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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2) 간략하게 요약하라.

샤마임 201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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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

 

1. 그 책에 대해서 써라.

 

어떤 분은 자신의 서평을 서평도 아니고, 감상문도 아닌 곁길이라 표현했다. 이유인즉 정식적인 글도 아니고 글을 읽다가 다른 생각이 나면 곧바로 생각의 ‘삼천포’로 빠지기 때문이란다. 듣고 보니 참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 어떤 분의 서평을 읽은 적이 있다. 글쓴이에게는 참 미안하지만 그것은 ‘서평’ 아니라 ‘감상문’이다. 서평의 공식적은 틀은 없지만 암묵적인 법칙은 있다. 서평은 먼저 그 책에 대해 쓰는 것이다. 그 책을 쓴 저자나 줄거리, 책의 주제와 논지 등을 먼저 풀어내야 한다. 표지나 오타도 괜찮다.

 

그런데 책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현학적이거나 주변 잡기로만 쓰게 되면, 서평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분은 그 책에 대해 쓰기는 했지만 극히 일부분이고 자신의 감정과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만을 잔뜩 늘어놓았다. 글을 읽는 중에 내내 드는 생각은

‘도대체 그 책에는 무슨 내용이 있단 말인가?’

라는 궁금증이 파죽지세로 몰려들었다. 소위 서평 전문가들이 실수하는 부분이다. 서평을 다 읽고 나서 ‘그 책’은 남지 않고, 서평자의 ‘잡설’만 남게 된다. 이러한 글은 서평이 아니라 차라리 자기 생각의 글이라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결론, 서평은 '그 책'에 대해 쓰는 것이다.

 

2. 간략하게 요약하라

 

누군가는 서평에 대한 원칙은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서평에는 보이지 않는 일반적인 법칙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책의 전체적인 개요를 말해주는 것이다. 만약 소설책이면 3-4 문장으로 책을 줄거리를 요약해 주는 것이 좋다. 자기 계발서인 경우 역시 ‘이 책은 시간 관리를 위해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관리하라고 말한다.’등의 간략한 문장으로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어떤 서평은 이 책이 주장하는 논지나 결론이 무엇인지 전혀 알아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줄거리를 말해야 하는 이유는 어떤 곳에서 감동을 받았거나, 어떤 주장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는 등의 반론을 제기할 때 독자로 하여금 ‘감’을 잡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쓰라고 해서 한 페이지 전체를 요약한 것처럼 몽땅 줄거리를 쓰면 안 된다. 몇 줄이면 된다. 몇 문장으로 읽은 책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저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간단한 요약을 통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김훈의 <남한산성>을 표현한 것을 보자.

 

“소설가 김훈이 <현의 노래>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받는 민초들의 삶이 소설의 씨줄과 날줄을 이룬다.”(알라딘제공)

 

 

 

간략하면서도 소설의 내용과 흐름에 대하여 통찰력을 주는 문장이다. 한 예를 더 들어보자. 제롬 그루프먼의 <닥터스 씽킹>이란 책을 몇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암전문의인 제롬 그루프먼 박사가 각 전공분야 최고의 의사들과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자신의 환자 경험까지 덧붙여 만든 논픽션. 환자들이 직접 느끼는 증상보다 자신이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 통증을 과대포장해 설명하는 이 시대에 어떻게 오진의 함정을 피해 나아갈 것인지를 다룬다.”(알라딘 제공)

 

몇 문장으로 수백 페이지의 책을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요약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책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할 수 있다. 서평의 두 번째 방법은 책을 몇 문장으로 요약해 보는 것이다.

 

3. 자기 주관에 맞게 긍정하고 부정하라

 

서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다. 주체적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두 번째 단계를 뛰어넘어 저자의 의견과 주장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서평자의 소신을 밝혀야 한다. 예를 저자가 무상교육을 전학생과 모든 지방에도 확대해야 된다고 주장했다고 하자, 그럼 서평자가 그에 대해 긍정한다면 왜 긍정하는지를 자신의 의견을 첨부하거나 저자의 의견을 강조하면 된다.

 

‘저자는 ~한 이유로 무상교육을 주장한다. 필자는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한 전적을 찬성하며, 나 또한 그러한 이유로 어려움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반대한다면 왜 반대하는지를 자신의 논리로 소신 있게 적어 나가면 된다.

‘저자의 무상교육에 대한 생각은 전적으로 편견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만약 무상 교육을 실시하면 ~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한 이유 때문에 교육에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저명한 학자의 주장이나 실례 등을 예로 들어 논리를 보강해 주면 좋다. ‘*의 교육학 교수*는 ~의 이유로 무상교육의 허실을 주장했다.’는 식으로 하면 된다. 이처럼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부분에서는 작은 소논문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소설이나 에세이 등은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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