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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서평은 서평이 아니다.

샤마임 2018. 3. 15.

[서평 쓰는 법] 서평은 서평이 아니다. 



-좋은 글쓰기를 위한 서평 



부제를 '좋은 글쓰기를 위한 서평'을 적어 놓으니 제가 쓰고 싶은 글의 주제가 명확해 보입니다. 오늘은 몇 가지만 언급하려고 합니다. 예전에 어떤 분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냥 책을 읽으면 되는데 굳이 서평까지 읽고 또 책 읽을 읽어야 합니까?"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조금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책은 적게 읽는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이 한 달에 수십 권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5권 이상은 꾸준히 읽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잠깐 망설였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평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즉 그분은 이미 책을 고를 때 기준이 선명해 굳이 서평이 필요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기준에서 그런 표현을 한 것입니다. 그분의 요지는 '서평의 정체'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서평의 정체를 말하려고 합니다.  



서평이 뭘까? 사람마다 서평가마다 서평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기준이 다 다릅니다. 그만큼 서평의 세계는 넓고 복잡합니다. 그러나 몇 가지 큰 범주에서 설명하겠습니다.  



1. 서평의 목적 



서평이 뭘까요? 첫 번째는 단어가 자체가 말하는 책을 평하는 것이 서평입니다. 그래서 서평의 한자는 서평(書評)를 사용합니다. 



書 책 서, 책을 말합니다. 


評 꼻을 평, '꼻다'는 말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네이버 사전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찾아보니 흠을 잡다는 뜻도 있지만 대체로 '논평'하다는 뜻입니다. 어떤 것을 평할 때는 기준이 있습니다. 그 기준에 합하든지 부족하든지 과하든지 할 것입니다. 이것을 말해주는 것이 꼻을 평자의 의미입니다. 예전에 신하들이 임금을 '평'했다고 하죠. 그 평자입니다. 요즘은 '평론'에 의미가 가깝습니다.  





서평에 대한 정의는 여기까지 하고요. 첫 번째 목적은 그 책의 정체를 드러내 주는 것입니다. 즉 책이 가진 특징을 말합니다. 주제는 무엇이고, 논지는 무엇이고, 두께, 색, 문체, 가격 등등 온갖 것을 다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흠이 없다면 내용에 치중해야 할 겁니다. 이것이 첫 번째 서평의 목적입니다.  



두 번째 목적이 있습니다. 독자를 염두에 둔 서평입니다. 즉 책 자체도 말하지만 독자의 범주를 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리학 박사가 서평을 했는데 엄청 쉽고 재미있다고 해서 한 번 읽은 적이 있는데 고난도의 책이었습니다. 그분은 자기만 생각했던 것입니다. 물론 전문 서평가가 아니라 그런 것 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저로서는 약간 당황스러운 서평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서평을 읽을 때 서평자가 누구인지를 염두에 두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서평은 독자의 범주를 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서평을 읽는 사람이 마지막엔 판단해야 합니다.  



이것이 서평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자 목적입니다. 책이 어떻고, 누가 읽을 수 있는지를 말해 주는 것입니다.  



2. 서평을 어떻게 볼 것인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두 번째 제목입니다. 서평이 무엇인가의 핵심이죠. 저에게 질문했던 분의 의도는 서평이 왜 필요한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서평은 책을 평하는 목적보다 서평자 자신을 위한 것이다. 



저의 결론입니다. 서평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평자입니다.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의는 곧바로 첫 번째 서평의 목적에 위배됩니다. 서평은 독자를 위한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네 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서평은 일단 서평자의 것이고, 서평자의 생각이고, 서평자의 주관과 판단이 들어가 있는 '완성된 하나의 글'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평은 서평으로만 읽으면 안 됩니다. 서평자도 단지 책을 서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안 됩니다. 서평도 하나의 완성된 글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표지판이 있다면 표지판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안내합니다. 그러나 표지판으로서의 존재는 완성되어 있습니다. 서평도 마찬가지입니다. 서평도 하나의 완성된 글입니다.  



서평의 범주를 넓히면 작은 소 논문입니다. 책에 대한 서평자의 주관, 생각, 판단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딱딱하게 쓰면 논문에 가깝고, 부드럽게 쓰면 에세이 느낌이 강합니다. 서평을 서평으로 읽지 말고 에세이나 수필로 읽으면 어떨까요? 서평도 딱딱하게 쓰지 말고 에세이 형식으로 쓴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요즘 젊은이들은 에세이 형식의 서평을 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딱딱한 논지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강조되겠죠?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니 다시 여러 가지 질문들이 생깁니다. 일단 예전에 소개한 <서평의 종류>를 다시 읽기를 권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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