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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샤마임 201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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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8세기, 조선은 대변혁의 시기를 겪게 됩니다. 중국으로부터 진즉부터 서양문물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개화의 압박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조선은 아직 문호를 개방하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흥선대원군이라는 치명적인 폐쇄정치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조선의 폐쇄적 성향은 중국도 이미 버린 유교의 보수적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 됩니다. 이때 보수적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자하는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한 일단의 무리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들이 바로 실학자 또는 북학파로 불리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조선의 보수적 성향을 그대로 유지하되 실생활에서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삶을 추구해야 된다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그들은 실생활과 상관없는 이론들을 배제하고 백성들의 실생활과 삶에 도움이 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방법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농업, 과학기술, 상업 등을 중요시하고 장려하게 됩니다. 즉 백성들의 삶과 괴리감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실학자들 사이에서도 두 파로 나누게 됩니다. 소위 중농학파로 불리는 성호(星湖) 이익(李瀷), 반계(磻溪) 유형원(柳馨遠),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등이 있고, 북학파로 불리는 담헌(湛軒) 홍대용(洪大容), 연암(燕岩) 박지원(朴趾源), 초정(楚亭) 박제가(朴齊家) 등이 있습니다. 이 두 파는 서로 협력하면서 동시에 견제도 했습니다. 중농학파의 특징은 현대에도 종종 언급되는 불평등한 토지분배에 나라의 위기가 발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수의 지배계급이 다수의 토지를 소유함으로 실제적으로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는 착취와 억압의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토지를 실 사용자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지금으로 보면 과히 혁명적인 발상이었습니다. 다른 한파인 북학파는 중국의 신신문물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을 합니다. 여기서 북학은 중국의 학문을 말하지만, 엄격히 따지면 중국에 들어온 서양문물을 말합니다. 이 또한 당시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진보사상임이 틀림없습니다.

 

여기서 실학자들의 위기가 닥쳐오는데, 다름 아닌 서양문물과 함께 당시 중국에 널리 퍼져있었던 천주교가 업혀져 오게 됩니다. 처음에는 학문적인 측면에서 받아들였지만 점차 그것이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천주교는 당시 성리학에 함몰된 조선의 체제에 위협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게 됩니다. 지배계급체제를 유지한 조선 귀족중심의 체제에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한 형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혁명적 발상이었기 때문이죠. 백정과 양반이 함께 모여 형제로 부르고 서로 돕고 사랑하는 것을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핍박이 시작된 것이 바로 1801년의 신유박해와 1839년에 있었던 기해박해 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1791년에 있었던 신해교난도 있지만 나중에 일어나 두 박해가 치명적이었습니다. 이 박해로 인해 조선은 더욱 폐쇄적이고 서양에 대한 두려움과 배척사상이 스며들게 됩니다.

 

다음 주 우리가 함께할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신유박해로 인해 천주교인이 박해를 받고 전남 강진에 유배당하여 가족들에게 썼던 편지를 모은 것입니다. 대부분의 편지는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로 학업과 삶에 대한 격려, 책망, 훈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배생활 18년 후 정약용은 약 500권의 책을 저술하였고, 상상하기 힘든 학문적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조선의 실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서는 연암 박제가와 다산 정약용을 조선후기 실학의 두 기둥이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조선의 상황적 배경에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 됩니다. 저도 이 책을 종종 꺼내 읽을 정도로 귀중한 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작년 말쯤에 출간된 김훈의 <흑산>은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의 삶을 소설로 쓴 것으로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양장)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정약용 / 박석무역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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