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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독서편지

[독서편지] 9. 묵상은 날마다 주님과 함께 걷는 것입니다.

by 하늘땅소망 2017.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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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에게 쓰는 독서 편지

9. 주님은 나의 최고봉

오스왈드 챔버스 /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

 묵상은 날마다 주님과 함께 걷는 것입니다.



좋은 묵상 집 한 권 소개해 주세요.

 

오늘 당신의 질문에 답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어요. 꼭 한 권 소개해 주고 싶은 묵상 집이 한 권 있어요. 그건 바로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란 책입니다. 다른 묵상 집도 나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 분의 묵상 집은 영혼을 후벼 파는 힘이 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제 기억으로 약 17년 전에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책을 처음 접한 것 같습니다. 첫 책은 당연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었습니다. 그때 읽은 책은 이중수 목사님이 번역한 책이었습니다. 첫 장을 읽는 순간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다른 모든 고려할 사항들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서 오직 이 한 가지만 생각하십시오. 최상의 주님께 나의 최선을 드리리라. 단호하게 결심하십시오. 온전히 그분을 위해, 오직 그분을 위해 살기로.”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최선을 드리는 것은 논쟁을 하거나 이치를 따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의지의 항복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의를 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드럽게 다루시면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께 전부 드리는 자리까지 우리를 이끄시는 것입니다. 위기는 우리에게 분기점을 만듭니다. “만약 어디에서든지 위기가 찾아오면, 당신의 의지를 다시는 번복할 수 없도록 주님께 완전히 항복하십시오.”라고. 완전한 항복! 그것이 우리가 주님께 드려야 할 최선입니다.

 

기실, 우리는 지금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위기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생각해 봅니다. 저나 당신이나 결코 평안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버텨온 날들이 오늘에 이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고민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하는데 현재의 삶이 평탄치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종종 이런 삶에 하나님께 원망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첫 장부터 최상의 주님께 나의 최선을 드리라고 하십니다. 저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일대기를 기록한 <순종>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43살 이란 젊은 나이에 머나먼 타국에서 하나님께 부름을 받고 맙니다. 저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과연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의 고단함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평가하는 것은 아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바로 이 부분이 우리가 매일 묵상 집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묵상 집은 엄밀하게 따지면 성경을 직접 묵상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 개인이 묵상한 글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니 본인이 직접 하는 묵상과는 다를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기독교 경건 서적을 읽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건 서적과 다른 점은 주석처럼 성경을 직접 묵상하고 그 말씀대로 삶을 성찰했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일반 경건 서적과 묵상 집이 다르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묵상 집은 심플하지만 강력한 설교에 가깝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큐티집과는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묵상 집의 종류를 분류해 보면 이렇습니다.

 

먼저, 성경 본문을 자신이 직접 묵상하는 묵상 집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묵상 집은 큐티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가장 유명한 큐티집으론 <생명의 삶><매일 성경>이 있습니다. 두 권 말고도 수많은 묵상 집이 출판되고 있으니 서점에 가서 적당히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두 권은 집필진도 어느 정도 수준 있고, 인터넷으로 나눔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말 그대로 묵상 집입니다. 성경 본문을 주해하고, 묵상 자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찾고 적용점을 찾는 것입니다. 바로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 그런 묵상 집에 해당됩니다. 비록 이 책은 여러 설교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가져온 것이기는 하지만, 성경을 주해하고 적용한다는 점에서 묵상 집에 해당합니다. 이런 묵상 집은 아직 묵상에 서툴거나, 경건 서적을 읽듯 성경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성도들에게 적합합니다. 개인적이지만 <주님은 나의 최고봉>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다른 한 권의 묵상집을 추천한다면 찰스 스펄전의 <스펄전 묵상록(Morning and Evening)>을 추천합니다. 챔버스 목사님의 책이 예리하고 강력한 힘이 있다면, 스펄전의 묵상집은 감미롭고 은혜롭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이 책은 아침, 저녁으로 가볍게 읽도록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경건함 마음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유명한 저자들의 책에서 발췌하여 만든 묵상 집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책들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묵상 집은 묵상을 위한 묵상집이라기보다는 유명한 저자들의 책이나 글 중에서 주제별로 뽑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단기 묵상집이 있고, 일 년 주기의 묵상 집도 있습니다. 몇 권만 소개하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저자인 <C. S 루이스, 기쁨의 하루> <바르트와 매일 묵상> <자끄 엘륄 묵상집>이 있고, 우치무라 간조의 <일생일사>도 좋아합니다. 본 회퍼의 <본회퍼 묵상집> 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본 회퍼의 책들에서 중요한 내용을 발췌하여 정리했습니다. 본 회퍼는 사유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읽는 이들에게 묵직한 도전과 고민을 안겨 줄 수도 있습니다.

 

네 번째, 교리 묵상집이 있습니다. 교리 묵상은 낯선 주제입니다. 교리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 있고, 교리는 공부하는 것이지 묵상의 대상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리 묵상은 일반 묵상 집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가장 유명한 교리 묵상집으로는 김남준 목사의 <거룩한 삶을 위한 능력 100일 교리 묵상>과 교리 묵상 시리즈가 있습니다. 임경근 목사의 <교리와 함께하는 365 가정예배(세움북스)>도 가정 예배와 함께하는 묵상집이기에 함께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다섯 번째, 기도 묵상집이 있습니다. 엄밀하게 묵상이라기보다는 기도문을 따라 읽는 것입니다. 기도문은 많이 있지만 기도로 하루를 정리하고 다듬어가는 묵상 성격의 책은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블룸하르트의 <저녁 기도(포이에마)>가 유일한 책일 것입니다. 또 비슷한 책이 있는데 존 베일리의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할 수 있는 매일 기도>라는 책입니다. 다른 몇 권도 있지만 두 권은 기도로 하루를 묵상하는 가장 좋은 책이라 여겨집니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묵상집이 의외로 많네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묵상집, 묵상집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묵상집은 바로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입니다. 그런데 제목이 특이해 원제를 찾아보니 “My Utmost for His Highest”로 되어 있네요.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저에게 이 구절은 난해합니다. ‘그의 극상을 위한 나의 최선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조금 의역하여 그의 최고를 위한 나의 헌신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쩌면 11일 첫 구절을 그대로 가져와 최상의 주님께 나의 최선을 드림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영어 제목은 이 책이 가지는 전반적인 묵상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글은 단순합니다. 그 단순함은 정직에 있고, 진리에 대한 직설적 고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챔버스 목사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같은 목사로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종 교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에둘러 말하고, 간접화법을 통해 고상한 척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혜롭게 말할 필요도 있지만 진리는 직설법에 더 가까우며, 단순하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당신은 하나님께 다음에 무엇을 하실지 여쭤본 적이 있습니까? 주님은 결코 대답하지 않으실 것입니다.”(12)

 

주님은 직접 말씀하신다는 간증이 난무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말씀을 듣지 못합니다. 환상도 보지 못하고, 음성도 듣지 못합니다. 그들의 간증은 거짓이라기보다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런 체험을 하고 싶도록 오도한다는 것이고, 잘못하면 자신을 낮은 단계의 믿음을 가진 열등한 그리스도인으로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던 신자들의 이야기를 더 높이 사고 있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단호하게 결코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습니다.

 

그럼 주님은 어떻게 우리에게 말씀하시는가? ‘환상이나 꿈이 아니라 (기록된) 말씀’(13)으로 보여 주시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날마다 기록된 말씀에 귀를 기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저의 삶을 되돌아보면 마음이 무너지고 불평이 자주 일어날 때는 여지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지 않는 날이었습니다. 주변의 환경들이 나를 압도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공포를 느낀 저는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고 예민해집니다. 그런 저를 향하여 사소한 염려가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심긴 말씀을 질식’(523) 시킨다고 경고합니다. 염려는 마음속의 심긴 말씀을 짓누르고, 말씀은 염려를 짓누릅니다.

 

갑자기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었던 예화가 생각이 납니다. 출처와 내용이 정확하지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늙은 추장이 어린 아들을 교육하는 이야기입니다. 추장은 아들에게 자신 안에 늑대 두 마리가 싸운다고 합니다. 한 마리 늑대는 악하고 교만하고 열등감으로 가득한 늑대이고, 다른 한 늑대는 평화 사랑의 늑대라고 합니다. 이 싸움은 자신에게도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있다고 전해 줍니다. 그러자 아들이 어떤 늑대가 이기느냐고 물었습니다. 추장은 지긋이 아들을 바라보며 자신이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긴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죄를 죽이라고 말합니다.

 

죄는 실제로 하나님께 대항하는 반란 행위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하나님과 죄, 둘 중의 하나는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623)

 

존 라일 감독도 죄는 기도를 죽이고, 기도는 죄를 죽인다고 했었죠. 날마다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을 수혈받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퇴보해 갑니다. 오늘도 말씀 앞에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날마다 당신에게 평안을 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걱정거리가 되었습니다. 가장이기에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하나님의 존재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필주가 저에게 한 마디 하더군요. “아빠가 그렇게 우울해 있으니까 우리가 더 힘이 없잖아요!”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보면 묵상이란 결국 하나님과 한 마음으로 동행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내 자신을 말씀의 거울에 비추어보고, 생각과 삶을 바로 잡고 살아가는 것이죠. 심지어 우리에게 닥치는 고난과 환난은 우리가 싸워야할 것들이 아니라 우리 안에 엄청난 기쁨을 주는 요소’(37)라고 깨우칩니다.

 

사랑하는 여보, 오늘 이 책은 당신에게 소개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동안 하나님의 성품을 닮지 못한 것, 목사로서 가장으로서 위로가 되지 못한 것들 부끄럽습니다. 날마다 묵상하며 하나님께 제 자신을 내려놓고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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