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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과 기고글]/크리스찬북뉴스

고대문학의 렌즈로 보는 성경, 마셜 존슨 / 차준희 옮김 / 이레서원

by 샤마임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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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문학의 렌즈로 보는 성경

마셜 존슨 / 차준희 옮김 / 이레서원

 

이레서원의 책들은 기본기가 탄탄하다. 특히 성경 신학적 집착이 양질의 신학 서적을 출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특정 소수의 전문가만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성경을 깊이 알고자 하는 일반인들과 신학도들에게 충실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번에 출간된 <고대 문학의 렌즈로 보는 성경>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도 성경을 읽다 보면 21세기 관점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표현들이 종종 등장한다. 다양한 장르에 대한 이해나 독서법을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성경은 다양한 문학적 장르를 사용하고 있어서 문학 장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는 성경이 전달하고자 하는 원의(原意)의 맛을 느낄 수 없다. 시를 산문으로 읽거나, 잠언을 법적으로 읽게 된다면 충분히 원의를 왜곡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의 독특성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성경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성경은 다양한 관점에서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일차 독자’(17쪽)에 어떤 의미가 지녔는가이다. 장르보다 먼저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성경은 일차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과 신약의 성도들에게 주어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구약성경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강조들은 아래와 같다.


⦁하나님의 유일성
⦁하나님께서 모세와 백성과 더불어 체결하신 언약
⦁하나님의 율법(토라)을 향한 충성
⦁하나님의 한 백성
⦁예루살렘 성전의 중앙 집중화
⦁약속의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누릴 미래에 대한 다양한 희망들(22쪽)


이러한 일관성과 통일성은 성경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기록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약도 구약처럼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전히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구약의 중심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신약의 중심 주제는 ‘예수’이다. 다양한 가르침과 교훈이 엮여 있지만 모든 신약성경은 일관되게 예수를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우선 신약성경의 모든 부분이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예수이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저자들은 예수께서 말씀하셨던 바에 대해 자신들이 기억하고 있는 내용을 권위 있는 것으로 수용했다. 그리고 그분의 죽음에 대한 여러 전승을 전부 보존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하나님께서 예수를 죽음에서 부활시키고 하늘로 올리셨다고 믿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스도교 교회의 탄생은 바로 부활 신앙의 등장과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다.”(25쪽)


신약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인물이 예수라면,  중심 화두는 부활이다. 즉 부활하신 예수에 대한 신앙이 신약교회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성경 문학은 일반문학 장르처럼 읽을 수 없다.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가피하게 구분될 필요가 없는 성경은 신구약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지혜문학 속에 구약의 잠언과 욥기, 전도서를 언급하면서 동시에 신약의 야고보서를 포함 시켰다. 묵시 문학에 구약의 다니엘서와 신약의 요한계시록을 함께 묶었다. 그러나 예언 문학은 오롯이 구약에만 속하면, 복음서 문학 또한 신약의 전유물이다.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부분은 제6장의 ‘생활 규범: 법 모음집’이다. 저자는 이곳에서 구약성경의 법을 살펴본 후 신약의 법 전승을 탐색한다. 물론 개론서이기 때문에 세밀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꽤 유익한 정보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마태 공동체는 신명기 증인에 과한 규범을 차용하여 신자들의 삶을 규정했다. 신약은 구약의 계승인 동시에 단절이다. 계승과 단절이라는 극단의 의미를 적절하게 살려내기 위해서는 구약에 근거하되 새로운 해석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은 민족과 전통의 다양성이 교회 안에 상존했기 때문이다.

제3장 예배를 위한 시에서도 구약의 인용들은 통해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태초부터 함께 하셨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약전통 계승은 신약의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에 대한 숭배 사상을 충분히 각인시켰을 것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적은 양 때문에 적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더 많은 예시와 해석이 곁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절로 든다. 그리 길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 동시에 단점이다. 평범함을 넘어 성경을 깊게 읽기를 시도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개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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