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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 가는 길, 김병완 / 세움북스

샤마임 202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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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 가는 길

김병완 / 세움북스

교회로 가는 길

 

개척교회 이야기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아프다. 아프지 않은 인생 없다지만 교회를 개척하고 생존과 목회를 위해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목사들처럼 아픈 이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교사들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 하지만 개척교회의 목사의 똥은? 말해서 무엇하리. 책은 두껍지 않고 내용도 쉽다. 독하게 마음먹고 읽으면 30분이면 읽을 책이다. 하지만 텍스트 너머의 눈물과 아픔과 배신과 걱정은 당사자가 아니면 도무지 읽을 재간이 없다. 책을 읽다 문득 다윗과 요나단의 주만 바라볼찌라’의 가사가 생각이 난다.

 

하나님 사랑의 눈으로,

너를 어느 때나 바라보시고,

하나님 인자한 귀로써,

언제나 너에게 기울이시니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 주시고,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너는 어느 곳에 있든지 주를 향하고,

주만 바라볼찌라.

 

너의 작은 신음목에 걸린다. 글은 밝고 그런대로 유쾌하며 긍정적이다. 그러나 제대로 읽으려면 자판을 두드리며 홀로 흐느끼는 저자의 신음소리를 들어야 한다. 김관성 목사의 추천사에 이런 글이 보인다.

 

여기, 세상적으로 의지하거나 기댈 것이 전혀 없는 한목회자가 자신의 별것 없는 인생이 어떻게 우리 주님께서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와 연결되고, 그 교회를 세우는 재료가 되는지를 증언하는 책이 나왔다. 그의 눈물, 그의 좌절, 그의 실수, 그의 자각, 그의 소박한 일상을 주목해 보라.”

 

깜짝 놀랄 만큼 책에 대한 평가이다. 이 책은 거의 연대기적 서사로 이어진다. 개척 이전과 준비 과정, 그리고 개척의 과정 중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잔뜩 포개어 있다.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가슴 아프게 다가온 건 ‘족근골융합’이란 의학용어다. 복숭아뼈 아래가 튀어나온 병으로 수술하면 어느 정도 회복은 되지만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병이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후의 이야기들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기에 딱 좋지만, 저자는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애써 참고 있다. 물론 그 사실 자체가 불행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려면 행간에 숨어 있는 저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기야 직접 교회를 개척해 보지 않고 어찌 알겠는가. 인간은 그 누구도 타인의 아픔을 모른다. 타인이 지옥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담의 피를 물려받은 타락한 인간이기에 영화에 이르기까지 우린 타인의 아픔에 무지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성령이 우리의 마음을 만져 주지 않는 한 말이다.

 

목회 성공이란 표현은 폭력적이란 느낌이 든다. 목회의 성공과 실패의 기준을 잡다는 것도 그렇지만 대체로 목회 성공을 사람의 인원으로만 제한하려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개척교회는 개척교회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사명이 있다. 물론 언제나 개척교회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척교회는 중대형 교회가 감당하지 못하는 세밀함과 친밀함이 존재한다. 저자는 이것을 충실해 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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