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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과 기고글]/크리스찬북뉴스

Wise Words : 잠언이 들려주는 18가지 이야기

by 하늘땅소망 2016. 6. 27.

Wise Words

잠언이 들려주는 18가지 이야기

피터 J. 레이하르트 / 안송희. 조성희. 안정진 옮김 / 세움북스



 

1996년 한스 W 프라이는 18세기와 19세기 유럽의 성경해석학을 연구한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성경의 서사성 상실>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18세기 이후 유럽 신학 연구가 성경에서 서사를 축소시켰다고 주장한다. 성경은 이야기, 즉 서사로 된 책이다. 18세기 이후 급격히 교리서적으로 우회해버린 성경에 대한 관점을 이젠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더, 신학자들이 만들고 신학을 전문적으로 학습한 목사들만의 책으로 한정 시켜 놓은 것 또한 변화 되어야 한다. 모세오경이든, 선지서든지, 로마서든지, 요한 계시록이든지 모든 성경은 신학자들을 독자로 삼지 않지 않았다. 저잣거리의 촌부들을 위해 쓴 책이다. 성경은 쉽게 읽혀야하고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종교개혁 사상 중의 하나가 모든 신자들의 손에 성경을이 아니던가. 루터가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성경은 라틴어로 읽는 것도 아니고, 굳이 헬라어나 히브리어를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한글로, 영어로, 일본어로, 중국어로 읽을 수 있다. 각 방언으로 읽어도 예수를 알 수 있고, 믿고 구원 얻을 수 있다.

 

또한 성경은 이야기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최근에 들어 교리를 만화나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들이 진행 중이다. 부흥과 개혁사에서 김종두에 의해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을 만화로 그려낸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탁월한 지성과 사유가 없어도 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세움북스에서 출간된 피터 J. 레이하르트의 <Wise Words>는 잠언의 교훈을 이야기로 풀어낸 역작이다. 저자는 신학교 교수이자 학장이다. 그의 글은 2006년 기독교문서선교회에서 출간한 <하나님의 나라와 능력>2008SFC에서 출간한 <주린 자는 복이 있나니>가 있다. 좀더 신학적 책으로는 2010년 기독교문서선교회에서 출간한 <새로운 관점의 구역성경 읽기>가 있다. 아직 많은 책이 번역되지 않았지만 신학서적을 중심으로 많은 책을 써내는 저술가이다. 이번에 출간된 <Wise Words>는 기존의 책과는 상당히 다른 방면의 책이다. 잠언서가 알려주는 18가지의 지혜를 이야기로 풀어 쓴 책이다. 아이들에게 읽혀주기 위해 쓴 책이고, 성경의 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작가의 이야기 속에 사용했다.

 

첫 이야기인 세 왕자부터 시작해 보자. 세 아들은 둔 왕이 살았다. 그의 왕국은 평화롭고 풍요로우며 백성들은 행복하다. 걱정이 하나 있는데, 아직 왕위를 물려준 아들을 정하지 못한 것이다. 누구에게 이 나나를 물려 주어야할까? 왕은 고민하다 오랜 친구인 알프레드와 함께 지혜를 짜낸다. 결국 왕은 세 명의 왕자를 시합에 붙인다. 세 왕자로 하여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품위 있는 피조물을 한 가지씩 가지고 찾아오는 것이다. 한 달 뒤 장남 알렉산더는 공작새를 가져온다. 아름답고 품위 있는 공작새를 보러 열왕들이 찾아 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둘째 줄리어스는 강한 줄에 매인 거대한 사자를 끌고 온다. 과연 사자의 자태는 위엄 있고, 포효하는 소리는 벽이 흔들릴 정도였다. 사자는 공작새를 순식간에 먹어 치워 버렸다. 드디어, 세 번째 달에 막내 왕자 요셉이 돌아왔다. 요셉은 더러운 양치기 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는 여행하지 않았으며, 자주 가던 산에 가서 그곳에서 가장 현명하고 품위 있는 피조물을 데리고 왔다고 하면서 예쁜 소녀를 데려왔다. 사람들은 크게 실망했다. 자신들이 너무나 잘 아는 양치기 소피아였기 때문이다. 줄리어스가 사자를 데리고 와 소녀 앞에 두었다. 모두들 겁에 질려 지켜보았다. 포효하는 사자 앞에서 소피아는 말 한 마디 없이 그대로 있다가 작은 손을 내밀었다. 사자는 주위를 맴돌더니 이내 소녀 가까이 가서 앉았다. 소녀가 사자의 이마와 귀와 갈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자, 바닥에 누워 하품을 하고 눈을 감았다.

 

이것이 바로 지혜의 위엄이다. 우리가 지혜를 얻고, 갈구해야 하는 것은 지혜야 말로 가장 품위 있고, 위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혜는 가장 강하다. 지혜가 소유한 자야말로 영화롭게 될 것이며, 아름다운 관을 쓰게 될 것이며, 영화로운 면류관을 얻게 된다.(47-9)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 성경이 말하는 교훈을 친밀하게 전해 주고 싶은 것이다. 심각한 고민을 하며 읽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만약 읽다가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면 그곳에 멈추고 더 깊이 고민하면 될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먼저는 가격이다. 무려 32,000원이다. 이야기를 사기 위해 이 만큼의 돈을 지불할 수 있을까? 의아심이 든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지만, 독자들의 얇은 호주머니를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버거운 가격이다. 또 하나는 제목이다. 왜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Wise Words>로 썼을까? 이 부분도 약간 의아하다. 어려운 단어도 아니고 풀어내기 힘든 단어도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어로 번역한 책이니 제목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번역해 주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어차피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대부분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점을 참작한다면 더욱 그렇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교리를 이야기로 풀어내고, 성경의 중요한 교훈을 이야기로 들려주고 싶었다. 이제 레이하르트 교수 멋진 본을 보여 줬으니 가능성은 충분히 검토된 셈이다. 성경 교훈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은 시대의 요청이다. 한국교회에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나브로, 시나브로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는 책이 될 것이다.

 


Wise Words - 10점
피터 J. 레이하르트 지음, 안송희.조성희.안정진 옮김/세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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