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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끄엘륄의 서구의 배반 / 박건택 옮김 / 솔로몬

샤마임 201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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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배반

자끄엘륄 / 박건택 역 / 솔로몬




굉장히 특이한 책이다. 출판사가 솔로몬이라는 점, 칼빈 전공인 박건택 교수가 번역했다는 점. 엘륄은 칼빈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이다. 뭔가 이상하고 어울리지 않는 적과의 동침이다. 박건택교수는 칼빈 전공이지만 프랑스 유학시절 자끄엘륄을 통해 영적 회복을 경험했다고 한다. 칼빈이 폐쇄적 세계관이라면 엘륄은 열린 세계관을 견지한다. 



책의 핵심은 이렇다. 서구는 이성과 합리를 의미한다. 서구의 배반은 이성의 지배를 받은 서구를 이성을 버리고 서구가 침략하고 무시했던 제3국 예를 들어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이성의 도움으로 부강하게 된다. 부강한 제3국들이 서구를 지배하게 된다는 아이러한 이야기다.


엘륄은 샤르트르와 다른 삶을 살았고,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폴 리쾨르와도 다르다. 기존 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는 점에서 기존이 실존주의 영향을 수용하지만, 사회를 긍정적으로 희망했다는 점에서 실존주의의 허무성을 배격한다. 희망은 다시 리쾨르와의 조우를 이루지만 다시 갈라진다. 엘륄은 이론이 아닌 실천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론이 삶이고, 삶이 그의 학문 체계였다. 


서구의 배반은 이률배반적인 서구인들을 비판한 동시에 과학문명을 지향하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는 비판서이다. 그럼 엘륄은 무엇을 희망하는가. 사람이 희망이다. 진보의 몰락을 서구의 배반 제2부라 할 수 있다. 다. 진보를 보수를 몰아내고 혁명을 완성하다. 지배체계가 되면서 진보는 사라지고 보수가 된다. 그러니 진보는 다시 옛진보가 타도하려는 보수다. 보수가 진보가 되고, 진보가 보수가 된다. 서구의 몰락은 이러한 아이러니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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