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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신학을 읽고

샤마임 201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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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신학을 읽고

스탠리 그렌츠*로저 올슨 / 신재구 역 / IVP

이 책은 부제가 중요하다. '하나님의 내재성과 초월성을 중심으로 한 현대 신학 비평'에서 보듯 현대 신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쟁의 핵심을 초월성과 내재성의 관점으로 비평적 서술한다. 18세기 이후로 일어난 자유주의 신학, 신정통주의 신학, 급진주의 신학, 과정 신학, 여성해방신학, 신 카톨릭 신학, 설화신학, 복음주의 신학, 세속신학, 희망의 신학, 흑인해방 신학, 해방신학 등 다양한 주제들로 다시 묶었다.


하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은 신을 이해하는 주요한 관점이다. 초월성은 철학에서 빌어온 '절대타자'로서의 하나님이며, 내재성은 '자연신론'에서 주장하듯 신과 피조물의 합일을 주장한다. 초월성과 내재성의 극단은 역사의 과정에서 시소게임처럼 사라지고 다시 일어났다. 저자들은19세기와 20세기의 신학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면서 올바른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주고자 노력한다.


초월성은 인간과 하나님의 완벽한 구분과 분리를 내포한다. 피조물인 인간은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닮지 않았다. 접근할 수 없으며, 구분되어 있다. 신은 인간의 필요를 요구하지 않지 않으며, 절대 독립자이시다. 인간과 어떠한 관계를 맺지 않고 자존하신다. 개혁주의자들은 신의 초월성에서 교리를 추출하여 '비공유적 속성'이라 명했다. 인간과 신의 완전한 구별이다. 전도서 5:2처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인간)는 땅에 있'다. 이사야가 보았던 '높이 들린 보좌에 계신 하나님'이시다.


신은 초월자로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내재하신다. 성경은 말씀을 창조하시고 친히 섭리하시고 관여하시고 운행하신다고 밝힌다. 하나님은 우리를 지으셨지만 우리 안에 계신다. 우리와 관계하시는 것이다. 바울의 주장처럼 '우리가 그를 힘입어 기동'한다. 하나님은 아침의 태양을 떠오르게 하시고, 백합화의 개화를 간섭하시고, 들풀의 자라남을 명령하신다. 이 모든 자연현상을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다.


우리는 초월하시는 하나님과 내재하시는 하나님을 균형있게 이해해야 한다. 초월만을 강조하면 하나님 부재의 불신앙에 빠지게 될 터이고, 내재성만을 강조하면 하나님을 나의 수하처럼 움직이려는 우상숭배의 오류에 빠진다. 올바른 균형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방법이다.

   

역사적 흐름을 통해 초월성과 내재성을 간단하게 살펴 보자.

중세 / 초월하시는 하나님 강조

중세는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강조했다. 세상을 타락했고, 어둡다. 진리가 미미하다. 수도원 운동이 강하게 일어난 이유는 타락한 세속을 떠나 사막과 수도원에서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픈 욕망 이었다.

   

종교개혁시기 / 내재하시는 하나님의 발견과 수용

종교개혁의 영향을 받은 근대는 합리주의의 등장과 계몽주의 득세로 인해 하나님의 내재성을 점차 수용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내재성의 추구는 데카르트의 철학사상의 영향으로 하나님을 추방한다. 초월성의 극단적 비약 시기가 근대이다. 초월성의 주장은 신을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추방하기 위함 꼼수였다. 비록 이러한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나 종교개혁 시기는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삶 속으로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루터의 수도원 서약 파기와 수녀와의 결혼, 쯔빙글리의 사순절 시기에 육식, 칼빈의 소명 등은 세상이 곧 하나님 나라의 현장임을 천명했다.

   

현대 / 초월성과 내재성의 충돌

현대는 초월성과 내재성의 충독이 극심하고 혼돈의 시기다. 18세기와 19세기는 합리주의와 계몽주의가 꽃을 피웠다. 인간 이성이 신의 자리에 올랐다. 근대가 생각하는 우주는 1+1=2라는 간단한 공식으로 모든 미지의 영역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근대의 정점은 뉴턴의 만유인력의 이다. 그러나 20세기가 시작되면서 두 번의 세계전쟁은 인간에 대한 이상을 완전히 잃어 버렸다. 인간은 더 이상 선을 향하여 진화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지독한 악 자체라고 선언한다.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동물로서의 인간으로 평가절하 된다. 파블로의 조건반사나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인간에게서 신비와 존귀함을 벗겨 버렸다.


실존주의 철학의 등장은 바로 이곳이다. 실존주의 결론은 허무이며, 과정은 무의미의 반복이며, 시작은 우연한 미아이다. 실존주의에서 하나님은 더 이상 초월하지도 않고 내재하지도 않는다. 니체의 말대로 신은 죽었다. 인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것도 동물로서의 인간, 무의로서의 인간이다. 인간은 더 이상 신비롭지도 존귀하지도 않는다. 그는 한 점의 살덩이요, 세포의 집합체요, 순환되는 에너지인 것이다.

   

책의 목차와 전체적인 흐름

저자는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일어났던 신학사조와 더불어 다양한 신학사상의 뿌리가 되는 신인식을 비교 평가한다. 목차를 통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 보자.


1장에서는 서론으로서 19세기의 신학사를 다룬다.

2장에서는 초월성의 재건으로서의 19세기 신학의 내재성을 설명한다.

3장에서는 내재성의 반란: 신정통주의의 초월성을 이야기한다. 칼바르트 중심으로 일어난 신정통주의는 합리주의 영향을 받은 자유주의 신학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면서 신의 초월성을 강조한다. 에밀 브루너와 루돌프 불트만, 라인홀드 니버 등의 신학자이 주장한 초월성을 일관성있게 풀어 낸다.

4장은 내재성의 심화: 자유주의적 전통의 재편으로 제목을 달았다. 폴 틸리히의 하나님 위에 계신 하나님의 내재성, 모든 것은 과정이다는 화이트 헤드 중심의 과정신학이 주장한 내재성을 다룬다.


5장은 세속 안에 내재하시는 하나님: 급진주의 운동을 다룬다. 히틀러를 암살하려다 발각되어 사형된 디트리히 본회퍼는 삶의 한 복판에 계시는 하나님의 초월성을 다루고, 현대 신학 속에 잠식된 하나님으로 정의되는 세속신학을 다룬다. 저자는 존 로빈슨의 <신에게 솔직히>를 묵직하게 다룬다. 불신앙적으로 불매운동까지 받았던 그의 책은 타자로서의 하나님 아닌 세속에서 살아가셨던 신의 흔적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처절한 내재화의 도전이다.


6장에서는 미래의 초월성: 희망의 신학을 다룬다. 20세기에서 희망은 위르겐 몰트만을 뺄 수 없다. 절망과 회의의 전후 시기에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을 붙잡는 것이 희망이라고 선언한다. 볼트하르트 판넨베르크의 '이성과 희망 안에 계신 하나님의 초월성'도 함께 다룬다. 이 시기에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것은 '종말론'이며, '이미'와 '아직'의 이중적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한다. 에른스트 블로흐는 '하나님 없는 유토피아'를 주장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환상이요 신기루였다.

7장에서는 해방신학을 다룬다. 이론적 희망을 역동적 삶의 희망으로 치환시킨다. 해방자이신 예수는 여자를, 노예를 , 천한 신분의 사람을 해방 시킨 것이라고 선언한다. 해방신학이 등장한 것이다. 권력으로부터, 물질로부터, 착취로부터, 백인들로부터, 서구사회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이곳에서는 초월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다. 지금 나와 함께하여 나를 해방시키는 '내재하시는 하나님'이시다.


8장은 한스 큉을 중심으로 전개된 카톨릭의 초월성을 다룬다. 9장은 이야기 내에서의 초월성으로 설화신학을 다룬다. 20세기의 공헌 중의 하나는 성경의 비평학의 종말을 고하고 정경으로서의 성경을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성경에 대한 중요한 발견이자 성경을 '이야기'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왜곡과 평가절하의 위험성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지만 말이다.


10장은 내재성과 초월성의 균형을 향한 복음주의를 다룬다. 저자들이 복음주의자들이라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지 있지 않지만 천재신학자였던 칼 헨리와 버나드 램의 신학을 다룬다.

   

굳이 서평을 필요로하지 않을 것 같다. 목차와 결론만으로 충분하다. 결론은 내재성과 초월성의 균형있는 조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내재하시면서 초월해 계시며, 초월해 계시면서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신다. 필자의 소견에 의하면 하나님의 내재성과 초월성의 이해는 삼위일체론으로 가능하다 본다. 타자로서의 아버지, 육신적 동료와 모범으로서의 성자 예수, 영으로서 언제나 함께하며 내재하는 성령을 이해할 때 올바른 신앙관을 갖게 된다.

   

이 책의 장점은 19-20세기의 신학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고, 하나님의 내재성과 초월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신학 저서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은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역자 : 스탠리 그렌츠,로저 올슨/신재구  | 출판사 : IVP
판매가 : 22,000원19,800원 (10.0%, 2,200↓)
하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을 중심으로 현대 신학사상과 신학자들을 분석, 비평한 최신 연구서하나님은 이 세상 속에 내재해 계시는가, 아니면 초월해 계시는가? 20세기 신학은 이 양극단 사이를 오간 다양한 신학 사상들로 다채롭게 장식되어 있다.그렌츠와 올슨은 20세기의 중요한 신학자들과 신학 사상들을 소개하고 비판적 평가를 시도한다. 계몽주의를 필두로 칸트, 슐라이어마흐,헤겔,리츨에 이르는 20세기 신학의 기초를 놓은 이들과 바르트,불트만,브루너,틸리히,니버,라너,큉,몰트만,판넨베르크에 이르는 20세기 신학의 거장들을 중심으로 영항력있는 신학 운동들을 섭렵하는 신학 안내서로서 객관적인 분석과 날카로운 비평이…[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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