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질문하는 행복 / 김석년 목사
[서평] 질문하는 행복
김석년 목사 / 샘솟는기쁨
처음 김석년 목사의 글을 접했을 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난해한 글을 쉽게 풀어내는 재능은 차지하더라도 글 전반에 흐르는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과 사람을 아끼는 마음이 전도되어 왔다. 어디서 어떤 문장이 그랬는가 꼭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읽고 나면 자연스레 드는 생각이다. 김석년 목사의 책은 네 번째다. 고난 주간을 맞아 십자가에 대한 책을 찾다가 김석년 목사의 <십자가를 살다>를 발견하고 단숨에 읽어 나갔다. 글에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작년 여름이 끝나는 시기에 <질문하는 믿음>을 접했다. 맹목적으로 믿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는 내용이다. 중요한 주제를 다루는데 전혀 어렵지 않다. 명료하고 시원하다. 이것이 김석년 목사의 글이 주는 매력이다.
그리고 두 달 전 세 번째 책인 <질문하는 교회>를 접했다. 지금 한국교회의 핫이슈는 단연코 '교회론'이다. 길을 잃은 한국교회, 과연 무너질 것인가? 일어설 것인가? 교회를 다녀야 하는가? 그만두어야 하는가? 등등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서도 김석년 목사는 단호하다. 그의 대답은 명약관화(明若觀火) 하다. 바로 '교회가 답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대게 이런 교회 옹호론은 교회에 실망한 이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분노하게 한다. 그런데 김석년 목사의 답은 '아 그렇구나'를 되뇌게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은 바로 '사람다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사람다움, 즉 따뜻한 사람이기에 단호한 대답을 들어도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리라. 그리고 네 번째 책을 오늘 다시 접한다. 샘솟는기쁨에서 '질문하는' 시리즈로 출간되는 마지막 책인 '질문하는 행복'이다. 이것으로 김석년 목사의 '질문하는 시리즈'는 완성된다. 질문하는 믿음을 시작으로, 질문하는 교회, 그리고 질문하는 행복까지 달려왔다.
질문하는 행복은 시편 23편 강해집니다. 책의 주제는 표지에 고딕체로 강조하고 있는 질문, "예수 한 분으로 충분하십니까?"이다. 책의 마지막 문장이기도 한 이 문장은 행복을 쫓아가는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시금 예수가 누구인지 알게 한다. 교회 개척을 준비하면서 천국과 지옥을 수도 없이 오르락내리락한다. 20년 동안 순수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겨왔지만 지금에 돌이켜 보면 단 한 번이라도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은 것 같다는 가책이 든다. 진리라고 우격다짐하며 소리 높여 설교했지만 그 진리를 위해 나는 목숨을 걸었던 적이 있던가 스스로에게 물으면 '아니요 단 한 번도 없습니다'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누추하고 남루한 사역의 기억들이다. 또다시 교회를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답답한 마음을 가눌 수 없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교회론을 이야기하던 '질문하는 교회'에서 위안을 얻지 못하고 이 번 책에서 얻었다. 이것이 시편 23편의 위력이 아닐까 싶다.
'떠남'을 통해 나만의 사명을 얻었다고 한다.
"자기의 길을 걷는 자는 그 누구로부터 추월당하지 않는다."(6쪽)
전율했다. 살아야 한다. 잘해야 한다. 성장해야 한다. 갖가지 부담감으로 편하지 않았던 마음이 한순간에 눈 녹듯 사라졌다. 한 달 동안 교회 개척을 준비하며 가정 예배를 드렸다. 창조와 타락을 살피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창조하실 때 소명을 주셨으며, 그 소명은 각자에게 부여된 본성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즉 태양은 빛을 비치고, 구름은 비를 내리고, 벼는 벼 이삭을 내고, 물고기는 바다에서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숲 속 깊은 곳에 있는 산나리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본성을 따라 꽃을 피우며 여름을 알린다. 그렇다. 누구나 각자의 길이 있다. 소명은 비교할 필요가 없다. 아니 비교하면 안 된다. 나에겐 하나님께서 나에게만 부여한 소명이 있을 것이다. 마음의 소원을 따라 살아가야 한다.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내가 생각하고 꿈꾸었던 그 대부분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삶은 우회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전복하고 말았다. 나는 우왕좌왕했다. 누군가에도 말 못 할 어려움 때문에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지고 말았다. 어느새 입에서는 찬양보다 한숨이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나왔다. 어디로 가야 할까? 이곳일까? 아니면 다른 곳일까? 기도하고 고민하고, 또 기도하고 걱정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나를 인도하시는 선한 목자'(56쪽)라는 끔찍한 빨간 제목을 읽었다. 마음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걱정을 들고 있다 내려놓는 소리다. 그동안 기도하면서도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나의 기도는 'Show me your ways, LORD, teach me your paths.'(Psalm 25:4)였다. 그러나 지금도 주님께서 나를 인고하고 계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했다. 그러나 마음으로 믿지 않았다.
"우리가 눈먼 양처럼 그릇 행할 때에는 우리의 영혼을 위해 그토록 아까워하는 것들을 빼앗아서라도 강제로 인도하시는 것입니다."(59쪽)
난 이 문장에 '지금도'를 삽입하고 싶다. 주님은 우리가 길 잃은 양처럼 헤맬 때 인도하신다. 아니 인도하고 계신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명석한 분석력과 탁월한 비평적 사고가 아니라 이를 악물고 주님께 '순종하는 믿음'이 아닐까. 순종이야말로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는 제사가 아니던가?(삼상 15:22) 내가 만약 주님의 양이라면, 기꺼이 어떠한 상황 속에 있다고 할지라도 주님께서 인도하고 계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물론 여전히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어쩌면 기대했던 바와 정반대의 길로 갈지도 모릅니다. 자연히 불평과 원망, 좌절과 낙심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64쪽)
어쩌면 지금의 이 불안은 내가 하나님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내 힘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교만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읽어가는 동안 짐이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는 가벼움이 더해졌다. 아~ 여호와, 나의 주님의 이름. 자기의 이름을 위해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 나를 인도하신다. 그분이.
아! 좋다. 이 책. 지금까지의 책도 좋았지만 이번 책은 앞선 책들보다 배는 더 좋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감동스러운 이야기는 울컥하게 한다. 이 책은 어느 누구보다 방황하는 나에게 필요한 책이다. 고맙습니다. 김석년 목사님!
저자 : 김석년 | 출판사 : 샘솟는기쁨 판매가 : 12,500원 → 11,250원 (10.0%, 1,250↓) 시편 23편, 십자가 앞에 다시 서는 행복 수많은 크리스천에게 사랑받는 시편 23편을 통해 예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이 책은 오랜 시간 목회자이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저자의 신앙고백과 다름없다. 예수님 한 분으로 충분한 목회에 대하여건강한 목회, 예수님 한 분으로 충분한 목회를 위해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자는 개척정신으로, 소유와 소비가 신(神)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예수님 한 분으로 충분함에 대해 전하고 있다.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참된 만족과 행복이 예수 신앙 안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저자.[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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