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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독서일기

[독서일기] 알라딘중고서점 대구점, 책이 있는 곳에 아내가 있다.

by 하늘땅소망 2019. 2. 9.

[독서일기]  알라딘중고서점 대구점 

책이 있는 곳에 아내가 있다.


산책, 아내와 산책했다. 겨울이 여물어가는 동안 봄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아직 산책하기 적당하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아내와 함께 하는 산책은 봄볕처럼 포근하다. 아직 양산의 집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지만 새로 시작한 공부 때문에 이번주는 대구에 머물렀다. 아내와의 데이트는 언제나 책과 연관된다. 책이 있는 곳에 항상 아내가 있다. 집 근처인 상인역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고, 대구 중앙로역에 알라딘중고서점 동성로점이 있다. 


평평한 대구, 사각형 또는 마름모꼴의 대구의 길은 산과 터널이 잇대어 있는 부산과는 너무나 달라 생경스럽다. 그러나 이내 익숙해 지리라. 특별히 하루를 내어 아내와 대구의 메카 동성로를 찾았다. 그곳에 알라딘 서점이 있고, 교보서점이 있고, 영풍문고가 자리한다. 중앙로역과 반월당역에서 정확하게 680m 서쪽으로 보문기독교 서점이 자리한다. 그렇게 보면 중앙로역은 우리에게 책들의 메카가 되는 셈이다. 그렇게 반나절의 짧은 여행은 책을 향했고, 책을 접했고, 책을 희망하며 보냈다. 

2월 6일, 설 연휴 마지막 날, 아내와 나는 집 근처에 자리한 월광수변공원을 찾았다. 처음 대구에 왔을 때 [월광수변공원]이란 표지판을 보고 어이없어 했다. 대구에 무슨 수변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곳을 찾았다. 약 1.5km라는 거리는 차를 타기도, 걷기도 모호한 거리다. 처음 길이라 먼저 차를 타고 찾았다. 정말 그곳에 수변?이 있었다. 코딱지만한 저수지가 있었고, 그 주변에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얼마나 많았던지 차를 이중삼중으로 주차해야만했다. 즐비하게 늘어서 카페와 음식점은 분주한 도심의 분주함을 조금이나마 쉬게 만들어 주었다. 그곳에도 작은 책방?이 있다. 그리 볼만한 책들은 아니지만 아내는 이내 궁금한지 들어가 본다. 책은 자석과 같아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끈다. 아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끈다. 


또 다른 책들


공부를 시작했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며칠 남지 않은 시간은 서류를 준비하는 동안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직접 서류를 뗄 수 없으니 인터넷으로 떼야 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서류를 떼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알 수도 없는 이상한 프로그램이 수도 없이 설치되고, 다운되고, 다시 로그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렇게 급조된 서류는 다음 날 빠른등기로 보내졌고, 다행히 시간 안에 접수 되었다. 그리고 면점. 초조함과 긴장. 다행히 모든 것은 지나갔다.


오랜 숙원이었던 공부, 아니 다시는 할 수 없으리라 여겼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내는 전심의 힘을 다해 나의 공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직도 버거운 상황에 공부를 해야할까? 힘겹게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과연 공부가 필요할까? 아내는 더 깊고 풍성한 신학의 길로 가야한다며 강권했다. 


아내는 퇴근해 집에 들어와 책을 읽어도 불평하지 않는 나를 고마워한다. 그게 왜 고마운 일인지 모르지만 난 책 읽는 아내의 모습이 좋다. 텍스트가 그려놓은 상상과 현실의 미로 속에서 헤매이는 아내는 딴 세상 사람같다. 누군가는 사람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사람을 읽는다고 했다. 그리도 좋아하는 책, 그리고 공부를 내려놓고 나의 공부를 위해 아낌없이 수고하는 아내를 보고 있잖이 아프고 고맙다. 


강의계획서가 올라왔다. 아내는 꼭 필요한 책은 사야한다며 인터넷 서점을 찾고 찾아 몇 권을 주문했다. 고작 몇 권인데 전문서적이고, 희귀서적들이라 십만 원을 훌쩍 넘겼다. 한 푼을 아껴야 하는 마당에도 아내는 나의 공부를 위해 아픔을 기꺼이 감내한다. 가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진다. 지금껏 공부하면서 누군가의 지원과 후원은 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믿음 좋고, 사랑스럽고, 헌신적인 아내를 만난다는 것은 모든 남자의 로망이 아닐까? 난 이미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책 읽는 아내가 좋다. 공부를 좋아하는 아내가 좋다. 고이 간직하고 픈 아내의 모습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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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남일동 36-1 미도빌딩 지하1층 | 알라딘중고서점 대구동성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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