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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독서일기

[독서일기] 활자 중독자를 위한 대구시의 처방전

by 하늘땅소망 2019. 2. 18.

[독서일기] 활자 중독자를 위한 대구시의 처방전

2019년 2월 18일, 날씨 흐림


'동성로' '반월당역' '대백' '?네거리' '서문시장'

 

낯선 언어를 급하게 먹어야 했기에 두뇌는 체할 것 같다. 아내는 오늘도 '대구광역시의 시민으로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며 반야월역으로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지하철을 타자 오늘 가야할 몇 곳을 알려 준다. 약사거리? 근대화거리? 참새처럼 재잘거리는 아내의 입술은 낯선 타향의 거리를 걸어야할 나에게 당최 알 수 없는 교향곡을 듣는 기분이다. 그러나 곧 알게 되리라.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 하지 않았던가. 곧 보게되면 아내의 기나긴 설명은 '한 눈'에 파악될 것이다.

 

아참! 지하철. 아니다. 도시철도를 타기 전 이전 어느 도시에서도 보지 못한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길 위의 문학자판기?

 

뭐지? 아내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다가선다

긴 글. 짧은 글.


5초를 누르면 선택의 글작 빽빽히 들어선 그리 길지 않은 종이가 인쇄되어 나온다. 과연 긴 글은 길게, 짧은 글은짧게 나온다. 


부활에서 발췌한 문장,

알 수 없는 어느 작가?의 소소한 일상 에세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읽기에도 짧은 글이지만 활자중독자들에게 귀중한 위로가 될성싶다. 활자중독자인 나는 어디를 가든지 책을 가지고 다닌다. 혹시 너무 급한 마음에 책을 미쳐 준비하지 못했다면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활자중독자는 활자 중독에 빠진 일종의 질병이다. 얼마나 많은 대구 시민들이 문학자판기를 사용할까?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활자중독자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선물이다.





반월당역에서 내렸다. 근대화거리와 약령시장, 그리고 계산성당과 보문기독교서점을 들를 예정이다. 대구는 평지다. 삼십 년 가까이 부산에서만 살아온 나로서 대구는 낯설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도시다. 대구 시내를 몇 번 다녀보며 느낀 첫 느낌은 '평지다'였다. 그렇다. 대구는 대부분이 평지다. 부산은 산들이 많아 언덕과 터널이 끊어지다 이어지고, 이어지다 다시 끊어진다. 그러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부산에는 '평지 프리미엄'이란 것이 존재한다. 평지에 자리한 구나 동은 언덕에 자리한 곳보다 아파트 값이 비싸다. 획일화 시킬 수는 없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산과 언덕으로 이루어진 영도나 수정동, 괴정쪽은 못사는 축에 속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평지인 해운대나 연산동, 동래와 대신동의 경우 대체로 잘사는 동네에 속한다. 그런데 대구는 모든 마을이 평지니 굳이 평지 프리미엄이 붙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언덕에 자리한 아파트들이 조망권으로 인해 프리미엄이 붙지 않을까 싶다. 추측에 불과하지만.


약령 거리를 지나 계산 성당에 이르렀다. 실제 미사를 드리는 곳이지만 관광객들을 위해 평일에도 개방을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성당 안으로 발을 디뎠다. 한 낮인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기도를 드린다. 그들이 성당 사람들인지 관광객인지 알 수 없으나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드는 분위기다. 교리적으로 동의할 수 없으나 지나치게 경박스러워진 현대교회와 비교하니 부러운 마음이 든다. 한국교회는 한강의 기적처럼 폭발적인 교세의 성장이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 버린 듯하다.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이야기에서 들러왔던 진리에 대한 열정과 탁월한 도덕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문서점에 들렀다. 서현교회 장로님이 운영하신다는 대구에서 큰 기독교 서점에 속하는 곳이다. 아내는 꼭 필요한 책 한 권을 고르라고 했다. 사고 싶은 책이 산을 이루지만 꾹꾹 참았다. 아내는 취직? 기념으로 나에게 선물한다며 그동안 사고 싶었지만 사지 못했던 젤펜도 함께 구입했다. 


워렌 카터의 <신약 세계를 형성한 7가지 사건> 좋은씨앗

더글라스 무의 <갈라디아서> 부흥과개혁사

에드윈 M. 야마우찌의 <페르시아와 성경> CLC


공부를 시작하면서 마음이 무겁다. 꿈도 꾸지 않았던 일이기도 하거니와 아내의 전적인 응원으로 시작된 것이기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은 것이다. 과분한 아내다. 집에 돌아와 책을 정리하며 아내는 흐뭇해 한다. 시간이 흐른만큼 사연도 쌓여간다. 나는 아내에게 잘못과 미안함이 쌓여가고, 아내는 나에대해 헌신과 사랑을 쌓아간다.


오늘은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자기 전 안마라도 시원하게 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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