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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이해쓰기, 세움북스 편집부, 권율 번역 및 해설 / 세움북스

샤마임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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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이해쓰기
세움북스 편집부, 권율 번역 및 해설 / 세움북스

글쓰기를 지도하는 한 사람으로서 필사의 소중함을 말로 다하기를 힘들 것 같습니다. 필사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적 훈련입니다. 코로나 이후 교회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성도들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며 만들어낸 대안이 '성경 필사'입니다. 그동안 필사는 글쓰기를 배우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만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책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우리는 필사야 말로 인류의 역사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입니다. 

중세 수도원의 주 수입이 성경과 기독교 고전 필사라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 것입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발명으로 인해 필사가 사라졌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불과 100여 전 우리나라는 책을 필사하여 고가에 팔았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유럽 또한 인쇄술이 보편화 된 것이 절대 압니다. 책이 저렴하게 출간된 계기는 PC로 작업하여 인쇄하게 된 이후입니다. 그러니까 그 전까지는 책이 엄청난 고가였으며 함부로 구입할 수도, 소장하기도 힘든 사치품이었다. 이러다보니 책을 필사하여 판매하는 사람들이 의외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필사는 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케케묵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사는 책을 출간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이번에 세움북스에서 ‘이해 쓰기’라는 시리즈는 쓰기 성경과 교리 쓰기를 출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어린이 소요리문답 이해 쓰기>와 <로마서 이해 쓰기>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번 달에 세 번째 책으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 이해 쓰기>를 출간했습니다. 앞선 두 책은 김태희 목사가 해설을 달았고, 이번 책은 권율 목사가 수고했습니다. 권율 목사는 2018년 <원문을 그대로 번역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집을 출간한 바 있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에 대해 박식한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공을 살려 해설을 추가함으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해설은 극히 적고 축약된 형태입니다. ‘쓰기’에 집중하기 위해 최대한 간소화 시켰기 때문입니다.

 



작가들은 위대한 작가의 문체를 배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필사합니다. 필사는 단순히 글을 옮기는 것을 훨씬 뛰어 넘습니다. 본 저자의 정신과 문장력까지 흡수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을 필사함으로 우리는 당시의 정신을 경험하며 그들의 의도를 체득할 수 있습니다. 저도 시간을 내어 필사했습니다. 처음 글쓰기를 배울 때 책을 엄청나게 읽기도 했지만 그중에 정말 좋은 책이나 문장은 스프링 노트에 그대로 필사했습니다. 이사를 자주해 어느 박스에 들어가 있는지 찾을 수 없지만 대력 20권이 넘을 것입니다. 물론 노트에만 필사하지 않고 최근에는 노트북으로 옮겨 적습니다. 노트북으로 옮겨 적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손으로 필사하는 것과는 비할 바가 아닙니다. 마음가짐 자체가 다릅니다.

글을 토씨하나 옮겨 적으니 마음도 차분해 지고, 하나님을 가르치고자 힘겹게 싸웠던 청교도들의 열정이 전해 오는 것 같아 경건함마저 듭니다. 원문은 1658년 인쇄판이며, 한글번역은 권율목사가 직접 한 것입니다. 영어가 고(古)어체이기 때문에 약간 어색한 감이 느껴집니다. 차리라 최신 영어로 수정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살짝 듭니다.

하여튼 참 유익한 책이 또 출간되어 여간 기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기독교 고전 중에서 명문장을 골라 필사할 수 있도록 해주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듭니다. 현재 성경 필사는 많은 출판사에서 이미 다양한 버전으로 출판되었기 때문입니다. 경건 서적의 아포리즘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압니다. 교회와 성도들에게 유익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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