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택,박현찬-한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한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임영택,박현찬
일단 대 환영이다. 좋은 책을 소개하고 탁월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책이라면 궁금해지는 건 당연하다. 내심 그 책을 읽으면 나도 그들처럼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없지 않다. 모두 14명의 인물과 그들이 영향을 받았던 책을 소개한다. 안철수, 마오쩌둥, 이병철, 정조, 정도전, 간디, 체게바라, 처칠, 제퍼슨 등 역사적으로 한 획을 그었던 인물들이다. 그들을 만든 책은 어떤 책일까. 사뭇 궁금증이 생긴다.
임영택. 박현찬 공저로 된 이 책은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인물의 한결같은 비결을 캐다 지독한 독서광이란 공통분모를 찾아낸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고 김영호 회장은 책의 능력을 진즉 알아 본 사람 중의 한 명이다. 독서는 소통이자 선생이자 친구이자 애인이며 자식과 같다. 책의 다양한 특성들이 있지만 사람마다 영향을 받는 방향과 특징이 다르다.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만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책은 사람의 작품이니 사람을 만나는 것과 일반이다.
안철수는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카는 역사를 정의하기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즉 역사도 소통인 셈이다. 과거 없는 현재 없고, 현재 없이 내일로 가지 않는다. 특별히 역사가 고귀하게 이어지려면 소통이 필요하다. 국가는 국민과 소통해야 하고, 리더와 팔로우도 소통할 때 힘을 한 곳으로 모르고 진정한 공동체를 이룩할 수 있다.
삼성을 키워낸 고 이병철 회장은 <논어>를 통해 배움의 열정을 죽기까지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회장은 아무리 바빠도 신입사원 면접에는 꼭 참석할 정도로 성실하게 임했다. 여러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저력은 '사람중심경영'에 있다. 유능한 인재를 뽑으려 노력했고, 유능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인재양성에 힘을 쏟는다.
마오쩌뚱은 <사기>에서 자기희생의 정신을 배웠고, 정도전은 <맹자>를 통해 사람을 얻어야 천하를 얻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교육의 혁명을 이룬 페스탈로치는 <에밀>에서 스스로 성취하는 것만이 자신의 것임을 배웠다. 특히 슐리만이 <일리아스>에서 평생 이룰 꿈을 가지고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간파했을 때 울림이 컸다. 사람마다 영향을 받는 책이 다르고 받는 방법도 다르다. 일평생 한 권의 책을 골라 두고두고 우려 볼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 아니겠는가.
프레이밍 효과는 먼저 어떤 영향을 받는냐에 따라 후에 따라오는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 되며, 앞선 영향의 지배아래 들어간다. ‘노인’이란 단어를 먼저 접한 사람은 ‘공원’을 들으면 보라매공원 같은 노인들이 장기 두는 곳으로 인식한다. 반대로 ‘연인’이란 단어를 접하면 ‘공원’은 연이들이 데이트하는 장소로서의 공원이 된다. 책도 이와 마찬가지다. 어떤 책에서 강한 영향을 받느냐는 다른 책을 그 영향아래 두게 하고,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에 의해 해석 당한다. 일상에 한 권의 책을 통해 영향을 받고 교육을 받는다면 그는 ‘그 책의 사람’이 된다. 한 권의 책을 선택하는 것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칠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쇠망사>에서 ‘잘 나갈 때가 조심할 때라는 교훈을 얻었다’(157쪽)고 한다. 자만(自慢)은 자만(自滿)되고, 마지막 자만(滋蔓)하게 되어 파멸로 떨어진다. 재상중심체제를 꿈꾸었던 정도전은 <맹자>를 통해 변화는 왕이 아닌 백성 중에서 현명한 자를 뽑아 정치를 해야 하나고 주장했다. 조선의 기틀을 잡은 정도전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여 죽을 날난 기다리는 고려말기에 천한 신분으로 태어났다. 신분적으로 혁명을 꿈꿀 수밖에 없었던 그가 <맹자>을 만남으로 시대를 변혁하고 인의(仁義)의 정치가 참임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한 권의 책이 이토록 처절할 수 있을까. 운명을 완전히 바꿔 버리기도 하고, 주마가편이 되어 혼돈(混沌) 속에서 방황을 끝내고 적진을 향하여 돌진하게도 한다. 책을 잘 골라야 한다. 어떤 책은 죽음으로 어떤 책은 생명으로 이끈다. 약함을 넘어 강함을 선물로 주기도하고, 무능함을 깨고 탁월함으로 나아가게 한다. 한 책의 힘이다. 그 한 권의 책을 가져야 한다. 바로 ‘그 책’The Bible을.
제목에 대한 불만이 있다. 또 나왔어? 이 제목을 보면서 스친 생각이다. 그렇다고 싫어서가 아니다. 대 환영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제목은 조금 거슬린다. 내용이 중요하지만 제목도 중요하지 않던가. 차라리 제목을 조금 바꾸었으면 싶다. 내용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선 훌륭하다. 제목이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지는 면도 있으나 식상(食傷)하다. 비슷한 책이 너무 많은 탓이다. [17살 나를 바꾼 한 권의 책],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1.2)], [20대에 읽어야 할 한 권의 책],[내 인생 한 권의 책] 찾아내려면 아직도 까마득하다. 출판사야 자극적인 제목을 찾아 튀고 싶은 마음이야 꿀떡 같겠지만, 이러한 제목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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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가져라. '그 한 권의 책을' 사람마다 영향을 받는 책이 다르고 해석이 다르다. 누군가는 막스의 자본론 때문에 지구의 절반이 붉은 색이 되었다고 농담처럼 이야기 한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 수백만의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했다. 한 권의 고른다는 것은 이처럼 고귀하고 위험한 것이다. 책을 소개하는 나에게도 그 책임을 회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 문득 이 책을 서평하면서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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