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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일반서적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by 하늘땅소망 2013. 11. 27.

다르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 김경숙 옮김 / 동녘미디어




 

결혼한 지 벌써 13년이다. 그동안 정신없이 보낸 덕에 삼십대 초반에서 사십대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도 잊고 산다. 첫 아들이 벌써 중학교에 가야할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난 아내와 전쟁 중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하다 하지 않던가. 그런데 우리 부부는 변하지 않을까. 아내는 참 착하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뭔가 어색하고 맞지 않는다. 분명히 사랑하고 있는 데도 서로의 마음이 맞지 않고 뒤틀리기 일쑤다. 황혼의 이혼 소식을 들으면 혹 나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나. 불안해 진다. 남자와 여자는 영원한 평행선은 아닐까.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다시 집어 들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도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충고를 한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이 아니던가. 숱한 젊은이들은 성공적 연애를 위해 이 책을 읽었고, 이혼 직전에 있던 부부들은 이 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한다. 가히 구세주와 같은 책이다. 무엇이 이 책을 현대판 고전에 오르게 했을까.

 

저자는 잘 알려진 대로 존 그레이 박사로 30년이 넘게 인간관계 세미나를 열어온 배터랑이다. 특히 남녀의 차이와 갈등해소법에 탁월한 분이다. 이 책이 나온 뒤 다른 책들도 연이어 번역되었다. 존 그레이 박사는 남녀의 갈등은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일어난다고 말한다. 즉 남자와 여자는 사실을 인지하는 통로도 다르고 해석하는 관점과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다. 이러한 이해를 갖지 못하면 서로 오해하기 일쑤고 심지어 이혼이나 파탄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사소한 것이 중대한 것이 되고 오해가 편견이 되어 상처가 깊이 간다. 상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여러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남녀의 차이 몇 가지

 

1. 남자는 도와줄까? 여자는 마음을 알아주세요.

 

저자가 말하는 남녀의 차이는 무엇일까? 근본적인 몇 가지만을 언급해 보자. 여자가 어려움을 토로할 때 남자는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데?’하며 해결하려 든다. 그런 남자를 보면 여자는 ‘당신은 왜 내 마음을 몰라주세요?’라고 핀잔을 준다. 남자는 여자가 어려움을 호소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여자는 ‘나의 편이 되어주세요’라는 뜻이다. 작은 차이인데 결정적이다. 필자는 이러한 실수를 아직도 하고 있다. 아내의 사정을 듣고 ‘내가 뭐 해줄까?’라고 묻는다. 아내는 ‘됐어요!’라며 방을 나가 버린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남자가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화성에서 왔기 때문이다. 화성에서 인정받는 방법은 능력을 보이는 것이다. 큰 돌을 들어 올리고,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때려잡고, 적들과 싸워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다. 반면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 금성에서는 마음이 중요하다. 안정적이며 평온하며 사소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인정받는다. 내가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능력이 그 다음이다.

 

남성들은 그들의 목적을 이루는 능력을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한다.(32쪽)

 

2. 남자는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입을 모은다.

 

즉 남자를 홀로 고독을 즐기며, 여자를 발설함으로 답을 얻는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일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조용히 신문이나 읽으면서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51쪽)고 싶어 한다. 반면 여자는 남편과 이야기함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위안을 얻으려 한다. 남편의 긍정적인 말과 자신을 향한 사랑을 확인 받고 싶은 것이다. 남자는 여자의 치근대는 행위에 힘들어하고 자꾸 동굴로 들어간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보며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낀다.’(52쪽)

 

남자와 여자는 이렇게 다르다. 남자는 동굴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하여 문제를 해결하지만, 여자는 털어 놓고 이야기함으로 감정적으로 위로를 받으려 한다. 문제는 동굴에 들어간 남자가 침묵할 때 여자는 자신에게 이야기하지 않음으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56쪽) 심지어 여자는 이럴 때 억측에 억측을 더하고, 자신과 가족들에 무관심한 것을 무책임한 것으로 오해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3.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남자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여자는 감정을 이야기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여자는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이야기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과정과 은유, 막연한 표현 등을 총동원해 사용한다.’(95쪽) 예를 들어, ‘우리는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아요.’를 여자가 말하면 남자는 사실적으로 ‘지난주에 했잖아’라고 대꾸한다. 남자와 여자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금성의 언어를 화성의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오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렇게 번역하라고 충고한다.

 

“우리는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아요.”

“나는 당신과 함께 외출하고 싶고 무엇이든 함께 나누고 싶어요.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해요. 당신 생각은 어때요? 우리 오늘 밖에서 저녁 식사 할래요? 함께 외출을 한 지도 며칠 됐잖아요.”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오늘은 얼마나 일이 많았는지 몰라요. 조금 쉬고 나서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를 한번 안아 줄래요? 그리고 저에게 당신이 잘하고 있고, 휴식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 말해 주세요.”

 

4. 서로의 주기가 다르다.

 

남자는 고무줄이고 여자는 파도다. 고무줄은 당기면 다시 돌아가려는 본성이 강하게 작용한다. 여자를 손에 넣었다고 생각하면 남자는 즉시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린다. 그렇다고 아내는 버리는 것이 아니다. ‘독립과 자율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138쪽) 남자는 홀로 고립됨으로 자신의 존재를 파악한다. 문제는 그런 남자의 속성을 이해 못하는 여자들이 눈이 돌아갈 때 마음도 돌아갔다고 오해하는 데 있다. 남자는 가끔씩 집을 나가 자율성을 추구하면서도 마음의 고향인 집으로 돌아가려는 친밀성의 욕구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그에 비해 여자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한다. 여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도 주체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열길 남자 속은 알아도 한길 여자 속은 절대 모른다. 저자는 이것을 ‘우물 속에 빠지는 것’(173쪽)이라고 표현한다. 여자를 돕고 싶다면, 스스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175쪽) ‘여자는 우물의 맨 밑바닥에 다다랐다가 쓰로 다시 솟아오르는 능력을 갖고 있’(173쪽)기 때문이다.

 


나가면서


하나님은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보시고 좋았다고 하셨다. 절대 만날 수 없는 기차선로(線路)처럼 팽팽하기만 관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알면 사랑한다하지 않던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기 시작하면 갈등이란 위기는 친밀함이란 기회로 변화될 수 있다. 서로 연약하고 부족하기에 사랑해야하고, 무능하고 초라하기 때문에 배려하고 섬겨 주어야 한다. 사랑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나의 사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요즘 화성인이 많이 보인다. 지구인들이여 그들은 사랑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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