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서평] 질문하는 교회 / 김석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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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 질문하는 교회
김석년/ 샘솟는기쁨
교회란 무엇일까? 최근들에 필자가 고민하는 가장 큰 생각거리다. 생각을 넘어 고민이며 신앙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지만, 현재 가시적 교회를 보면 극히 절망적이다. 과연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현대의 교회들에게 고민하게 만들었을까? 목회자? 아니면 교인들? 아니면 다른 무엇?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시원치 않다. 이번에 출간된 김석년 목사의 Qseries2인 <질문하는 교회>는 <질문하는 믿음>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질문하는 믿음>이 믿음의 대상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질문이었다면 이번 책은 믿음의 터전인 교회에 대해 질문한다.
프롤로그를 읽어가다 섬뜩한 한 단어를 발견한다. '유물'이라는 그 단어는 교회가 소멸할 수 있다는 것, 역사와 함께 퇴락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한때 세상을 지배했던 공룡들은 화석으로만 볼 수 있다. 그들의 날카로운 이와 매서운 공격력, 아파트 수십층 높이의 거대한 몸집도 전시관의 와이어로 연결된 화석으로만 상상할 뿐이다. 만약 교회가 후대 사람들에게 '유물'이 되고, '화석'으로 발견된다면 어떻게 될까? 다행히 교회는 단 한 번도 유물이 되거나 화석이 되지 않았다. 아직도 문명의 흐름을 따라, 역사의 물줄기를 타고 생동적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성장하고 있다. 저자가 서초교회를 개척하면서 가진 고민이 이 책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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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4년 서초교회가 탄생된 이래 그리스도의 교회에 대한 나의 꿈, 헌신, 개혁의 고민과 몸부림 끝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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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본론으로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꿈' '헌신' '개혁' '고민' '몸부림'이란 단어들은 현재의 필자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모두 5장으로 나누었다. 1장에서는 세상의 희망인 교회를 논하고, 2장에서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교회 안에 충만한 그리스도를 다룬다. 세 번째 장에서는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교회를 다룬다. 4장은 '교회, 하나님의 나라인가?'라는 약간 난해한 주제를 다루지만 실상은 교회다움이 무엇인지 다룬다. 마지막 5장은 교회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열거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책을 닫으며 교회에 대한 희망을 적은 '에필로그'가 가장 감동적이다. 저자가 꿈꾸는 교회는 다섯 가지 회복을 소개한다. 주권성의 회복, 보편성의 회복, 거룩성의 회복, 진리성의 회복, 사명성의 회복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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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미' 실현되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다리는 교회'로서의 꿈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가 결코 세상의 물질적 풍요나 편안함 가운데 머물지 않고, 재림의 그날까지 더욱더 충성스럽게 교회됨을 실현하다가 부끄럽지 않게 일어나 즐거이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꿈입니다."(229-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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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회복은 이미 이 땅 가운데 실현되었지만, 또한 아직 실현되지 않는 아이러니다. 교회는 생명의 공동체다. 교회는 진리의 터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의 현현이다. 이것은 조직신학적 정의다. 하지만 교회가 가져야 할 가장 근본적인 기저이다. 고3 아들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교회를 나오지 못하게 한 권사님의 이야기는 마음이 무너지게 만든다. 독서실로 보내진 아들은 공부가 아닌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음주와 흡연을 일삼았고,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재수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새벽에 만취하여 차도를 횡단하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이한다.(39쪽)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고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믿음이 떠난 자리는 공터가 아니가 불신과 죄가 집을 짓고 그의 삶을 지배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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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교회 안에 그리스도가 충만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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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오히려 없는 것이 정체성이고 능력입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 이름 하나만으로 부요해지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 세상의 주류가 되기보다 많은 것을 나눠주고 비워내어 진정 예수님 한 분으로 충분한 마이너리티가 되어야 합니다."(70-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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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따라 산다는 것은 예수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내적으로 성령으로 거듭만의 체험이 필요하고, 외적으로 그리스도의 삶을 모방하는 제자도가 필요하다. 소유하기 보다 나누고, 자랑하기보다 사랑하고, 섬김을 받기보다 헌신함이 옳다. 가정보다 교회를 사랑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퇴보하는 신앙을 읽었다. 하지만 저자는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일방적 교회 섬김이 아닌 공동체로서 '함께하는 교회'이기에 가능한 주장이었다. 40대 폐암 환자의 죽음으로 무너진 가정을 교회는 책임졌다. 홀로 서는 것은 힘겨운 것이다. 그러나 '가족'이란 이름으로 교회가 세워지면 얼마든지 홀로서는 것이 무섭지 않다. 곁에 나 아닌 다른 가족이 잡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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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처럼 아픔과 죽음을 넘어 사람을 사랑하고 섬기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오직 하나, 교회 가족뿐입니다. 세상의 가족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 그 교회로부터 영생이 흘러나와 내가 살고, 가정이 살고, 민족이 사는 것입니다."(96-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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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년 목사님의 책은 어떤 면에서 보수적이다. 그런데 삶은 혁명적이고 생명으로 가득 차있다. 그는 진리를 하늘에 묶어 두지 않았다. 교회를 진리가 살아있는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질문하지 않는 진리는 썩는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되묻고 고민할 때 진리가 살아나는 법이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통하여 그리스도가 영원히 살아있도록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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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교회 개척에 대한 꿈을 꾸며 고민했던 부분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필자의 개인적 필요 때문인지 몰라도 바른 교회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준 덕분에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진리가 고이지 않도록 삶이란 시내를 통해 끊임없이 진리를 살아내도록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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