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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일침 / 송태근 / 국제제자훈련원

샤마임 2018. 12. 26.

묵'상'일'침

송태근 / 국제제자훈련원


[이 글은 이 번에(2018,12)에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출간된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을 서평한 것입니다.] 


카이로스의 기적은 크로노스의 일상을 딛고 있다

 

묵상하다는 히브리어 하가다라는 단어의 원의는 중얼거리다는 뜻이다. 불교와 유교적 전통에 깊은 영향 아래 있는 우리나라는 묵상을 종종 침묵이나 소리 없는 사색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히브리적 전통에서 묵상은 입술을 벌려 여호와의 말씀을 되뇌며 반복하여 계속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소리 내는 것이 과연 묵상에 도움이 될까? 최근 적지 않은 학습법을 연구한 학자들은 소리 내기가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입술로 반복적으로 중얼거리는 행위는 전두엽으로 생각하고, 입술로 말하고, 귀로 듣는 삼중적 경험을 제공하여 더 깊은 앎으로 이끌어 간다고 한다.


[자식을 잡어먹는 크로노스(고대 그리스어: Κρόνος Krónos)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들의 배역을 방지하기 위해 자식들을 잡아 먹는 크로노스. 그러나 그는 결국 가야할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아들인 제우스에게 쫓겨 난다. 영어로는 Cronus로 표기한다. 아버지는 우라노스(하늘을 뜻함)이며 어머니는 가이아이다. 어머니와 합세하여 아버지 우라노스를 쫓아낸다. 결국 자신도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아들들에게 쫓겨난다. 농경 신이었던 그는 축축된 후 더메테르가 농경신으로 등극한다.]

 

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이란 사자성어를 떠오르게 한다. 일침(一針)이란 듯 역시 침과 같은 예리한 언변으로 다른 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는 관용적 표현이 아닌가. 그렇다면 묵상 일침은 어떤 의미일까? ‘흔들리는 마음을 한곳에 잡아놓는 힘이란 부제가 말하듯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집중하도록 이끌어 주는 교훈이라 할 것이다. 그동안 <디사이플스>에 기고한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인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핵심은 묵상이며, 묵상을 사모하고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듬직한 교훈들로 가득하다.


 

크로노스가 배제된 카이로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충고는 묵상이 평범한 일상의 맥락이어야 함을 말한다. 기회는 조류가 바뀔 때라는 의미의 라틴어에 왔다고 한다. 저자는 하나님의 친밀한 교제가 있다면,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15)고 말한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라는 평범한 일상이 기회를 보게 하고, 잡게 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은 성도만이 생명을 살리는 거룩한 헌신을 감다 할 수 있다’(56)는 조언도 생각해 보자. 결국 하나님의 말씀에 천착(穿鑿)하는 삶이 전제되지 않는 사명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닐까? 저자는 이렇게 일상이란 크로노스와 기적과 사역이라는 카이로스를 하나로 묶는다. 크로노스 안에 카이로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짧지만 명징하고, 단순하지만 깊은 묵상의 일침이 가득하다. 신년에는 이 책을 읽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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