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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의 수수께끼 / 최창모 / 한길사

샤마임 2017.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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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의 수수께끼
최창모 한길사


  
인류학 관련 책이란 말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충분한 호기심을 유발했다오래전부터 인류학이나 고고학문화 등에 유심히 관심이 많이 가는 편이다그런데 일반 인류학이 아닌 성서의 금기를 다룬 책이다금기를 통한 인간의 지혜를 엿보는 책이라 옳을 것 같다기독교인으로서 성서의 금기를 다룬다는 것이 흥분되게 한다저자의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성서 속에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금기들이 있다상식적인 근친상간은 물론이고 월경에 대한 터부도 그렇고의상의 유별난 관심왼손잡이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문신 등은 성경이 금지한 조항들이다그런데 이것뿐 아니라 고기와 치즈를 먹지 말라는 금지와 곡식을 기를 때 섞지 말라는 조항들은 이해하기 힘들다그런데 왜 이런 금기 사항이 만들어진 것일까저자는 이해할 수 없는 성서의 금기들을 인류학적 관점으로 들여다보고 풀어 나가는 재미를 준다
  
모두 5장으로 나누었다. 1장에서는 금기가 무엇인지 성격과 기능들을 다룬다. 2.3장은 음식과 성에 관련된 금기를 분석한다. 4장에서는 금기를 통해 지배 원리를마지막 5장은 성서 연구과 관련된 연구사를 언급하며 마무리한다필자의 견해로 1장은 서론이자 금기가 무엇인지를 다루기 때문에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중요한 것은 금기를 통해 무엇을 하려고 했는가이다이건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논문으로 발표했던 구조인류학적 관점이 아닐까 싶다
  
  
성서의 금기는 하나님의 거룩과 깊은 연관이 있다저자는 터부는 금지와 성스러움이 결합한 이중의 개념’(32)이라 말한다그렇기 때문에 거룩한 하나님께 속한 이스라엘은 덩달아 거룩해지는 것이다부정한 것들로부터의 접촉은 거룩을 훼손한다터부는 거룩과 세속의 중간 지점즉 ‘애매모호한 즉 어중간한 중간지대’(33)이다어릴 적 문턱에 앉아 있다 할머니에게 혼난 적이 있는데이유가 문턱은 안과 밖의 모호한 경계였던 것이다그래서 문턱은 영과 속의 문인 셈이다성서의 창세기 4:7을 문지방에 죄가 귀신으로 있다.’는 번역이 특이하다. 2.3장의 많은 금기보다 1장에 나온 금기 신학에서 성서의 금기를 분명히 보여준다저자는 히브리 성서의 금기 신학은 창세기와 레위기에 기초한다.’(39)고 언급한다
  
결국 금기의 원형으로서 에덴동산의 신화는 세계와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과 그로부터 창조된 인간 사이의 넘을 수 없는 간격과 차이의 체계로 이루어진 질서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영원히 공전할 수밖에 없는 수수께끼가 된다.”(43)
  
많이 놀랐다단지 금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기에 저자의 통찰은 너무 예리하다금기가 대부분 특정 지배계층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전락’(58쪽) 하고 있다는 것, ‘전쟁이라는 단어가 빵과 그 어원을 같이하고 있는 것’(65등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어 준다결국 음식은 인간 사회에서 사회적 관계에 대한 하나의 물질적·경제적 표현이며따라서 인간의 본질과 사회·문화적 특성을 설명하는 훌륭한 예’(65)
  
돼지고기 금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도 호기심을 자극한다한 예로 돼지 혐오에서 환경 이론으로 풀어낸다고대 지방에서 돼지는 많은 이들에게 해로운 대상으로 인식되었다돼지는 반추동물(되새김질하는 동물)처럼 인간이 먹어야 할 곡물을 나누어 먹지 않고도 고기와 젖을 제공’(82쪽) 할 뿐 아니라똥을 제공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또한 돼지의 음식은 인간과 같아 인간들의 경쟁자가 된다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지금도 유목민이나 유랑민들은 돼지를 사육하지 않는다즉 돼지는 사치품이다
  
성서를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 이 책은 무척 많은 도전과 통찰을 주었다왜 진즉에 몰랐을까 아쉬운 마음까지 든다재판된 책으로 만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진다많은 목회자들에게 널리 읽히기를 소망해 본다.


금기의 수수께끼
국내도서
저자 : 최창모
출판 : 한길사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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