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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금서의 탄생으로서의 묵독

샤마임 201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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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금서의 탄생으로서의 묵독


초기의 독서는 공개된 자리에서 낭독했다.

문자를 읽는 이도 적었고, 특수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낭독할 수 있었다.

특수계층만이 문자에 접근할 수 있었고, 기록된 문자를 해석할 수 있었다.

독서는 권력이고 특권이고 특혜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두 가지점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하나는 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보편화되었다는 것이고,

-문맹율의 감소

다른 하나는 문자를 담은 책이 보편화 되었다는 것이다.

쓰고 읽고 기록할 수 있는 매체의 보편화는 독서의 패턴자체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책의 보편화

묵독의 보편화로 인하여 독서는 개인화 되었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루어 지게 된다.


두 가지의 변화로 인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사사로이 또는 은밀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묵독은

사소한 생각의 보편화이고,

은밀한 금담의 열매를 맛보는 쾌락을 선사해 주고,

개인적 욕망을 극대화 시켰다.


금서의 탄생은 바로 여기서 부터다.

책의 혁명성 역시 여기서 부터다.



망베르토 망구엘은 그의 책 <독서의 역사>에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여자들은 쓰잘데없는 이야기에서 어떤 형태의 지적 자극을 발견했음에 분명하다."


묵독은 곧 폐쇄적인 공간으로의 이동을 뜻하며, 탈가부장적이며 탈권위적 사회로의 변혁이 서서히 준비되고 있음을 말한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의 한 장면, 몰래 연애소설을 읽는 부인들



묵독의 발전과 번성은 중세적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왔고, 근대적인 정신이 고양된다. 수소에게 편향된 정보가 많은 일반인들에게도 전달되었고, 소수자의 강제화된 정보는 일반시민의 많은 의견으로 대체되어 간다. 탈권위적, 탈종교적, 탈귀족적, 탈가부장체계적 성향을 가진다. 


특수신분의 이론보다 수많은 시민들의 의견이 힘을 쓰게 된다. 근대적 독서인 묵독은 천제에서 개인으로, 귀족에서 시민으로, 유일에서 다양으로, 하나의 기독교에서 수많은 다양한 종교로의 이동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프랑스 혁명과 종교개혁, 과학의 혁명 등이 묵독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루터의 종교개혁도 인쇄술의 영향이 지했으며, 프랑스 혁명의 주동자들은 펜으로 싸웠다. 


근대정신의 DNA안에는 끊임없애 보편을 개체화하려는 분열의 씨앗이 숨겨져있었다. 이러한 분열은 계몽주의에서 실존주의로, 실존주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서자를 낳기에 이른다. 현대는 묵독이 보편화 되었고, 낭독은 특이한 것이 되었다.


하나의 정신, 하나의 생각, 하나의 뜻을 구현하고자 한다면 묵독이 아니라 '낭독'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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