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묵상을 시작하면서
사사기 묵상을 시작하면서
사사기를 생각하면 몇 가지가 떠오릅니다. 사사들, 암흑, 정복 실패, 전쟁, 기드온, 삼손 등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가장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것은 죄의 사이클입니다. [죄-침략-부르짖음-사사들-구원]라는 일종의 5도 사이클입니다. 이 패턴은 사사기 초반과 결말을 뺀 중간 부분을 차지하면서 분량만으로도 거의 2/3에 해당합니다. 사사기의 시작은 여호수아의 정복 전쟁을 이어받아 각 지파가 흩어져 제비뽑은 땅을 정복하는 것입니다. 초반부에서 이것이 성공하듯 보이지만 2장에 들어서자마자 보김에 나타난 여호와의 사자로 인해 그들이 실패하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여호수아의 죽음이 다시 언급되고 여호와를 버린 ‘다른 세대’가 등장합니다.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의 사람들은 범죄의 사이클을 이어가다 결국 자멸하기에 이릅니다. 특히 사사 입다를 기점으로 심각한 내분이 일어나고 길르앗 동편과 서편이 보이지 않은 골이 생기며, 에브라임 지파를 중심으로 북쪽 지파가 세력을 형성하고, 남쪽으로 유다 지파를 중심으로 느슨하지만 연합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후대에 솔로몬 이후 르호보암과 여로보암 시대에 남북이 갈라지는 계기가 됩니다. 삼손이 사사가 되었을 때는 아무도 사사를 따르지 않게 되고 삼손은 홀로 블레셋과 대적합니다. 삼손의 죽음 이후 이스라엘은 거의 괴멸되다시피 하여 역사 속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17-18장의 미가의 제사장과 단지파의 이동은 약속의 땅을 떠나는 단지파의 무모한 여행담이 섞여 있습니다. 19장부터 마지막 21장까지는 레위 지파의 타락과 이로 인해 베냐민 지파의 몰락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사사기의 마지막 구절은 사사 시대의 모든 것을 보여 줍니다.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사사기는 왕정시대의 입장에서 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의 시작은 왕을 세움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왕을 부정하며 시작합니다. 사무엘은 이스라엘 장로들에게 분명히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삼상 8:7)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사사기의 실패는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오직 자신이 옳은 대로, 즉 자신이 왕인 시대였습니다.
사사 시대는 출애굽 시기와 왕정 시대 사이에 있습니다. 출애굽이 1446년에 있었고, 40년 후에 가나안에 입성하게 됩니다. 7년 가나안 전쟁을 치릅니다. 그 후 본격적인 사사 시대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다윗이1010년에 왕이 되고 사울은 40년 전인 1050년에 왕이 됩니다. 그러니까 사사 시대는 시대적은 1400년 경에 시작하여 사울이 왕이 되는 1050년까지의 350년 정도의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절묘하게 야곱의 가족이 애굽에 내려가 출애굽하기까지의 시간과 거의 일치합니다.
사사기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애굽입니다. 그들은 출애굽 하여 약속의 땅에 정착했지만 마음속의 애굽을 버리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고 온갖 우상을 섬기는 타락한 민족으로 퇴행하고 맙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 삶을 개혁하기보다 세상의 법칙을 따라 사는 편한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문제는 그들의 퇴행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이방 나라를 통해 징계한다는 것입니다. 모세를 통해 경고했던 일들이 그들에게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평안(샬롬)하기 위해서는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사사기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사람들의 실패 속에서도 끊이지 않으며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위해 새로운 사람들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구조
서론 1:1-3:6
본론 3:7-16:31
결론 17:1-21:25
사사기 강해1
정현욱 저
책이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책벌레이며, 일상 속에 담긴 하나님의 신비를 글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글쟁이다. 매일 성경 읽기와 묵상을 즐겨 한다. 필진으로 동참했으며, 그리스천북뉴스 편집자로 있으면서, 기독교 전문 서평가로 활동 중이다. 국민일보(마이트웰브)와 크리스천투데이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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