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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펄전의 기도레슨

샤마임 2013. 9. 13.

기도의 대가에게 배우는 기도 레시피

스펄전의 기도레슨

찰스 스펄전 / 유재덕 옮김 / 샘솟는기쁨

 

어떻게 하면 기도를 잘할 수 있습니까?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오면서 K집사님이 물었다. 글쎄요? 갑작스런 돌직구 질문에 당황한다. 기도처럼 하기 쉬운 것도 없고, 기도처럼 답하기 어려운 주제도 없는 것 같다. 기도가 뭔지, 어떻게 하면 잘하는지 답하기가 쉽지 않다. 기도, 맛을 봐야 맛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도는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신비다. 그럼에도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도가 뭔지 더 알고 싶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니, ‘하나님과 대화’라는 개념적인 정의 말고 진짜 기도하는 법을 알고 싶다. 누가 나에게 기도가 뭔지, 기도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르쳐 줄 수 없을까.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에 참여하는 것이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기도의 혁명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도는 믿음의 최상의 실천이라고 덧붙인다. 의식 중심의 예배가 아닌 말씀을 통한 하나님과의 교제를 중요시했던 칼뱅다운 주장이다. 기도는 이렇게 혁명적이다. 이번에 샘솟는기쁨에서 스펄전의 기도레슨을 출간했다. 기도에 갈증(渴症)을 느낀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스펄전의 기도레슨은 혁명을 넘어 일상의 문제와 영혼의 고통을 가진 자들에게 기도의 필요성을 역설(逆說)하고 방법을 제시한다. 기도란 주제로 한 설교만을 골라 엮었다. 풍성한 은혜와 일관성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 특히 구약 속 믿음의 거장들의 기도를 통해 ‘지금’과 ‘여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크리스천들에게 성경적 기도 모범을 알려 준다. 야베스, 다윗, 솔로몬, 욥, 그리고 시편의 기도를 통해 기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스펄전이 찾아낸 기도의 거장들의 비법 몇 가지만 추려 보자.

 

야베스 : 진정한 축복을 구하고 싶다면

야베스에게서 ‘진정한 축복’을 구하는 기도를 배워야 한다. 십여 년 전 부르스 윌킨스가 쓴 ‘야베스의 기도’란 책이 한국교회를 쓰나미처럼 휩쓸었다. 책의 핵심은 ‘기도하면 들어 주신다.’는 것이다. 지독한 기복신앙이란 비판을 들은 이 책으로 인해 성경 속의 야베스의 기도까지 잊혀질 뻔 했다. 스펄전은 야베스의 기도에서 ‘진정으로’란 수식어를 찾아낸다. 그리고 ‘진정한 축복이 아니면 응답하지’(38) 말라고 풀어냈다. 진정을 구하는 기도가 첫 번째 도전이다.

 

진정 없는 기도는 ‘실질적인 변화가 없고, 내적으로 경건하지 않으며,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기도하지 않고 성령이 역사하지 않는데도 구원을 받았다’(36)고 맹신한 것이다. 즉 하나님의 뜻과 무관한 기도다. 그런 기도는 ‘응답 받는 게 오히려 위험한 일’(37)이라고 충고한다. 진정한 축복은 ‘영혼 안에서 성령님이 역사’(44)하시며, 상황을 초월하여 ‘하나님에게 인도하는 것’(45)이며, ‘가난해도 주님을 더 잘 섬긴다면 그것이 진정한 축복이다.’(45) 기도는 하나님을 향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축복이다. 당신의 기도는 무엇을 구하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진심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구하고 싶다면, 하나님을 구하라.

 

다윗 : 진정한 고백을 드리고 싶다면

다윗은 왕이고 전사(戰士)다. 그러나 죄인이다. 다윗처럼 성경에 자주 인용되는 인물도 드물 것이다. 스펄전은 다윗에게서 ‘진정한 고백’의 기도를 캐낸다. 가히 스펄전다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다윗은 ‘있는 그대로 고백’(54)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진정한 고백은 ‘하나님의 자비 이외에 별다른 소망이 없다는 것을’(56) 인정하는 것이며, 하나님께서 대속자로 세우신 ‘그리스도 예수만이 우리의 유일한 소망’(57)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기도는 자존심을 깨뜨리는 작업임이 분명해 졌다. 카프카는 독서를 ‘도끼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는 것’이라고 했다. 기도가 그렇다.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능력에 몸을 숨’(65)기며 하나님만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도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마라.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을 전사이고 군사이며 부자라고 자랑하지 않았다. 처절하게 하나님께 엎드렸다.

 

우리의 약함이 하나님의 강함이다. 우리의 약점은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65) 다윗의 기도가 탁월함은 그가 자신의 약함을 하나님께 진솔하게 고백한 것이다. 약함을 인정하지 못하면 간절한 기도는 불가능하다. 하나님에게 쓰임을 받고 싶다면 ‘먼저 하나님으로부터 기도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68) 사람들은 탁월함을 구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기도하지 않고 탁월해’ 진다면 ‘그것 때문에 파멸하게 될 것이다.’(68) 기도는 하나님과의 직면이자 자신과의 전쟁이다. 고난은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73) 걸어야 하는 길이다. 다윗의 기도는 자신의 약함을 알고 오직 소망이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동시에, 약한 이들을 돕는 실천적 삶으로의 고백이 된다. 약함을 부끄러워 말자. 약함을 통해 일하시는 강한 하나님께 기도하면 되지 않겠는가.

 

솔로몬 : 진정한 영적 부흥을 갈망한다면

기복주의 신앙의 치명적 오류는 목적지를 잃은 것이다. 기도의 목적은 하나님이다.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이 아닌 사람이 목적이었다. 목적이 도치된 기도는 ‘쇼’로 전락한다. 양이 곧 질이라는 엉성한 논리로 비약되는 기도만큼 슬픈 일도 없다. 사십일 금식기도 후 기차를 멈추게 했다는 신화 같은 간증 또한 추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기를 갈망한다. 방법은 없을까. 솔로몬에게 배우자.

 

기도는 하나님에 대한 전적 신뢰다. 그저 될 것이라고 추측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분명히 약속하신’(99) 것을 믿는 것이다.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다면 ‘바울 숭배자 수준으로 전락’(94)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응답에 대한 확고부동한 확신이야말로 진정한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히브리서 기자도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과 기도하는 자에게 상(응답) 주시는 분임을 확신하라고 권면하지 않던가.(히11:6 참조) 응답에 대한 확신은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는 최고의 경배다. 솔로몬은 다시 기도했고, 하나님은 다시 나타나 약속을 주셨다. 이전 은혜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스펄전은 매일 새로운 은혜를 갈구하라고 권면한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새로운 출현, 새로운 나타나심, 새로운 임재가 필요하다. 덧붙여 과거에 대해 하나님에게 감사하고 처음에 그분이 찾아오신 것을 기쁘게 돌아보는 삶을 살고 있는 여러분이 한 번 더 하나님의 임재를 간구하도록 권한다.”(81)

 

더 배워야할 기도들

아직 배워야할 기도의 방법이 많다. 욥을 통해 고난 중에서 어떻게 기도할지를 알려 준다. 특히 변론의 기도야말로 진정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기도임을 알려 준다. 시편 70:5의 기도는 ‘고백’ ‘변론’ ‘자비를 구함’ ‘하나님을 붙잡는’ 기도의 필요성을 알려준다. 스펄전은 탁월한 설교자였지만 동시에 진지한 기도자였다. 그는 설교를 위해 매번 ‘수 시간을 기도’했다고 한다.(228) 기도에 대한 그의 설교는 교리나 이론을 넘어 삶의 고백이다. 스펄 전은 부흥의 비결을 묻는 이들에게 지하의 기도실을 보여주면서 ‘바로 이곳이 부흥의 뿌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이 기도하고, 기도만이 부흥의 동력임을 믿고 교인들과 함께 실천하며 살았다. 스펄전 자신이 기도의 모델인 셈이다.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주기도문은 질문의 답이다.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는 주기도문을 한국교회가 잃어버렸다고 단언한다. 기도를 회복할 때 진정한 영성의 회복도 가능하다는 그의 주장에 백번 동감한다. 기도, 아무렇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배워야 한다.

“기도의 거룩한 방법이나 비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그 분야에서 가장 위대한 대가의 작품을 연구하는 게 좋다.”(147) 기도가 무엇인지,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 기도의 능력과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들고 읽으라. 삶의 방향과 메마른 영성에 좋은 안내자가 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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