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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결국 나는 무엇이 될까?

샤마임 2018.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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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결국 나는 무엇이 될까?





박태기 꽃이 있다. 아직 앙상한 줄기나 가지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벚꽃과 함께 봄을 알리는 분홍색의 기이한 모양을 한 꽃이다. 박태기는 밥태기.. 즉 밥나무 꽃인 셈이다. 이팝나무만 밥과 상관있는 줄 알았는데 이것도 밥과 연관된 나무 꽃이다. 배고프던 시절 이 꽃을 먹으며 연명하기도 했다 한다. 아름다우나 마음 아린 꽃이다. 



어떤 이는 배고픈 시절을 살았던 어머님을 위해 무덤가에 박태기나무를 심었다 한다. 꽃을 보며 배부르시라고. 화려한 꽃이 아니다. 어찌 보면 볼품없이 나무줄기에 더덕더덕 붙어 있는 꼴이 우스꽝스럽다. 



그래도 꽃이다. 봄이 오면 봐주지 않아도 저절로 피는 꽃이다. 우스꽝스럽다고 놀려도 아랑곳 않는다. 박태기가 밥태기라 불러도 봄이기에 담벼락 모퉁이에 자신도 꽃이라고 부끄러운 얼굴을 며칠 내밀다 간다. 



강산 목사의 책을 읽어 나갔다. 야고보서를 강해?한 <나는 진짜 인가>는 첫 책인듯하다. 그런데 첫 책치고는 글을 너무 잘 쓴다. 강산 목사는 서평도 탁월하다. 일반 글쓰기도 잘하니 궐이난 곳이 없다. 두 번째로 <결국 나는 무엇이 될까>를 읽었다. 이 책은 제대로 읽지 못했다. 읽어 가는 내내 마음이 무너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무슨 내용 때문인지는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글 전체에 생채기가 느껴진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듯하다. 잘생길 외모에 공부까지 잘했으니 엄친아이거나 금수저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어떤 곳은 잔잔한 감동이 있지만, 어떤 곳은 심장을 후벼파는 통증을 준다. 그럴 때는 책을 덮고 잠깐 휴식을 취한다. 나중에 계속 읽기로 했다. 



하나. 아들을 위해 늦은 밤 연못에 들어간 아버지. 다리에 거머리가 붙어도 아랑곳 않은 아버지.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아버지로 기억될까? 이틀 동안 양산 교육청에서 하는 '회복적 치유 공동체' 연수를 받으며 실감했다. 난 절대 좋은 아빠는 아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은 직접 구입한 책이 아니다. 한 달 전 쯤에 책을 검색하다 발견해 읽고 싶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것을 보고 직접 보내준 책이다. 같은 서평가로 활동하면서 책을 출간한 사실을 알고 궁금했던 것이다. 읽었으나 서평을 쓰지 못했다. 이래저래 바쁜 일정이 계속 된 탓에.


누군가 책을 출간하면 다들 공짜로 책을 달라고 한다. 큰 잘못이다. 저자 자신도 인세를 거의 받지 못하거나 매우 작다. 일정 분량의 책을 소진하면 저자도 직접 책을 구입해야 한다. 그런데 받는 사람들은 그냥 공짜로 책을 받으려 한다. 책을 한 권 출간하면 고작 1000원 정도의 인세도 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전 출간사와 출판 계약으로 계약서를 보는 순간 마음이 힘들었다. 출판계가 너무 열악한 것이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짧게는 몇달에서 길게는 일년이 걸린다. 원고를 쓰는 시간은 하루에 최소한 3시간을 잡는다해도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렇게 매일 몇 달에서 몇년을 보내어 한 권이 나오는 것이다.


한 권 한 권이 귀하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은 가능한 서평을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여력이 안 되거나 불필요해 보이는 책은 신간 알림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어떨까? 서평가와 저자는 분명히 다르다. 서평가와 저자가 되고보는 책을 보는 눈이 또 달라진다. 


이제 다른 책을 읽을 때 비평하는 것을 주의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굳혔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중에도 비평이라면 창조적 비평을 해야하고, 장점이 있다면 최대한 살려 주는 서평을 하고 싶다. 


나는 무엇이 될까? 그 답을 내리기가 무섭다. 희망도 말하기 두렵다. 말보다 행동이 있는 삶을 우선 살아야 하니까. 참 좋은 책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강산 목사에게 감사 드립니다. 나 때문에 어려운 살림 더 어려워진 건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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