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전통 목각 인형, 코케시 닌교(こけし人形)를 닮은 그녀

샤마임 2018. 11. 30.

일본전통 목각 인형, 

코케시 닌교(こけし人形)를 닮은 그녀


길을 가다 어느 회집을 지나친다. 아내가 전시된 목각 인형을 보며 묻는다.

 '저 인형 나랑 닮지 않았아?' 

그러고 보니 닮았다. 보기는 많이 보았지만 이름도, 뜻도 모르던 횟집에 장식된 인형일뿐 이었는데, 아내는 자기와 닮았단다. 인형의 이름은 코케시 닌교(こけし人形)란다. 



내친김에 사전을 찾아 보았다.

こけし[小芥子]

(일본) 東北 지방 특산의 손발이 없고 머리가 둥근 여아(女兒) 모양의 채색 목각 인형.(=동의어こけし人形·木ぼこ)

자료를 더 찾아보니 에도시대(1600-1868)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옵니다. 머리와 몸통만 있는 것이 특징이죠. 건강한 여자아이를 본떠 만든 것이며, 얼굴 부분은 미즈키(水木, 층층나무)'로 만든다. 나무 이름에 물 수가 있어 코케시를 집에 두면 불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일본의 동북지역은 온천이 많은 지역입니다. 한 해의 피로를 풀기 위해 농부들은 겨울에 온천을 찾았다고 합니다. 온천을 찾은 이들을 위해 기념품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것이 코케시 닌교입니다. 일본역사가들은 메이지시대 온천이 크게 유행하면서 덩달아 코케시 닌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으로 봅니다.

 

구글링을 통해 코케시를 검색하니 쇼핑몰에서 만들어 파는 곳도 발견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다양하고 색상이 다른 코케시 닌교가 있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한결같이 코케시 닌교는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소개한 어느 사이트에서는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동북 전체에서 그 지역의 풍토에 맞춰 발전한 코케시는 대충 11개의 계통으로 나눌 수 있으며 주요 산지의 이름으로 이름이 붙여지는데, 미야기현 내에서는 [나루코 코케시], [토오갓타 코케시], [야지로우 코케시], [사쿠나미 코케시], [히지오리 코케시]의 5계통이 있으며, 이것이 미야기가 [코케시 왕국]으로 불리는 까닭입니다. 참고로 나루코 코케시는 머리를 두드리면 소리가 납니다. 재밌지 않나요?][각주:1]


흥미로운 것은 코케시 인형은 모두 수작업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오직 한 개의 인형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주물이나 라인작업을 통해 동일한 부품을 조립하듯 만들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다른 인형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인형, 그것이 코케시 인형의 매력인 것이죠. 


오늘 아내가 통통 성경 통독 강사 세미나를 수료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아내는 해운대 온누리교회를 향했습니다. 저도 일을 마치면 곧바로 아내를 모시러? 해운대를 찾았다. 그러기를 벌써 석달이 지난 것입니다. 내용을 보니 에스라 성경통독 사역원에서 실시했다고 나오네요. 주해홍 목사님이 대표로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도사가 아닌 사모로 적혀 있네요. 



삼주 전, 아내가 시연하는 장면을 보고 역시 최고의 강사라는 생각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내. 사람을 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그녀지만, 강단에 서면 그 어떤 사람보다 다부지고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시연을 위해 며칠 밤을 세워가며 준비하고 또 준비했습니다. 피곤하다며 일찍 자자고 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피곤한 눈을 비벼가며 준비했습니다. 프로인가 봅니다. 한 마디 한 마디 소리내어 읽어보고 실제상황처럼 연습했습니다. 저는 꿈에도 생각못한 열정에 사로잡힌 아내의 모습을 보고 문득 코케시 닌교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존재.


그동안 수고한 아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1. https://japan-brand.jnto.go.jp/kr/crafts/dolls/10/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추억, 김광석 거리를 거닐며  (0) 2019.05.14
그래도 꽃은 핀다.  (0) 2019.01.31
[포토에세이] 담쟁이, 오래 보아야  (0) 2018.10.30
산책으로 산 책  (0) 2018.10.30
[포토에세이] 빈 집 앞에서  (0) 2018.10.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