때 / 김남준 / 생명의말씀사

샤마임 2019. 2. 25.

은혜에서 미끄러질 때

김남준 / 생명의말씀사



은혜를 간직하고 싶다면


바쁜 시대에 살고 있다. 시급은 오르고, 근무시간은 짧아 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분주하다. 분주함은 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이 본질에 속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래 전, 어느 회사는 디스크 한 장에 사람의 키보다 더 높이 쌓은 신문을 저장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DSLR 사진 한 장에 10MB가 넘는 것이 있고, HDD 저장장치가 테라바이트(Terabyte, TB)를 넘는 것들이 다수인시대에 1.4MB 플로피 디스크를 그렇게 호들갑 떨게 광고했다는 것이 우습기만 하다.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광고 오른쪽 하단에 사람이 며칠 동안 일할 수 있는 것을 몇 시간 만에 할 수 있다는 문구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 시대가 오고 있으니 곧 엄청난 여가가 주어질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삼십 년이 지났지만 그 때보다 지금이 더 바쁘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가 500km로 달린다 한들 삶의 질이 좋아지리라 확신할 수 있을까. 아침은 서울에서 먹고 점심은 부산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전국일일생활권을 자랑하던 고속도로 개통이후 우리나라는 더 좋아졌는가? ‘그렇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학이 발달하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 것은 확실하다.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삶의 질은 바뀌지 않으며, 생활이 아무리 편리해져도 사람은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어거스틴이 고백한 대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께로 나아갈 때 시작된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시지만 믿음의 사람들을 날마다 새롭게 하신다. 가장 높은 곳에 거하시면서 가장 낮은 자들과 함께 하신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성경을 사랑하는 김남준 목사의 고백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거듭난 이후, 죄와 성화에 집요한 관심은 존 오웬의 영향 아래 시대를 초월하는 깊은 영성의 세계로 성도들을 이끌었다. 이 책은 로마서 1:17의 말씀으로 행한 여섯 번의 설교를 근거로 삼아 100가지의 질문을 던지며 답을 구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설명해 간다.



성도의 거듭남, 즉 칭의는 홍해도하사건과 비교된다면 거듭난 이후의 삶, 즉 성화는 요단도하사건에 비교될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널 때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단강을 건널 때는 믿음을 요구 받았다. 이미 갈라진 요단을 건넌 것이 아니라 보리 베는 시기에 가장 많은 물이 흘러넘칠 때 요단에 법궤를 멘 제사장들은 요단강에 발을 디뎌야 했다. 칭의가 항거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은혜라고 한다면 성화는 의지적 결단이 필요한 전투다.


구원의 은혜를 간직하며 사는 일은 하늘로부터 부어지는 초월적 은혜와 함께 지성을 통해 설복하는 일상적인 은혜를 동시에 필요로 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사랑의 감화인 은혜를 간직하며 산다는 것은 매일의 삶 속에서 일방적으로 하늘에서 부어지는 하나님의 사랑도 누리고 일상의 경건 가운데 경험되는 하나님의 사랑도 누리는 삶입니다.”(6)


은혜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혜를 간직하며 사는 삶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은혜에서 떨어진다. 아니 미끄러진다. 성화는 신자 안에 내재한 완전히 박멸되지 않는 죄성과 싸우는 전쟁이다. 은혜에서 미끄러질 때는 죄와의 싸움에서 패할 때이다. 우리는 언제 죄에게 패하는가? 저자는 죄를 경계하지 않을 때’ ‘세상 사랑에 빠져 총명을 잃을 때’ ‘정욕에 이끌릴 때’ ‘실천 없이 개념적인 지식만 쌓일 때’ ‘자기 부인이 사라져 갈 때’ ‘기도가 태만해질 때라고 말한다. 결국 받은 은혜를 간직하지 못하는 일상이 지속될 때 죄에게 패하고 만다.


오래 전, 부흥회가 끝나고 집사님 몇 분과 대화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한결같은 고민은 부흥회 때 받은 은혜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길어야 여섯 달, 짧으면 두 주도 가기 전에 이전 상태로 되돌아간다고 했다. 그러자 어떤 분이 그럼 부흥회를 석 달에 한 번씩 하면 되겠네라고 했다. 필자도 부흥회 때 받은 은혜를 간직하기 위해 한 달에 서너 번은 주기적으로 기도원에 올라가 부르짖어 기도했다. 목 놓아 부르짖고 나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부흥회 때의 기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왜 받은 은혜를 간직할 수 없는 지를.



성도는 언제 은혜를 상실할까. 하나님을 망각하고, 세상을 바라볼 때이다. 불필요한 분주함과 경건의 습관을 하찮게 여기는 불경건한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하나님을 망각하는 순간 다른 무엇을 생각한다. 하나님을 열망하는 마음이 식어질 때 이미 세상이 그 사람이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요동치 않는 반석의 하나님을 의지적으로 신뢰할 때 은혜는 우리 안에 머문다.


일들을 붙들고 산 사람들은 일의 성패를 따라 요동하고, 사람에 매여 산 사람은 관계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인생의 동기인 사람은 어떠한 역경에도 요동하지 않는다.”(28)


어떻게 하면 은혜를 간직할 수 있을까? ‘회심의 반복적인 경험’(45) ‘머리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계속 가슴으로 내려오고 삶으로 표출’(57) 될 때, ‘성경을 사랑하고 말씀에 순종’(77)할 때이다. 의지적 결단으로 우리의 입술과 언어, 손과 팔의 움직임, 생각과 관념들을 하나님께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을 묵상’(99)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죄에 빠지면 일어나는 현상 중의 하나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경이를 상실하고 무덤덤하고 권태로운 삶으로 퇴행하는 것이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일상의 소재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설파하셨다. 하늘을 나는 새, 들의 풀과 꽃, 농부의 하루, 건축가의 생각과 장사하는 자들의 이야기는 하나님 나라의 메타포들이다. 하나님의 경이는 일상 속에 스며있으며, 하나님의 나라는 평범한 속에 숨겨져 있다. 은혜를 간직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상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누군가는 습관이 된 종교의식을 거부하려하지만 옳지 않다. 매일의 성경읽기, 하루를 시작하며 드리는 매일의 기도는 아름다운 습관이며, 하나님을 경험하는 아름다운 일상이다. 작지만 단단한 경건습관은 은혜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돕는다. 날마다 쌓아가는 성경 거룩한 지식과 평범한 일상의 순종을 통해 성화되어간다.


진리를 아는 참된 지식은 우리를 거룩하게 만든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경험적인 이해를 통해 가슴으로까지 내려와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우리의 본성은 변화되어 갈 것이다.”(149)


작지만 단단하고, 짧지만 깊이 있는 묵상 글은 경건을 사모하는 독자들에게 귀한 선물이 되리라 확신한다. 날마다 예수님을 닮아가고 싶다면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 김남준  | 출판사 : 생명의말씀사
판매가 : 13,000원 → 11,700원 (10.0%, 1,300↓)
은혜 안에 살던 신자를 은혜에서 멀어져 부패에 빠지게 하는 요인에 대해 바로 알고 지금 자신의 마음 안에서 그 위험한 부패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책!하나님께서 더 많이 은혜를 주시기를 바랄 뿐 자신은 은혜 안에 머무르기 위해 전혀 애쓰지 않는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의 손에 꼭 들려 주고 싶은 책!은혜에서 미끄러질 때, 거기서 길을 묻다.왜 우리는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을까? 은혜로부터 미끄러지게 하는 원인은 내 안에 있다. 은혜에서 물러나 부패의 위험에 놓인 이들에게 길을 찾게 하는 말씀의 빛!잔존하는 죄의 지배로 은혜의 샘이 막혀 방황하는 모든 이에게 이 100가지 질문 앞에 서 보기를 권…[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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