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학과 신학자들] 데이비드 F. 포드
[현대 신학과 신학자들] 데이비드 F. 포드
데이비드 F. 포드는 캠브리지 신학부 흠정교수다. 버밍엄 대학에서 캠브리지 대학으로 왔다. 그는 현대신학에서 탁월한 저술가다. 필자가 알기론 우리나라에 이 책과 공문선에서 출간된 <신학이란 무엇인가?> 외에는 번역된 책은 없는 것으로 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2007년 이 책을 사면서 난 이렇게 적었다.
"난 이 책을 산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며 이 책을 통해서 얻게 될 많은 결과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7년 9월 17일 월요일. 양지 솔로몬
벌써 10년 전인데 아직도 끝까지 한 번도 읽지 못했다. 아니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신대원을 졸업하면서 신학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고, 굳이 복잡한 현대신학을 배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문득, 우리나라 교회의 수준은 딱 19세기가 아닌가 싶다. 그 이상은 설교할 필요가 없는 새로운 정보들이라.
번역자는 모두 네 명이다. 류장열, 오흥명, 정진오, 최대열. 이렇게. 아마도 1100쪽이 넘는 분량을 혼자서 번역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네 명이 뜻을 맞추어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번역해보면 한 명이 훨씬 편하다. 네 명이 번역하면, 번역하는 글자의 뜻을 맞추어야 하고, 문체도 비슷해야 한다. 특히 신학적으로 중요한 단어나 책의 주제를 나타내는 단어와 구절들은 네 명이 토의하고 합의한 상태에서 동일하게 번역되어야 한다. 이것이 같이 번역하면 어려운 점이다. 그래도 잘 한 것 같다. 역자를 대표해 글을 적은 오흥명은 이 부분을 언급한다. 또한 이 책은 직역에 가깝다.
거두절미하고 책으로 들어가 보자. 일단 이 책은 한 저작 아니다. 데이비드 F. 포드는 편집자다. 또한 데이비드 F. 포드는 서문을 썼다. 이 책은 내용보다 서문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서문을 읽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일반인들은 길을 잃고 말 것이다. 포드는 서문에서 신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개론한다. 포드는 슐라이어마허의 영향을 '막대한 것'이라 칭하고, 그를 '현대 해석학의 선구자'로 평한다.
헤겔의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슐라이어마허는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한 헤겔과 다르게 하나님의 초월을 강조한다. 슐라이어마허의 <신앙론>은 감정으로 신을 인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교양 있는 독일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일종의 변증서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후대에 신을 비인격적 존재로 상정하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글쎄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는 실존주의 아버지격이다.
20세기는 슐라이어마허의 반동으로 시작한다. 그 주동자는 바르트다. 유럽에서 바르트는 정통주의자이며 보수 신앙관을 가진 목사이며 학자다. 특히 로마서 주석은 새로운 성경 해석학의 시작을 알리는 핵폭탄이다. 유난히 초월을 강조한 바르트의 신학은 죄렌 키에르케고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바르트뿐 아니라 비신화화의 주인공인 불트만, 그리고 우리에게 가까운 틸리케까지 그 영향을 이어진다. 또 한사람 에른스트 트뢸취를 주목한다.
이 책은 현대신학자들의 사상을 연구한 것이다. 1부 유럽 대륙의 신학에서 '계시와 조화'를 다룬다. 이곳에서 로버트 젠슨은 '칼 바르트'를, 찰스 마쉬는 '디트리히 본회퍼'를, 존 웹스터는 '에버하르트 윙엘'을 개론한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한 인물과 그의 사상을 간략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중요한 책을 소개함으로 더 자세히 읽고자 하는 이들에게 안내서 역할을 한다.
가톨릭과 영국신학, 북미신학과 라틴아메리가, 아프리카, 아시아 신학까지 다룬다. 각 부의 주제별로 중요한 신학적 주제를 다루고 시대별로 정리한다. 아미 이 책 한 권이면 현대신학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23장 아시아 신학이 궁금해 들여다보니 각 나라마다 중요한 이슈를 다룬다. 한국은 아예 민중신학으로 제목을 정했다. 조지 기스퍼트-소치는 한국의 기독교 신앙을 어떤 의미에서 '스스로 전파된 것'(726쪽)으로 평한다. 이들의 관심은 한국교회의 성장보다는 신학에 중점을 둔다. '민중'에 대한 언급은 한국 내 사람들에게 언저리처럼 느끼지는 것이지만 외부인들에게는 독자적 신학 체계를 형성한 한국형 신학으로 평한다.
유익한 책이다. 전도사들이나 현대신학을 공부하려는 목회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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