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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기도 / 제프리 그린먼 / 한문덕 옮김 / 비아

샤마임 2018.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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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기도

제프리 그린먼 / 한문덕 옮김 / 비아




  
저자/역자 : 제프리 그린먼 Jeffrey Greenman/한문덕  | 출판사 : 비아
판매가 : 8,000원7,200원 (10.0%, 800↓)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유일한 기도, 그리스도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도를 위한 입문서주의 기도에 관한 입문서.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유일한 기도의 구조와 내용, 의미를 살피고 그리스도인들의 기도가 향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주의 기도가 그리스도인이 드리는 모든 기도의 핵심 원천이며 궁극적인 완성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가톨릭 신자든 개신교 신자든 간에 그리스도교인이라면 누구나 이 기도를 알고 있으며 그리스도교인이 아니더라도 그리스도교 문화가 뿌리를 내린 곳에 있는 사람들은 이 기도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러한 익숙함은 때로 주의 기도를 깊이 성찰하는 것을 가로막고 이 기 …[더보기▶]



 

주의 기도, 얼마나 익숙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릅니다. 그리스도인이 된지 29년이 되었으니 외워도 수만 번을 족히 외웠을 것입니다. 어디 그뿐 인가요? 지금은 가물가물하지만 일본 선교사로 나가려는 꿈에 부풀어 일본어로 암송한 적도 있고, 잘 알지도 못하는 라틴어로 외운 적도 있습니다. 목사이기에 주기도문에 관련된 설교는 얼마나 했을까요? 다 헤아리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주기도문을 읽다 울어 본 적이 없습니다. 신학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믿고, 헬라어 읽으면 다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주기도문의 시작인 아버지라는 단어를 읽으면서 울어 본 적은 없습니다. 저는 압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러나 저의 마음을 울린 적은 없었습니다. 진심으로. 그런데 오늘 이 책을 읽기 위해 주의 기도를 한 번 암송해 보았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더 이상 암송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라는 그 한 마디 때문입니다. 그렇네요.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입니다. 아니 저의 아버지입니다. 그동안 그것을 잊고 산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상황이 최악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물질은 궁핍하고 삶은 무의해진 것 같고, 사람들은 저를 등지는 것 같아 마음이 한 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배척과 소외가 무엇인지 최근에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소외는 관심의 빈곤이며, 절망은 무관심을 먹고 자랍니다. 저자는 주의 기도를 시작하면서 욕망에 대한 문제를 다룹니다.

 

우리 마음의 진정한 상태와 가장 깊은 욕망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기도는 우리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는 지표입니다.”(31-32)

 

그렇습니다. 기도는 우리의 욕망을 드러냅니다. ‘욕망의 해석자로 기도를 표현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해석은 정당합니다. ‘나는 무엇을 원할까?’를 생각하니 하나님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대한 욕심, 성공, 물질, 관계 등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정의되는 것들입니다. 저는 아버지라는 호칭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교리적 관점에서 칭의의 문제, 양자됨의 확신 등의 의미로만 받았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교리적 고백은 분명히 중요한 것들이지만 많은 전인격적인 삶을 해석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곧 청원으로 문제로 넘어가며, 그것은 아버지의 공급하심에 대한 확신을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공급할 뿐 아니라 하나님이란 호칭 속에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표에 우리 자신을 일치시키는 것’(36)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거룩이며 사명입니다. 저자는 서론에서 기도는 사명의 본질에 닿아 있’(25)다고 말했습니다. 사명의 다양성을 말하기 전에, 그것은 하나님을 뜻을 이룬다는 본질적 속성을 담지하고 있습니다. 선교에 대한 충성, 고난에 대한 대가, 인내와 섬김이 담겨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기도라는 중요한 속성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사랑하듯 사명을 받은 주의 백성들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3:16)

 

예수님은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의 아버지로 부르라고 합니다. ‘우리는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성도는 한 사람을 부름 받지 않았습니다. 세상 안에서 교회로 불렀습니다. 교회는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공동체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한 개인과의 관계를 넘어 지체된 한 몸으로의 부름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고 섬겨야 합니다. 저자는 아버지의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시며라는 구절에서 공동체로의 사명을 다시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세상을 의롭게 다스리는 하나님의 현존과 능력을 증언하는 복음을 선포하고, 깨어진 세계 한 가운데서 소금과 빛으로 사는 공동체를 통해 새로운 삶을 증명’(53)하는 곳으로 불렀습니다. 즉 교회는 하나님을 증명하는, 또 보여주는 공동체입니다.

 

만약 이러한 서술들이 분명하다면 주의 기도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생각과 욕망들에 대해 급격한 방향 전환을 요구’(58)합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촉구합니다. 저자의 깊은 통찰은 4하나님이 은총에 기대어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기도는 먼저는 출애굽한 이스라엘의 하늘의 만나를 기대한 것처럼 하나님을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넘어 상호간의 나눔의 문제로 끌고 갑니다. 양식에 대한 청원은 재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65, 6:19)는 충고로 이어집니다. 자신의 소유를 쌓지 않고 서로 나눈다면 일용할 양식에 대한 염려는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우리는 필요한 양식을 구하는 이 기도를 드릴 때, 전 세계의 교회 공동체와 함께 기도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을 위해 기도드리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경제적 육체적으로 몸부림쳐야 하는 형제자매들, 우리 가까이에서 혹은 멀리서 살아가는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66)



 

즉 양식에 대한 기도는 하나님과 우리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용할 양식을 구할 때 자신이 나누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진실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보물은 땅이 아니라 하늘에 쌓아야 합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으려면 땅에서 소유하지 않고 나누어야 합니다. 양식을 구하듯 사람들은 용서를 구합니다.’ 주의 기도는 사람에게 가장 힘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에게 죄 지은 자들을 용서한 것같이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는 인간들에게 복수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용서하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을 용서할 때 두렵습니다. 그 사람이 나의 용서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지, 나를 우습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일만 달란트 빚진 자의 비유를 통해 용서의 의미를 일깨웁니다. 우리는 타인을 용서할 자격이 없습니다. 은혜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우리가 타인을 용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복수심에 사로 잡혀 타인을 죽이고 자신을 죽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복수는 하나님의 것이고 우리는 용서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잠깐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그러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이심을 안다는 것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주의 기도는 기계적 암송의 대상이 아닙니다. 매일, 꾸준히 반복하여 묵상해야할 하나님의 나라의 기초입니다. 마태와 누가는 주의 기도를 인용하면서 그렇게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자는 주의 기도를 반복함으로 기도의 본질을 묵상하고, 기도의 내용을 우리 마음 속 깊이 뿌리 내리게’(27) 한다고 귀띔합니다. ‘자선, 기도, 금식과 관련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주의 기도가 삶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삶으로 뿌리는 기도, 그것이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신 이유인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함께 읽어볼 만한 책을 부록으로 실었습니다. 주의 기도를 깊이 알고자 하는 이들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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