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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지식 습득 방법

샤마임 201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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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Conan Doyle
 
아서 코난 도일! 처음 나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워낙 소설류의 책들을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셜록홈즈는 잘 안다. 그는 명탐정이 아니가! 그 앞에서 풀리지 않는 미결의 사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옛날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나는 인형극과 애니매이션으로 명탐정 셜록홈즈를 접했다. 그래서 그는 천재라고 생각했던 터라 2주 전 서점에 들러 '셜롬홈즈의 주홍색 연구'라는 책을 사서 읽었다. 그런데 저자가 누구인줄 아는가? '아서 코난 도일'이다. 코난? 어르신들은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는 나에게 '코난'은 매우 익숙한 이름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명탐정 코난이란 애니매이션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꼬맹이 주인공이 바로 '코난'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꼬맹이 코난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보니 셜록홈즈를 탄생시킨 저자가 '코난'이 아닌가! 이런 기발한 발상을 보았나! 하여튼 그렇게 코난을 알게 되었다. 이제 셜롬홈즈로 돌아가자. 우리가 천재로 알고 있는 코난에 의해 만들어진 셜록홈즈, 그는 어떤 머리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젊은 스탬포드는 와인 잔 너머로 약간 이상하다는 듯 날 보았다.

"아직 셜롬 홈즈를 모르셔서 그러는 겁니다. 어쩌면 계속 함께 지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어요"

"아닙니다. 뭘 공부하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해부학에는 정통한 것 같고, 화학자로서 일류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종잡을 수 없이 엉뚱한 공부를 하지만 희한한 지식을 잔뜩 알고 있어서 교수들이 깜짝 놀라곤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 홈즈는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록 과학 이론을 신봉합니다. 그 사람이라면 최근에 채소에서 발견한 독성 물질을 친구에게 약간 먹여 볼 생각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말했지만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그 물질이 사람에게 정확히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다는 탐구 정신 때문에 말입니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그는 친구뿐 아니라 자기 입에도 서슴지 않고 털어 넣을 수 있을 거예요. 명확하고 엄밀한 지식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 같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그처럼 놀라울 정도록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듯한 이유가 없다면 사람들은 쓸데없는 것들을 머리에 담아서 부담을 주려고 하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박식했지만 무지한 분야도 놀라울 정도록 많았다. 현대문학이나 철학, 그리고 정치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가장 놀란 순간은 그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태양계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았을 때였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왓슨의 입장에서 본 셜록홈즈의 이상한 지식 체계이다. 셜록홈즈는 자신과 관계없는 지식이면 과감하게 버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도 놓치 않으려는 대단한 열정으로 사로잡혀있다. 홈즈는 왓슨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인간의 뇌가 본래 텅 빈 조그만 다락방 같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가구를 골라 그 안을 채워야 하는 겁니다. 눈에 띄는 잡동사니를 주워 담는 바보의 머리라면 쓸만 정보는 밖으로 밀려나기 마련인 데다 다행히 남은 정보가 있어도 이러저리 다른 내용과 뒤석여서 정작 필요할 때는 찾아낼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솜씨 좋은 장인들은 두뇌라는 다락방에 담을 것을 정하는 데 매우 신중을 기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만 받아들이고, 분류 또한 잘해서 가장 완벽한 형태로 정리해 둡니다. 조그만 다락방의 벽들이 신축성이 있어서 한없이 늘어날 거라는 건 오산입니다."

 

(셜록홈즈의 지식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되,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꼭 필요한 도구로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도 있지 않던가. 셜록홈즈는 지식이라는 보배를 꿰매는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이다. 셜록 홈즈가 가진 지식의 범위를 기록한 것이다.)

  1. 문학에 대한 지식 : 전무함
  2. 철학에 대한 지식 : 전무함
  3. 천문학에 대한 지식 : 전무함
  4. 정치에 대한 지식 : 부족함
  5. 식물학에 대한 지식 : 경우에 따라 다름. 벨라도나, 아편 그리고 독초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상식이 풍부함. 실용적인 원예 상식은 전무함.
  6. 지직할에 대한 지식 : 실용적이지만 제한적임. 한 번 보고도 흙을 서로 구별할 수 있음. 산책에서 돌아와 바지에 튄 흙탕물을 보여주며 색과 성분만으로 런던의 어떤 구역에서 묻은 것인지 말해 주었음.
  7. 화학에 대한 지식 : 조예가 깊음.
  8. 해부학에 대한 지식 : 정확하지만 체계가 없음.
  9. 끔찍한 사건을 다룬 문헌에 대한 지식 : 놀라운 수준. 금세기에 벌어진 온갖 끔찍한 사건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듯 보임.
  10. 바이올린 연주는 수준급
  11. 목검, 권투, 검술은 전문가 수준.
  12. 영국 법률에 관해서즌 상당한 실재적 지식이 있음.

(셜록홈즈라는 존재는 어떤 존재일가? 일단 그는 범죄를 추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추리력 아니 관찰력과 사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화자로 나오는 왓슨이 아프카니스탄에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대목이다.)

 

"나는 관찰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오셨을 거라고 말하자 꽤 놀라시는 것 같더군요."

"틀림없이 누군가 말해 줬겠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선생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래된 습관에 의해 머릿속에 일련의 생각들이 재빨리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 단계적으로 추론해 나갔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입니다. 이 신사는 의사처럼 보이지만 군인 분위기가 풍긴다. 그렇다면 군의관인 게 분명하다. 얼굴이 검게 탄 걸 보니 열대지방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손목이 하얀 걸 보니 피부색이 본래 검은 것은 아니다. 초췌한 얼굴을 보니 병에 걸려 고생한 게 틀림없다. 영국국 군의관이 고난을 겪고 팔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열대 지방은 어딜까? 아프가니스탄이 분명하다. 이런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상으로 셜록 홈즈의 정보 습득 방법을 정리하보자. 셜록홈즈는 지식습득방법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정확하다. 절대 증거들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과 몇 개의 증거들을 가지고 논리를 확장시키고 단계별로 추리하여 결론에 이른다는 것이다. 셜록 홈즈는 저자인 아서코난도일의 분신과도 같다. 코난은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여 의사가 되었으며, 1900년에는 남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보어전쟁에 군의관으로 자원하여 참전했고, 영불해협터널 건설과 형사항소원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가 하면 억울한 피고인을 돕는 활동도 활발히 했따. 1930년 7월 7일에 크로버러 자택에서 숨질 때 까지 소설, 희곡, 사회운동, 의학, 정치, 심령술 등 온갖 분야에 창조적 정열을 쏟으며 살았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정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얼마나 실패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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