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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성의와 성진으로 공부하라.

샤마임 2011. 9. 25.
다산은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이렇게 권면한다.

[기년아람]을 나도 처음에는 좋은 책이라 생각했는데 요즈음 자세히 읽어보니 소문처럼 좋지는 않더구나. 대충 내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책을 지은 본래의 뜻이 해박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자랑하려는 것이지 실용과 실리에 도움을 주려는 데 있지 않고, 일관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 기록이 번거롭고 간단 명료함이 부족하여 산만하기만 하더라. 


기년아람은 조선 영조 때 이만운 이덕무 등이 지은 역사책이다. 다산은 이 책을 처음을 읽고 괜찬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좋지 않는 책이라고 말한다. 기준은 글쓴이가 자기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함이지 실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명료하지 못하고 산만하기까지 하다고 폄하한다. 이러한 다산의 글을 보년 그가 얼마나 실용적이고 서민의 삶을 생각했는지를 알게 된다. 다산은 고지식한 조선의 선비가 아닌 서민을 위해 존재하는 지식인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다산는 자녀들에게 이렇게 공부할 것은 권면한다.

이후로는 모름지기 착한 마음을 불러일으켜 [대학]의 성의장과 [중용]의 성신장을 벽에다 써붙이고 크게 용기를 내 굳건히 딛고 서서 빠른 여울물에 배를 타고 올라가듯 성의공부에 힘써 나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성의공부는 모름지기 먼저 거짓말하지 않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마디 거짓말하는 것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큰 죄가 되는 것으로 여겨야 하니 이것이 성의공부로 들어가는 최초의 길목임을 명심하거라.

 
그럼 여기서 다산이 아들에게 권한 [대학]의 성의장을 조금 살펴보자. 성의장은 대학을 저술한 주희가 평생토록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최후까지 매달린 부분이다. 주희는 대학에서 사람들에게 스스로 속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그 근본을 미루어 본다면 반드시 격물치지에 힘을 쓰는 경지가 있은 다음에 이치가 밝아지고 마음이 한결가티 되어 발현되는 것이 자연히 진실해 진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생각들이 일어나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아래는 [대학] 성의장의 전문이다. 홍익출판사의 김미영이 번역한 것을 그대로 실었다. 

1."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악을 싫어하기를 마치 악취를 싫어하듯이 하고, 선을 좋아하기를 마치 예쁜 여자를 좋아하듯이 하는 것, 이것이 스스로 흔쾌히 선을 행하고 악을 제거한다고 하는 의미읻.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을 때에 신중하게 행동한다."


2."소인은 한가롭게 지낼 때는 거침없이 불선을 행하다가 군자를 보면 그런일이 없었다는 듯이 자신의 불선함을 가리고 자신의 선함을 드러낸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렇다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이것은 진실로 '마음 속에 있는 것은 밖으로 드러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을 때에도 신중하게 행동한다."


3."증자가 사방에 눈이 있어 자신을 지켜보며 사방에 손이 있어 자신을 가리키고 있으니 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라고 하였다."


4."부귀함은 자신의 집을 호화롭게 꾸밀 수 있고, 덕은 자신의 몸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 마음이 넓으니 몸이 편안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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