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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일반서적

시가 내게로 왔다 / 김용택

by 하늘땅소망 2015. 8. 21.

시가 내게로 왔다

김용택




오늘에야 알았다. 김용택 시인은 원래 시인이 아님을. 임실하면 치즈다. 그러나 오늘 임실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김용택 시인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후로 임실하면 김용택 시인의 출생지로 추억할 것이다. 저자 소개가 재미지다.

 

김용택

시인. 1948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순창 농림고등학교를 나왔다. 졸업 그 이듬해에 우연히 친구들을 따라 초등학교 선생 시험을 보러 간 것이 계기가 되어 스물한 살에 선생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인생이 스물한 살 때 시작됐다고 늘 큰 소리 친다. 산골에서 선생을 하면서 문학에 빠져들어 14년을 혼자 공부했다."

 

계속 이어지는 저자소개. 이곳에서 끊는다. 하여튼 그는 14년 혼자 문학을 공부했고 시인이 되었다. 김용택하면 떠오르는 책은 <섬진강 이야기 1.2>. 오늘 이 책은 오래된 책이고 제목을 익숙한 책임에도 처음 내게로 온 책이다. 2003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책이다. 또 하나의 기쁨은 저자 자신이 이 책의 선정을 기뻐하며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적의 도서관' 건립에 보탰다는 것이다. 벌써 오래 전 일이다. 수년 전. 김해 기적의 도서관을 방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시 쓰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시에 대한 자신만의 사유를 담은 책으로 여겼다. 아니었다. 제목 그대로 '시가 내게로 온' 이야기. 그동안 읽을 시 중에서 마음에 담을 만한 시를 골라 해설을 붙여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시인 김용택이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한 시들"

 

그렇다. 바로 그런 시를 모았다. 현재 '시가 내게로 왔다'는 총 5권으로 완간되어 마음산택에서 세트로 출간되었다. 나는 이제야 그의 첫 책을 잡은 것이다. 시에 대해서는 워낙 젬병이라 뭐라 할 말은 없으나 마음에 와 닿는 문장과 여운이 남는 시들임에는 분명하다.

 

겨울밤

-박용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아른 하게 그려지는 고향의 밤 풍경이다. 열아홉까지 시골에 있었으니 시인의 마음이 읽혀진다. 저자는 이렇게 토를 단다.

 

"그의 시를 읽으면 외양간 처마 밑에 걸어둔 마른 시래기에 싸락눈 들이치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다 떠난 적막한 고향 마을 밤 깊도록 잠 못 들고 계실 어머님의 기침소리가 들린다."

 

나도 들린다. 며칠 전 아버님이 일하시다 척추를 다쳐 금이 갔다. 당장이라도 도시 생활 청산하고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밤이 되면 아들 생각에 잠 못 이룰 부모님을 생각하니 울적해 온다. 시와 함께 고향 부모님의 걱정소리도 온다. 박형진 시인의 '입춘단상''천 원짜리 한 장 없어도 한 겨울이 가던 그런 적막한 세월도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래 맞다. 그 땐 현금이 필요하지 않았다.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장작과 군고구마였다.

 

시가 내게로 온다. 아장아장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성큼성큼 문을 열고 들어온다. 오늘 나는 고향 생각에 다시 눈을 감는다



시가 내게로 왔다
국내도서
저자 :
출판 : 마음산책 200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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