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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주님과 동행하십니까?

샤마임 2017. 10. 11.

[독서일기] 주님과 동행하십니까?

20171011일 수


벌써그렇다벌써 수요일이다아니 10월 11일이다생존의 절박감 때문인지 하루하루 가는 것이 두렵고 떨린다아직 버틸 여분의 힘이 있기는 하지만 하루하루 파죽지세로 밀려오는 시간은 결코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통장에 얼마 남지 않는 잔고는 나로 하여금 초월적 존재를 기억나게 한다아침 마마 엉덩이를 높이 지켜들고 하나님께 드리는 어설픈 기도는 살아 있음을살고 싶음을 아뢰는 것이다그래서 감사하다아직 남루하지만 감사할 마음까지는 잃지 않았기에어느 바닥까지 내려가할지 모르겠지만 그대로 살아있음에 감사하자몇 곳 넣지도 않았지만 사역지를 알아보고 넣은 곳들에서 연락이 없다많은 이유들이 있겠지그래도 지금 여기에 존재함으로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2주 만에 시골집에 다녀왔다. 가을이 밥이 없다. 마음이 어찌 그리 아픈지. 아내는 물을 새로 갈아주고 사료를 잔뜩 넣었다. 작은방에 들어가 글을 쓰기 위한 책들을 챙겼다. 이번에도 드렁크 가득이다. 창고 서재실에 들어가 몇 십 권을 더 넣었다. 아직 가져가야 할 책이 산을 이루지만, 양산 집은 점점 책들에게 점령 당하고 있다. 담쟁이처럼 야금야금 좀 다란 방을 점령해 나간다. 얼마 후면 책들이 우리를 쫓아낼 지경이 될지도.

양산 집에 들어와 책을 정리하니 한 벽을 가득 책인다. 가져온 삼단 책꽂이를 세워 책을 넣었다. 책을 벽에 세워도 잉여 도서가 바닥에 뒹군다. 하는 수 없이 이중으로 책을 쌓았다. 들어오는 입구 왼쪽에 하리만 큼이 책이 쌓여있고, 오른쪽에 삼단으로 무릎 높이까지 책이 쌓여있다. 이제 이 벽까지 이중으로 쌓아 올려지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방이 책 숲으로 변할 날은 그리 멀지 않은 것이다. 아이들은 오늘도 투덜거리며 책을 날랐고, 제발 책을 팔아 생활비를 만들라고 협박성의 아우성을 쏟아 낸다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의 <주님과 동행하십니까>를 꺼냈다. 그런데 동일한 제목이 보인다. 다른 책인가 했는데 동일한 책이다. 하나는 구판으로 1990년 초판본으로 199218쇄 판이다. 가격은 놀랍게도 3,200. 좀 더 새로운 책은 2006년 개정판이다. 정확한 통계를 구할 수 없어 가늠할 뿐이지만, 이 책은 적어도 3만 원은 팔린 책일 것이다. 내가 시골에서 다시 부산에 올라와 주례 교회에 출석할 때 담임목사님이셨던 이인건 목사님이 설교 시간에 종종 인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많은 교인들이 이 책을 구입해 읽었다. 청년들은 이 책을 읽고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가격도 3,200원에서 10000으로 올랐다. 현재도 인터넷 서점에는 개정판이 12000원에 팔리고 있다.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에게 매료된 독자라면 이 책과 더불이 <제자입니까?><진정, 신자입니까?>를 기억할 것이다. 다른 책도 많이 있지만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의 삼 종 세트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 나도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제자입니까?>는 당시로서 혁명적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주님과 동행하십니까> 역시 첫 장을 시작하자마자 그 놀라운 예화를 끄집어 낸다. 어떤 목사는 그것을 '젖병 목회'라고 불렀다. 첫 장은 '만년 갓난아기 신자'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 교회들 가운데는 수년 동안 설교를 꼬박꼬박 들었는데도 처음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 하나하나를 돌봐 주어야 합니다. ... 기저귀.. 토닥토닥... 파우다... 우유가 너무 뜨겁지 않은지... 주님은 우리를 십자가의 군병들이라고 하셨지만 ... 교회들은 ... 산부인과 병원처럼 보입니다. ... 수적으로 증기하고 있는 우리들의 교회를 바라보며 ...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 사랑이 없는 백 명의 성도들이 여전히 사랑이 없는 성도 이백 명을 늘어났다는 것은 뒤룩뒤룩 비계살이 쪘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건 성장이 아니라 비만이다. 성장이란 생명의 결과이다.(11) 교리는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13) 몸으로 살아내는 진리가 생명이고, 실천된 교리가 참 교리다. 그러니 주님과 동행한다는 말은 삶으로 주님의 길을 밟고 뒤따라 가는 것이다. 난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 목사의 삶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는 현재 은퇴한 후 초정을 받아 여러 곳에 강연을 한다고 한다.

문득, 동행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싶다. 동행은 말 그대로 함께 걷는 것이다. 함께 걷는 것은 마음으로서 하나, 방향으로서 한 곳, 행동으로서 유사성을 내포해야 한다. 유사성이란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길을 걷는 행위의 동질성을 뜻한다. 즉 동행은 한 목적을 가지고 두 사람이 한 길을 걷는 것이다. 성경에서 '동행'이란 말아 자주 등장한다. 에녹이 그랬고, 노아가 그랬으며, 아브라함 역시 동행했다고 나온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어찌 동행할 수 있을까? 성경은 동행이란 단어를 종종 '순종'으로 치환시킨다.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 출애굽 때에 이스라엘은 구름 기둥이 가면 가고, 서면 섰다. 가라면 가고, 서라면 서는 것. 주님께서 가시면 나도 가는 것. 주님께서 서시면 나도 서는 것. 그것이 동행이다. 동행은 순종이자, 우정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을까? 생존의 절박감 속에서 동행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하다.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모호하거나 분명하지 않는 것보다. 분명하게 드러난 명백한 말씀에 먼저 순종해야 한다. 사랑하라 할 때 수많은 변명의 여지가 있어도 순종해야 하고, 거룩하라 할 때 갖가지 필요가 우리를 필요로 할지라도 욕망을 절제해야 한다. 동행은 갖가지 수식어가 붙는 교묘한 단어이다. 그러나 동행하기 위해 먼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분명하다. 좀 더 사랑하고, 기도하자. 그렇게 살자.

 

주님과 동행하십니까
국내도서
저자 :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Juan Carlos Ortiz) / 김병국역
출판 : 바울 200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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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신자입니까
국내도서
저자 :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Juan Carlos Ortiz) / 탁영철역
출판 : 만나 200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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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입니까
국내도서
저자 :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Juan Carlos Ortiz) / 김성웅역
출판 : 두란노서원 200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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