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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두근두근 내 인생

샤마임 201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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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두근두근 내 인생  

2018년 4월 16일 월 


벌써, 벌써라는 이 말. 그리 어감이 좋지 않다. 그러나 시간은 이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다. 오늘 독서일기 제목을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잡았다. 적고 나니 김애란의 책과 같아 바꿀까 싶다가 그냥 두었다. 그게 내 인생이니까.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 의태어다. 심장은 언제나 뛴다. 그러니 내 삶은 언제나 두근두근이다. 두근두근은 '설렌다'라는 표현으로 바꾸어도 된다. 설렘과 두근두근은 같은 말이다. 그러나 설렌다가 기대되고 행복한 흥분이란 의미에 한정된다면 두근두근은 부정과 긍정이 어우러진 표현이다. 오늘 나의 심장은 부정적 의미, 긍정의 의미를 모두 갖는다. 


오늘 생삶 원고를 마무리해 보냈다. 언제나 원고 쓰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번 달만큼 히든 적은 없었다. 머리를 쥐어짜도 중요한 의미들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양한 주석을 살피고, 헬라어 성경과 사전을 뒤적거려도 마음에 차지 않았다. 원고를 쓰고 프린트해 한 번 교정하고, 다시 출력해 아내가 교정해 완성한다. 분명 내가 볼 때는 완전한 원고인데도 아내의 손에 들어가면 오타가 왜 그리 많은지. 


오늘은 그냥 멀리 떠나고 싶었다. 아내에게 삼량진에 다녀올까 물었다. 아내는 아이들이 빨리 들오는 오는 날이라며 걱정한다. 괜찮다고 말하고 노트북을 열었다. 1일부터 15일까지는 송고할 원고를 써야 하기에 서평을 거의 쓰지 못한다. 서평 써야 할 책들을 꺼냈다. 지난주에 이레 서원의 사사기를 써서 보냈고, 이번 주는 몇 권더 써서 보낼 예정이다. 비아에서 나온 <주기도문>도 2주 전쯤에 써서 보냈다. 다른 책인 <신학을 다시 묻다>도 읽고 서평을 쓰고 싶었지만 마음이 분주해 도무지 쓰질 못했다.  


갈등이다. 상황이 너무 어려워지자 서평 쓰는 일이 즐겁지만 고통스럽다. 오늘도 세움 북스의 <예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을 적어 보냈다. 즐겁게 읽은 책인데 서평 하기는 쉽지 않은 책이다. 더 길게 쓰고 싶었지만 책의 내용을 과도하게 노출하는 것은 좋은 서평이 아니기에 몇 가지만 언급하고 마쳤다. 대체로 간략하게 소개하는 정도의 서평은 약 2000자 정도로 마무리한다.  




서평은 재미있고 즐겁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서평을 써도 수입은 없다. 출판사에서 책을 공짜로 보내는 정도로 만족할 뿐이다. 나에게 서평 쓰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다. 하지만 아무런 수입도 없는 일에 하루 종일 매달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서평을 쉽게 쓰고 편하게 쓴다 해도 한 권을 읽고 서평 글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적지 않다. 어떤 책은 오전 안에 읽고 쓰는 것까지 마무리되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하루나 이틀이 꼬박 걸린다. 생계가 보장되는 일이 있고 서평을 쓴다면 별문제가 없지만 아무런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수입이 없는 서평에 매달리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이번 달, 급식비와 공과금 때문에 걱정이다. 아내는 지난번에 신청한 것이 어떻게 됐을까 묻는다. 그러라도 나오면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난달에 밀린 가스비가 한꺼번에 나오니 십만 원을 훌쩍 넘긴다. 요상한 집이다. 일반 수도를 쓰지 않고 지하수를 써서 한 여름에도 보일러를 켜지 않으면 물이 차가워 샤워도 못한다. 겨울 난방비만으로 족할 것 같은데 여름에도 적지 않은 가스비가 들어간다.  


삶 자체가 두근두근이다. 차라도 고장이 나면, 아이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픈 것도 신경이 쓰리고, 조금이라도 허비하는 것도 걱정이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살아간다. 두근두근. 아무 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저녁이 되어 잠자리에 들면 무사한 것이 눈물 나도록 감사하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내일이 오면 또 심장은 두근거릴 것이고 무능한 나 자신을 원망할 테니까.  


두근두근 내 인생. 내일 살아갈 여분의 힘이 없기에 그날그날 살아간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도무지 살아갈 잉여의 에너지가 없는 것이다. 오늘,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고, 내일 또 은혜를 주신다면 살아갈 것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반은 걱정이고, 반은 설렘이다.  


하나님께서 나의 인생을 너무 비참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아이들 앞에서 무능한 아버지,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는 악한 아버지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매스컴들이  "목사가... "라는 기사는 싣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리 죄가 많아도 하나님의 이름에 욕을 당하게 하는 성도는 되고 싶지 않으니까.


잠언의 기도가 생각난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잠 3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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