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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과 기고글]/크리스찬북뉴스

에베소에서 보낸 일주일

by 샤마임 2021.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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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에서 보낸 일주일

데이비드 드실바 / 이여진 옮김 /이레서원

AD70년 예루살렘은 로마의 디토 장군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러나 유대인들을 포기하지 않고 2차 3차 전쟁을 일으켰다. 운이 나빴던 것일까? 하나님 여호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버린 것일까? 이스라엘은 결코 예루살렘을 회복하지 못했고, 2000년의 방랑 생활이 시작되었다. 유대인들은 소아시아로 로마로 북아프리카로 흩어졌다. 유대인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은 유대인들의 운명과 같이했다. 아니 더 잔혹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기독교가 로마의 공식 종교로 인정받기 전까지 말이다.

1세기 말 학자들은 기독교인들의 인구를 약 200만 정도로 추측한다. 확인할 수 없지만 여러 정황들은 충분히 그럴 것이라 추측하게 만들어 준다. 120명의 작은 제자들의 무리가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아 200만이 되었다는 것은 가히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세상의 그 어떤 교회도 그렇게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한 적은 없었다. 놀라운 것은 1세기 말, 그러니까 요한계시록이 기록된 당시 교회는 로마로부터 엄청난 핍박과 박해 속에 놓여 있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었다. 초대교회사를 배우면 다양한 주제 또는 사건들을 접한다. 이단과 교부, 로마제국의 핍박은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니까 초대교회가 폭발적 성장을 가져왔던 1세기 말은 로마 황제들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이 이미 시작되었고, 점점 드세지고 있었던 때이다. 특히 2차 핍박 때부터는 황제 숭배 사상이 강력하게 등장하면서 이전과는 또 다른 국면을 가져왔다. 기독교 공동체는 논쟁과 갈등이 빚어졌다. 황제 숭배를 우상 숭배로 보고 배격할 것인지 아니며, 일종의 국가의례로 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논쟁 너머에는 세상을 향한 기독교인들의 다른 해석이 논쟁의 불씨가 되었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타협파와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신앙만을 지켜야 한다는 강경파의 주장이 대립하고 했다. 이 책은 이 갈등을 화두로 삼아 박식한 1세기 말의 에베소와 소아시아 지역의 맥락 속에서 소설화 시킨 것이다.

과연 황제숭배를 하면서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섬길 수 있을까? 이러한 논쟁은 4장에서 니콜라우스와 디오도토스의 논쟁에서 첨예하게 대립된다. 니콜라우스는 버가모 출신의 기독교인이며 버가모의 아우구스투스와 로마 속주 신전의 하급 사제이다. 그는 그리스도를 섬기면서 동시에 황제 숭배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다. 그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인들의 영향력이 커져 복음 전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중요한 명예와 기회가 여러분의 형제 앞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아민타스의 위상과 지명도가 올라가고 인맥이 넓어지면, 이 모임에 있는 모든 이들을 도울 역량도 커집니다. 그리스도를 전할 때 아민타스에게 마음을 열게 될 다른 이들도 물론이구요.”(185쪽)

니콜라우스가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186쪽)기 때문이다. 즉 아무것도 아닌 것에 절을 한다 하여 그것이 우상숭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디오도토스와 더메트리우스 등은 황제 숭배를 우상 숭배와 같은 것으로 여기며 반대했다. 니콜라우스는 물러서지 않고 자신이 황제 신전의 제사장으로 있음으로 인해 ‘버가모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참으로 관용의 씨를 많이 뿌릴 수 있었다’(187쪽)고 주장한다. 모임의 장소를 제공한 아민타스는 니콜라우스의 타협과 반대파의 ‘사랑 없음’(193쪽)에 마음을 아파한다. 결국 이러한 갈등은 요한의 편지(요한계시록)가 도착하면서 일단락된다.

이 책은 에베소에서 보낸 일주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명징하지 않다. 그러나 굳이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전반적으로 속도감은 낮은 편이지만 1세기 말의 다양한 사건과 고고학적 발굴 이야기는 읽는 내내 흥미를 돋운다. 로마 제국 하에서 에베소는 서머나와 버가모와 더불어 로마 속령 중에서 가장 큰 도시다. 항구도시였던 에베소는 많은 물량이 오가는 상업의 중심지였다. 22만 명 정도의 인구는 당시로서는 거대한 도시에 속했다. 에베소는 아르테미스(아데미)를 주신으로 섬겼고, 서머나와 경쟁하며 황제숭배의 중심으로 군림한다. 아우구스투스 신전이 두 개나 건립될 정도였다. 이러한 에베소의 고고학적 자료들을 중간중간에 배치하여 적지 않은 에베소의 정보들을 제공한다.

핍박과 회유 사이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은 각다분하다. 이러한 심리를 소설을 통해 세밀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세밀함은 종종 길을 잃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소설로서의 가치보다는 1세기 말의 에베소 풍경과 문화, 정치적 상황을 세밀하게 알게 된다는 뿌듯함이 더 강하게 일어난다. 풍부한 고고학적 자료와 섬세하게 그려낸 신앙의 색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다. 한 번 읽기가 아쉬워 다시 읽기 위해 책상 바로 앞 책장에 꽂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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